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 실전-17

시작도
시작도

<시작도>를 보자. 장기판에 놓아보길 바란다. 이 기보는 아마 유단자 3, 4단의 대국에서 발췌하였는데 양쪽 장기 기력이 상당하다. 현 상황을 보자. 한이 모양상 약간 유리하다.

그러나 기물을 보면 한이 포 하나가 적고 상이 하나 더 많아 점수로 보면 한이 불리하다. 보통 이러한 모양에서 한은 우측 병을 합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뭔가 밋밋하다. 더 좋은 수는 없을까?

<진행도-1>을 보도록 하자.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2e94000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31pixel, 세로 630pixel

           <진행도-1>

<시작도>에서...

1. 6876

2. 457

68 귀마가 76으로 한병 사이에 끼우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수이다. 틀에 박힌 수에 익숙해진 대국자라면 언뜻 보기에 모양이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우측 병을 합병하는 것이 좋아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한마의 위치가 절묘하다. 일종의 응수타진이라고도 볼 수 있다. 64의 초상의 응수를 묻고 있다. 92로 후퇴할 것인지 45차로 한마의 멱을 막을 것인지를 묻고 있다. 만일 92로 후퇴할 경우 마는 84 초졸을 잡을 것이며 94졸로 마를 잡을 때 90의 한차는 92 초상을 잡으며 장군을 부를 것이다. 따라서 92상의 후퇴는 좋지 않다.

더군다나 기세의 문제도 있다. 한번 후퇴하기 시작하면 계속 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초는 45차로 75로 가서 마의 멱을 막을 것이다.

계속 <진행도-2>를 이어서 보자.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2e94000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31pixel, 세로 632pixel

           <진행도-2>

<시작도>에서...

1. 8685

2. 8485 한병 잡음

3. 9094 초졸 잡음

4. 8586

5. 6665

6. 7576 한마 잡음

7. 6564 초상 잡음

8. 6162

9. 2622 장군

10. 4142

11. 2232

12. 3314

이 정도의 진행이 예상된다. 물론 이는 전반적 진행의 한 예시일 뿐이고 변화도는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큰 틀은 바뀌지 않는다. 이 결과는 한이 좋은 모양이다. 우진 병이 한마를 위협하고 있는데 초는 방어할만한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한상이 초 양졸에 대하여 둘잡이를 노리고 있다. 초의 기물은 전반적으로 흩어져 있거나 위치가 좋지 못하다. 그러나 한의 기물들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맨 처음 양 병 사이에 마를 끼우는 묘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단순히 합병하기만 하였다면 대국 흐름상 끝까지 불리하지 않았을까. 따라서 대국이 불리할 때는 수읽기의 폭을 넓혀 많은 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본 기보는 한게임 장기판과 장기알을 활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장하영 장기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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