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을 위한 헌사(獻詞)’

 

누가 뭐래도 이며 이다. 버려도 좋은 낙과를 아깝다 아깝다 주워 담았다. 첫물인 나의 시, 떫다. 꽃들에게 미안하다

위 글은 저자 이원형 시인이 자신의 책 이별하는 중입니다에 옮겨 담은 부끄러운 속내다. 하지만 시인은 이미 오랫동안 시를 써왔고 그 시는 SNS를 통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었다.

황치복 문학평론가는 이원형 시인의 시집을 보며 이 땅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을 위한 헌사(獻詞)’라고 말했다.

이별하는 중입니다시집에 수록된 해설에서 그는 이 땅에서 이름없이 살다간 서민들과 혹은 자연을 위한 위로와 애도의 마음이 넘치고 있다는 점. 평범해서 주목받지 못하는 것들, 자신의 가능성도 꽃피워 보지 못하고 살아간 민초들, 혹은 생명들에 대한 애틋한 시선 등에게 위로와 위안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이원형 시인의 이번 시집은 이땅의 이름없는 필부 혹은 장삼이사들을 위한 하나의 헌사라고 할 만하다고 했다.

이형원 시인의 이별하는 중입니다4부로 구성되어 있다. 1어느새 눈깜짝할새16, 2바람이 뜨고 내리는 갈대역16, 3끼니16, 4날마다 빛잔치16편이 수록되어 있다.

한편 이원형 시인은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고, 2021년 계간시전문지 애지로 등단했다.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이며, ‘흙빛문학서산시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원형 시인의 첫시집 이별하는 중입니다는 지혜에서 출판했으며 130쪽으로 전국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별하는 중입니다

어제와 이별하고 오늘도 헤어지는 중이다.

열두 시와도 이별해야 한다

나무를 떠나간 목련

물과 결별하는 수련

삼천궁녀처럼 뛰어내리는 소낙비

비의 눈물이 풀잎에겐 축복이다.

목청 돋구던 매미가 소란을 거둬들였다.

서늘한 가슴 더듬던 담쟁이도 정을 거둬들여야 할 때가 온다.

돌아보면 이별 아닌 게 없다.

하늘을 등진 새

산다는 건 하루하루 멀어지는 일

눈이 흐릿해진다.

헤어지려는 것들의 뒷걸음질 때문이다.

꽃을 버린 자두나무

자두를 굴리며 마음 가라앉히는 중이다.

너의 이별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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