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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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실수 ^^
  • 최윤애 시민전문기자
  • 승인 2021.10.2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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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79
모녀지간의 행복한 나들이
모녀지간의 행복한 오후

출근길에 전화벨이 울렸다. 남편 전화였지만 다은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다연이랑 내 가방에 넣는 걸 바꿔서 주면 어떡해~~~.”

다은이와 다연이의 가방 내용물이 바뀌었다고 했다. 세 번째 실수다. 정신없는 아침 시간에 이래저래 챙길 것이 많다 보니 아이 둘의 물건을 바꾸어 넣었다. 에이! 각자의 수저통에 각자의 수저를 챙기고 각자의 물통에 끓여서 식힌 물을 넣는 것까진 완벽했는데... 마지막 가방 선택에서 실수를 해버리다니!

수저와 물통을 바꿔치기 한 전적이 있다. 아이들은 종종 그 일을 회자하며 한 패가 되어 엄마 왜 그랬어~ 엄마는 정말 엉뚱쟁이야라며 엄마를 놀리곤 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조기에 발견한 어린이집 선생님 덕분에 둘의 물건은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갈 수 있었고 아이들의 놀림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

아빠와 다은 다연자매
아빠와 다은 다연자매

남편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도시락을 싸 다니던 학창시절, 시어머니는 정성껏 도시락을 준비한 후 아들에게는 밥만 2통을, 딸에게는 반찬만 2통을 들려 보냈다. 남편은 친구들에게 반찬을 조금씩 얻어서 그 밥을 다 먹었는데 시누는 끼니를 거르고 반찬을 고스란히 집에 가지고 돌아왔다고 한다.

최근 사례도 있다. 우리 동네 OO공립유치원은 방학기간 동안 급식을 중단하고 밥만 유치원에서 제공한다. 아이들은 각자 반찬을 싸 와야 하는데 얼마 전 한 아이의 부모가 아침에 얼마나 바빴던지 도시락 통에 반찬 대신 밥을 넣어주고 말았다. 그걸 발견한 선생님이 아이들 반찬을 하나씩 덜어 그 아이에게 나눠 주었다고 하는데, 나중에 그 사실을 깨달은 부모가 얼마나 당황했을지 상상이 간다.

문제는 위의 웃픈 사례들이 비단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어려 유모차를 끌고 다닐 때는 아이 챙기랴, 기저귀며 여분의 옷, , 간식 같은 짐을 챙기랴, 휴대폰을 깜빡하는 건 일상다반사였다. 남편도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던 그때 그 시절, 친한 언니가 아이를 잃어버린 게 아니면 다 괜찮다고 위로해주었다. 본인도 그런 경험이 많다는 말이 진심으로 위안이 되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다.

사실 지지난주 월요일에도 세탁한 낮잠 이불을 깜빡하고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아 선생님께 연락을 받았다. 지난주 월요일에는 남편마저 낮잠 이불을 본인 차에 고이 넣어두고서 다연이를 등원시키는 실수를 했는데 이번에는 별도의 연락조차 없었다. ‘이번주에도 깜빡하셨네생각하셨을 걸 상상하니 정말 웃..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다은이와 다연이 자매

평일 아침 우리 집은 고요한 전쟁통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출근 준비, 식사 준비, 아이들 등원 준비, 방 정리 등을 하느라 몸이 몇 개라도 부족하다.

아이들은 여유롭기 그지없다. 엄마가 종종거리는 와중에도 둘은 꽁냥꽁냥 놀기 바쁘고 옷을 갈아입는 것도 한 세월~ 밥을 먹으러 식탁에 오는 것조차 한 세월~ 그럴 때마다 엄마는 속이 탄다, 속이 타.

내 눈에는 남편도 편안해 보인다. 본인의 침구 정리와 출근 준비만 하면 되니까. , 식사 후 내가 아이들 이를 닦아주고 머리를 묶어주고 세면을 도와줄 때 남편은 남편대로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느라 조급할 것 같다.

이제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개전투 할 아침이 머지않았다(고 믿고 싶다). 그 때까지 유혈사태 없는 전쟁터를 만들도록 조금 더 느긋하고 차분하게 스스로를 다독여야겠다. 똑같은 실수는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며...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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