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박경신(굿모닝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 전문의/순천향대 의대 외래 교수)
박경신(굿모닝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 전문의/순천향대 의대 외래 교수)

최근 이재명 후보, 윤석렬 후보, 조국 전교수의 어렸을 때 입던 옷이 화제다.

나의 할아버지 형제 중 둘째 할아버지가 가장 잘 사셨는데 아들이 노름으로 재산을 탕진해서 지금은 가장 어렵게 산다.

가난은 약인가? 독인가? 어릴 때 가난한 집에서 가난하게 크는 게 좋은 걸까? 어릴 때 부유한 집에서 부유하게 자라는 것이 좋을까?

사람에 따라 다르다. 가난을 극복하려고 열심히 사는 사람은 가난이 약이 되고, 불평불만으로 성장한 사람은 가난이 큰 상처가 되어 독이 된다.

내 경험에 의하면 가난한 집에서 자라는 것보다 부잣집에서 여유 있게 자라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같은 성격이라면 거름이 많은 환경, 부유한 쪽이 더 좋다.

나는 서산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잘나가는 초등학교 친구 중에는 서울대 졸업해서 치과의사. 강남에 성형외과 의사, 서울대 공대 졸업해서 삼성전자 다니는 친구, 고대 공대 졸업해서 SK하이닉스 전무로 승승장구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중에 가장 사업적으로 경제적으로 성공한 친구는 초등학교만 졸업한 친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육성회비를 못내 담임선생님이 매 조회시간 마다 일으켜 세워(지금 생각하면 참 잔인한 이야기이다) 한 달간 등교를 안했다. 담임선생님 지시로 친구들이 집에 찿아가 등교를 권유했고, 그 후에는 육성회비 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 간신이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그는 서울공사판에서 막노등으로 전전했다. 라면값도 없어 라면 싸게 파는 집을 찿느라 고생하는 등 막노동에 눈물겨운 생활을 했다고 한다

내가 서울에서 대학에 다닐 때 이 친구와 연결되어 우리 집에 와서 밥도 먹고 놀다가곤 했다. 사실 이것도 이 친구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의대를 다니는 나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다니는 쌍둥이 형, 그리고 여유 있는 우리 집이 자격지심으로 와 닿을만 한데도 그는 편하게 우리와 어울렸다. 이 친구의 큰 장점이었다

그는 형과 내가 검정고시를 권유하여 내 여동생의 책으로 중·고 과정 검정고시를 거쳐 전문대를 졸업했다. 그후 그는 한국 타이어에 취직해 직장 다니다가 자기 공장을 세워 크게 성공했 다. 지금은 꽤 큰 기업체 대표이사이다. 지금은 그때 고마웠다고 내게 가장 많이 밥도 사고 술도 산다.

나는 이 친구와 가장 친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니 존경하는 친구다. 지금도 이 친구가 전화을 걸어 술 먹자고 하면 좋아서 내 가슴이 뛴다. 나는 사람의 성공에는 본성이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이 환경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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