기고

최병부 (사)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 부지부장
최병부 (사)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 부지부장

맑고 깨끗한 가을 하늘, 가냘픈 코스모스들이 청량한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며 고별인사를 하고, 이리저리 흩날리는 낙엽은 깊어가는 가을을 재촉한다.

하늘은 유리알처럼 맑고, 높기만한데 온통 산야는 불타는 듯이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리며, 청주 삼일 공원을 갔다 온 지도 벌써 41년이 되었다.

당시 약혼한지 얼마 안 된 우리 내외와 절친한 사부기 친구 내외가 만났던 곳이다. 그때 당시 청순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그런 미소가 담긴 그녀의 목소리는 더없이 아름답고 총명하고, 순결하고 어디 한 구석 부족한 곳이 없는 완전한 사람들이라 믿었다.

이런 감정을 가지며 우리 넷은 석양이 뉘엿뉘엿 저가는 삼일 공원을 여기저기 거닐며 사진도 찍으며 사랑의 밀어를 속삭였었다.

12월의 날씨는 우리들의 사랑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바람은 매섭게 우리들의 겨드랑이를 파고들었다.

사부기 친구는 1970년 대전실업전문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충청북도 부강 집으로 우정을 나누자는 편지를 보냄으로서 이루어진 친구다.

그 후 청운회라는 친목 단체를 만들어 더욱 가까워 졌고, 5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우정을 나누고 있는 죽마고우(竹馬故友)이자 붕우유심(朋友唯心)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년에 우정의 새역사를 더 한번 깊이 쓰기로 했다.

2라는 숫자가 열 번이나 들어가는 2022222일 낮 222분에 청주 삼일 공원에서 42년 만에 우리 부부 넷은 그때를 상기하며 또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독일의 인문학자 한스 카롯사의 말대로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만남 속에 살아간다. 꼭 한번 와야 될 것을 꼭 한번 가야 될 것을 그리워하고 아쉬워한다.

우정은 사람 사이에서 주고 받는 정 가운데 가장 청순한 것.”이라고 몽테뉴가 말했듯이 참된 우정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고민하고, 슬퍼하고 즐거워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흉금을 터놓고 돕고 살아간다면 환한 우정은 빛날 것이다.

인생의 끝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남은 여생(餘生)을 보람 있고 멋진 노년의 삶을 살기 위해 우정은 진정한 우정만을 위해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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