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이후가 매출 절정... 영업 제한으로 폐업위기에 놓여

【현장취재】 당구장 주인의 한마디 “억장이 무너집니다”

지난 20일 코로나19 전에는 남아도는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났던 곳이 코로나19 이후에는 한산하기만 하다.
지난 20일 코로나19 전에는 남아도는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났던 곳이 코로나19 이후에는 한산하기만 하다.

 

우리 지역은 거리두기 3단계입니다. 당구장은 시간제한이 없어요. 그런데도 사람들 뇌리에는 ‘10시까지라는 게 박혀있나 봐요. 10시가 넘으면 손님 자체가 없습니다.”

지난 20일 서산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A씨는 목 좋은 곳에서 수년째 당구장을 했어도 이렇게 죽 쑤게 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코로나19 이전보다 60% 수익도 나오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는 목 좋은 곳이 이 정도인데 그렇지 않은 곳은 이미 폐업을 했거나 내놓은 당구장이 셀 수 없을 정도라며 “10시 이후가 매출 절정인데 그동안의 영업제한으로 길거리에 나 앉게 생겼다. 우리 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에서 팀으로 원정 당구 오기도

4인 이상 집합금지라 팀 단위는 제한적

서울이 4단계인데 시간제한이 있잖아요. 그러니 아예 제한 없는 곳으로 당구 원정 오는 팀들도 있습니다. 주로 금요일 밤에 와서 여관 잡아놓고 (당구)치다가 일요일에 올라가지요.”

A씨는 시간제한에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직장인들은 퇴근하고 저녁 먹으면 8시예요. 술 한잔하고 스트레스 풀기 위해 당구장 오면 이미 9시가 넘어 버리죠. 당구는 최소 1시간을 줘야 하는데 그러면 9시 넘어서는 손님을 못 받는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당구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은 이렇듯 시간에 걸려버리니 지방으로 원정 올 수밖에요. 그리고 말도 안 되는 것이 당구는 규칙 자체가 게임별로 다 다르잖아요. 때로는 한 팀에 6명일 때도 있고, 8명씩 치는 예도 있는데 코로나 시국에는 4인 이상 집합 금지예요. 그러면 아예 손님 받지 말라는 말과 같은거죠.”

당구는 치맥문화...지금은 물·음료만 가능

A씨의 말에 의하면 당구장은 주로 치맥 환경이라고 말했다. “요즘같은 여름에는 시원한 맥주에 치킨을 먹으면서 당구를 치는 낙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는 치맥을 못 하게 하잖아요. 당구장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물이나 음료 외에는 전혀 못 내놓습니다.

우리나라 문화는 일단 먹으면서 즐기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데 그게 안 되니 자연 멀어질 수밖에요.”

코로나 전에는 한 달 총 매출이 1천만 원을 찍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형편없습니다. 가게 세 빼고, 음료수 대금 빼고, 관리비 빼고, 기타 지출 등을 빼고 나면 한 사람 인건비도 안 나옵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뭔 줄 아세요. 이런 현상의 흐름이 굳어진 것 같단 거예요. 예전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거죠. 너무 안타깝습니다.”

내년 연말에나 풀릴까?

그나마 부업도 진퇴양난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이곳이 지방이다 보니 인천공항까지 여행객들을 모셔다드리는 부업을 했었습니다. 한 달에 20~25회나 나갔었어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는 단 한팀도 없어요. 자기 차량 이용하지 누가 타겠습니까.

이런 현상만 보더라도 이젠 대면을 주로 하는 곳은 모두 나가떨어졌어요. 그것도 당구장처럼 제법 평수가 넓은 곳은 더더욱 말이죠. 아무리 철두철미하게 소독에 소독을 거듭해도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고 발길 자체를 돌리질 않은 걸 어쩌겠어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에 이미 지칠 대로 지쳤다며 1분기에만 매일 2000여 개가 폐업하고 있다는데 우리도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당구장이 가장 큰 직격탄을 맞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