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장 시마즈 요시히로가 대자암에서 약탈한 것으로 추정


【기획】 잃어버린 백제문화유산을 찾아서

안견의 ‘몽유도원도’
안견의 ‘몽유도원도’

문화 분권은 지역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고유한 문화 양식을 보호 확산하며, 지역 시민들의 문화 향수와 문화 참여 권리를 보장하는 핵심 문화정책이다.”

문화재 제자리 찾기는 문화 정의 실현과 문화 분권 창달이라는 시대정신과 부합한다. 반출된 문화재 환수는 단순히 유물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는 것을 넘어서 그 문화유산 속에 담긴 선조의 정신과 역사를 되찾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 편집자 주

 

공주 충청감영에 있는 국보 금영측우기 모형
공주 충청감영에 있는 국보 금영측우기 모형

20214월 현재, 국외에 있는 문화재는 22개국에 약 20만 점이 있다. 광복 후 정부, 지자체, 민간 등이 합심하여 되찾은 문화재는 2019년 기준 10,508점이다. 이 중에 국보로 지정된 것은 지난해 국보로 승격된 금영측우기를 포함하여 5건에 불과하다. 이 중에 불상은 65년 일본과의 문화재 반환 협상으로 돌아온 것은 강릉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뿐이다.

내력이 분명한 서산부석사관음보살좌상

서산부석사관음상 항소심 진행 중, 재판 종결 예고

2012년 국내 반입 이후 9년이 경과하고 있다. 이상근 무화재회복재단 이사장은 최근 새 재판부는 불상이 진품임을 인정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대마도 관음사의 재판 참여가 1115일 이전에 확인되지 않는다면 재판을 종결하겠다고 하였다피고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한 그 부석사가 이 부석사가 아니다라고 하는 점에 대해서도 원고는 반박할 무수한 증거를 제출하였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로써 피고의 항소이유인 진위논란과 동일성 입증이 마무리되고 피고의 주장대로 일본 측이 재판에 불참할 경우 항소의 이유는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 서산부석사관음보살좌상재판은 종결을 앞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쿠라컬렉션 ‘보살반가사유상’
오쿠라컬렉션 ‘보살반가사유상’

오구라켈렉션 보살반가사유상

공주시민 중심으로 환수추진

오구라컬렉션은 한반도 전역에서 전 역사에 걸쳐 수집하여 3천여 점 이상을 일본으로 반출했다. 그중 39점이 지정문화재이다. 이를 환수하는 것은 국민의 염원이다. 이젠 이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권리당사자가 실질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법과 외교, 역사와 문화 등 가능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공주는 최적이다. 백제유산의 당사자이자 단 한 점도 없는 백제불교의 꽃인 반가사유상의 부재와 일본에 다수 소재하고 있다는 점. 일본 측이 65년 협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과 공주와 일본 왕실과의 교류 관계 등을 고려한 내용이다.

문화재 환수운동에 앞장 서고 있는 이상근 이사장은 이처럼 지역과 시민을 중심으로 환수 운동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불교계의 전향적인 참여와 역할이 절실하다. 불교계는 북관대첩비, 오대산 사고본의 환수 등을 하면서 축적된 역량이 있고 무엇보다 성보(聖寶)의 당사자이다. 문화의 시대를 여는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아직도 갈 길 먼 해외반출 문화유산 회복

임진왜란 당시 왜구가 약탈한 몽유도원도도 환수해야

임진왜란으로 약탈 당한 대표적인 문화재로는 현재 일본 왕실도서관인 궁내청 서릉부에 보관 중인 세종 시기 집대성한 의학서적 의방유취가 있다. ‘의방유치는 가토 기요마사가 약탈한 것이다.

또 일본 조구 신사에서 소장중인 신라 3대 범종인 연지사종은 진주 연지사에서 약탈해 간 것이다. 이 종은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무엇보다 우리 서산과 밀접한 텐리대학교가 소장하고 있는 몽유도원도는 왜장 시마즈 요시히로가 고양현 대자암에서 약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자암이 세종 당시 왕실의 원찰로 소현왕후, 세종, 문종의 천도제를 봉행하고 불사 책임을 세종이 명하여 안평대군이 진행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고찰과 유물의 유통 경로를 추적할 필요가 높다. 몽유도원도는 1453년 돌연 사라졌다가 440년 뒤인 1893년 일본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구한말 2,000여점의 조선 민속자료를 수집해 간 프랑스 민속학자 샤를바라가 반출한 유물중 현재 프랑스 기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경상북도 상주시 동방사 천수관음보살이 대표적인 유물이다. 일제감정기에는 통감부와 총독부의 수장들조차 약탈에 앞장 섰으며, 그에 기생하는 수집가와 골동품상들도 너도나도 유물을 수탈, 반출하였다. 당시 개인 수집가로는 오구라 다케노스케와 오오쿠라기하치로, 가루베 지온, 이치다 지로들을 꼽을 수 있다.

친일파에 의한 불법 반출도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영개 컬랙션이다. 이영개 컬렉션은 이영개가 숨진 뒤 그의 가족들이 소유하다 일본의 한 제과업체 가문으로 넘어갔다. 그후 일본 나라 국립박물관에 위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군정 시기 대표적인 반출 문화재로는 헨더슨 컬렉션이 있다. 그레고리 헨더슨은 수집품으로 이루어진 컬렉션으로 그중 하버드박물관에 기중한 도자기 200여 점은 최고의 미술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국 전쟁 시기 주로 반출 당한 유물은 조선왕실 어보, 어책 등이다. 현재 조선 왕실의 국새와 어보중 72과가 행방불명 상태이고 국외로 나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40여 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국외소재문화재단에 따르면 202041일 기준 우리나라 문화재 193,136점이 21개국 610개 기관에 소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처럼 지난날 우리가 겪었던 수많은 외침과 전란, 일제강점기, 미군정, 한국전쟁 등은 우리 문화유산의 약탈로 이어졌고, 이는 역사 왜곡, 부정, 세탁에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1945년 광복 이후 2019년까지 환수한 문화재는 12개국에서 10,508점이다.

보원사 ‘철불좌상’
보원사 ‘철불좌상’

총독부가 약탈한 지역문화 유산

서산 보원사 철불좌상·천안 성거산 천흥사 동종

국립중앙박물관은 약 41만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대 박물관이다. 그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3%에 불과한 전시율과 수장고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유물들이 있다는 기사를 보면 광복 76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정리하지 못한 역사와 유산이 있다는 사실에 박물관의 역할과 책임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그러나 국립박물관의 역사를 알면 쉽게 수긍이 간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박물관을 접수한 국립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전국에서 수집한 유물이 토대를 이룬다. 그러다 보니 총독부의 수집 유물만 해도 본관, 고적, 덕수 등 여러 분류기준에 따라 나누어져 있다. 현재 국립박물관 유물 분류는 20종에 이른다.

21세기 들어와 국외 반출 문화재의 반환요구에 못지 않게 과거 불법 부당하게 반출당한 지역 연고 문화재 환수 활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핵심의제가 되면서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문화유산의 회복 활동은 중요한 의제가 되었다.

천흥사 동종, 석탑, 당간지주
천흥사 당간지주
천흥사 동종
천흥사 동종
천흥사 석탑
천흥사 석탑

그중 천안 성거산 천흥사에서 제작한 국보 천흥사 동종은 백제 동종이 단 한 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희소성과 고려개국과 깊은 연관이 있는 역사성그리고 현재 천흥사지에는 석탑과 당간지주가 현존한다는 관련성으로 꼭 돌아와야 지역의 대표 문화유산이다. 이에 20201028일 천안시청에서 천흥사동종환수추진위원회(대표 이공휘 충남도의원)’를 구성하고 지역 역사와 유적 탐방에 나서는 한편, 환수를 위해 나서고 있다.

또 서산 보원사지에서 1918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반출 당한 후, 단 하루도 보원사지에 돌아오지 못한 보원사철불좌상도 그와 다르지 않다. 지난 2020610일 충남도청에서 보원사철불환수위원회(대표 정경스님)’이 발족하고 환수운동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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