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나의 ‘하! 나두’ 건축 - 21

프렌치 스타일 웨인스코팅 패턴을 활용한 벽면 디자인. 석조건물의 습기나 단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하던 목조 패널에서 유래되었다. 현대에서는 넓은 벽면을 치장하는 요소로 활용한다.
프렌치 스타일 웨인스코팅 패턴을 활용한 벽면 디자인. 석조건물의 습기나 단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하던 목조 패널에서 유래되었다. 현대에서는 넓은 벽면을 치장하는 요소로 활용한다.

 

기하학 요소의 향연이나 프레즐리(paisle pattern)의 반복적인 모양새만 보아도 어쩐지 모를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건축 공부를 하면서부터 패턴을 눈여겨보았는지, 패턴이라는 개념이 좋아서 건축에 끌렸는지는 정확지 않다. 그저 두 가지 모두 진심을 다해서 좋아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 곁에는 언제나 새로운 유행이 산재하고 있다. 그리고 각 디자인 스타일마다 대표적인 패턴이 있다. 그중에서도 건축은 일종의 패턴 모음집에 가깝다. 사전적 의미로, 건축양식은 일정한 기간이나 특정 지역에서 나타나는 건축물의 공통된 조형 특징이다. 추가로 인테리어 영역이 부흥하면서, 상황별 특성을 내포하는 디자인도 다양하고 새로운 용어로 등장하였다.

동서양으로 분류되는 지역별 건축 양식은

기후와 건축 재료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시대적 양식은 역사적 상황과 기술 발전의 영향이 지대하며, 부가적으로 통치자의 성향이 반영되는 편이다. 물론 지역과 시대의 상호 간 피드백도 있다.

패턴화하여 자주 사용되는 대표적인 건축 양식으로는 서양의 전통 건축 양식인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이 있다. 이러한 서양의 건축양식은 왕권 시대에 권위를 과시하던 현상을 지녔기에, 화려하게 고급스러움을 표출하고자 할 때 애용된다.

그런데 현대 건축에서는 양식이라는 상위 개념을 전체적으로 이입하기보다는, 건축의 단편적인 이미지나 일부 아이템을 디자인에 활용한다. 간혹 기능주의를 추구하다 형성된 특징을 디자인 요소로 도입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교육 시설이나 의료시설 산업시설 수감시설 등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방식이다. 인테리어 스타일 중에 '프로방스 모던 북유럽 내추럴 로맨틱 미니멀 정크 레트로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플랜테리어' 등이 '장면의 이미지'를 패턴화하는 디자인 방식이다.

사실 스타일이나 패턴이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일반적인 욕실이나 주방에 오와 열을 맞춰 붙인 바닥과 벽면 타일에도 패턴이 담겨있다. 이처럼 패턴은 별것 아닌 듯 일상 곳곳에 녹아있다. 그런데 인테리어를 시도해 본 경험이 있다면, 욕실 타일 마감에 얼마나 많은 과정이 숨어있는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크기 모양 무늬 색 두께 재질 그리고 시공 방법에 보태어 타일 줄눈의 색상과 소재 간격까지 고민해야 한다. 만약 여타 선택지 없이 결과물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편리함에 더 큰 가치를 둔 가치 있는 결정일 것이다.

사실 건축계의 지인 중에는, 본인의 공간을 건축물의 디폴트 값에 약간의 장식이나 설비 정도의 보완만 하는 경우가 흔하다. 나 자신도 공동주택에 살면서 그다지 인테리어에 욕심내지 않는 편이다. 대대적으로 나의 스타일을 버무려 내는 것은 업무중에나 주택 설계를 할 때나 시도하게 된다. 언제나 풀메이크업을 하고 지내는 것은 피로도가 높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명확하다면, 평범함 속에서도 조화로움은 저절로 달성하게 된다. 일정 패턴은 반복을 통해 통일감을 이루어내고, 힘주어 강조하고 싶은 것도 유연하게 드러낼 수 있다. 건축행위는 선택의 연속이고, 패턴의 파라다이스이다.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전) (주)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전) 서울건축사협 서부공영감리단/전) SLK 건축사사무소/현) 건축 짝사랑 진행형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전) (주)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전) 서울건축사협 서부공영감리단/전) SLK 건축사사무소/현) 건축 짝사랑 진행형/현)서산시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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