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올의 희망의 명주실을 놓아 버린 그분의 명복을 빈다.

【깊은 산속 옹달샘】 희망의 명주실을 놓아 버린 이들 ⑧

# 20187. “창문으로 바람도 안들어 오고, 밤마다 잠을 설쳐...”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동부시장 뒷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3층으로 지어진 오래된 건물 2~3층 복도를 따라 2평 남짓 쪽방들이 거친 혓바닥을 내민 채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좁은 창문 탓에 빛이 들지 않아 어둡고, 바닥은 습기로 눅눅했다.

한 달 월세가 15만 원여. 기초수급비로 월세 내고 이것저것 비용내면 손에 남는 게 없지. 그래도 한 겨울이 훨씬 나. 전기장판 하나면 솜이불로 견딜 수 있는 데 요즘 같이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는 방법이 없어. 창문으로 바람도 안들어 오고, 밤마다 잠을 설쳐...”

# 서산시대옹달샘은 그 날 이후 탄생됐다. 쪽방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께 냉풍기, 난방, 식료품. 그리고 올해의 언택트로 진행 된 도시락 지원까지....돌이켜 보니 딱 3년의 기간이었다.

고인은 한 달 전부터 시름시름 힘들어 하셨다고 했다. 병원 입원, 아니면 시설 입소를 권해도 손만 내저으시던 그분에게 남았던 생은 ’. 온 몸을 짓누르던 그것 뿐이었을까. 독거노인생활지원사 선생님과 동사무소에서 병원 입원을 결정한 날. 인기척이 없어 방문을 열고 들어 선 복지사 선생님의 눈엔 서러운 육신만 누워 계셨다. 119로 연락하고 시신을 수습하고....한편으로는, 독거노인생활지원사 선생님께 밀려 올 트라우마가 걱정된다.

#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하늘이 뜨겁다. 설움이 밀려왔다. 그분의 한 서린 삶에 고개를 떨군다.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을까. 지난 3. 나름 행복해 하셨는데....어찌 희망의 끈을 놓아 버렸을까. 고인의 영혼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렸다. 부디 그 곳에서는 편하시라고...

# 독거어르신들의 죽음은 설움 그 자체다. 아무도 돌보는 이 없는 죽음은 비참하다. 인지면의 한 어르신은 한 겨울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 앞에서 꼬꾸라진 채 굳어 돌아가셨다. 연락이 안돼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 선 순간 그 모습에 독거노인생활지원사는 땅바닥에 주저 앉아 얼마나 통곡을 했는지 모른다.

# 한 분은 목을 매, 또 한 분은 농약을 마시고 생을 멈췄다. 독거어르신들께 가장 무서운 존재는 희망의 끈이 없다는 사실이다. 외롭다는 현실이다. 지내 온 모든 삶이 으로 각인되어 희망의 끈을 잘라 버린다.

# 복지 현장에서, 오늘도 우리는 어떠해야 할지 숙제만 쌓여간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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