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窓

안임숙 독자
안임숙 독자

가을은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계절이다. 집을 떠날 때 문득 돌아보라. 과연 여행용 가방 한쪽에 평소 읽고 싶던 책 한 권이 얌전히 들어있는지. 없다면 당장이라도 좋으니 눈여겨본 것이 있다면 시도해보라. 여행지에서 단 한 줄이라도 좋으니 눈에 담고 가슴에 새기길 기원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수필 옆에 신문 하나도 챙기고 싶다. 다양한 장르들이 페이지 페이지를 메꿔나간 지면을 보면 미처 내용까지 다 읽을 순 없어도 헤드라인만으로도 스캔한다면 뿌듯함이 생기지 않을까. 그 신문이 정론직필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얼마전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미국의 5대 갑부로 전설적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지난 15개월 동안 무려 66개의 신문사를 인수해 미국 신문업계의 유력한 투자자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워런 버핏은 전 세계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문에 관심을 가졌을까? 그가 보낸 총회서한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지역 신문은 지역 사회에서 불가결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성공적인 신문은 독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독자들이 다른 데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일들은 대도시에서 발행되는 신문 보다는 지역 신문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이다. 가령 지역주민들은 자기 지역 고등학교 야구에 관한 소식을 듣고 싶을 것이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는 그런 정보를 전할 수 없다. 지역신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적어도 지역 신문은 독자들과 같이 호흡하는 신문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자신이 인수한 신문사만큼은 1인치라도 뉴스 지면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그의 순수한 지역신문 사랑을 보며 나도 내 주위에서 발간되는 지면신문을 이 가을에는 사랑해봐야겠다.

신문은 적어도 신문다워야 손이 간다는 사실, 반드시 명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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