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소믈리에 유일순 씨

유일순(41) 씨의 현재 직업은 채소 소믈리에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 한다.

와인 소믈리에는 들어봤어도 채소 소믈리에는 대다수가 처음 들어보기 때문이다.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큰 차이는 없다.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을 관리하듯 채소 소믈리에는 채소의 재배와 보관 방법, 함유하고 있는 영양분 그리고 그것을 살릴 수 있는 조리법, 유통 등 채소에 관한 모든 것을 소개하고 연구하는 채소 전문가다.

일본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해 지금은 보편화된 직업이지만 우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유일순 씨가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한 21번째 사람이라고 하니 아직 갈 길이 먼 직업인 셈이다. 원래 미술을 전공한 유일순 씨는 가족들 때문에 채소 소믈리에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들이 채소를 정말 싫어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채소를 먹일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고, 그러던 중 막내아들이 이상한 식물을 심어놓고 이게 뭐냐고 자꾸 질문을 하더군요. 그래서 채소를 공부하게 됐죠”

아이들에 대한 걱정 말고도 유 씨를 채소 소믈리에로 끌어들인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농사를 짓는 있는 양가 부모님의 농업에 대한 탄식이었다.

자꾸만 농사짓기 힘들어지는 농촌현실을 타파해 보자는 기특한(?) 생각이 새로운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게 한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의 우려도 많았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농업에서 빠져 나오는 판국에 농사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왜 힘든 일에 뛰어드느냐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여간 유 씨는 채소 소믈리에에 도전한 이후 국수호박, 카이구와, 차요태 등 처음 접하는 많은 새로운 식물들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숱한 실패 끝에 이제는 제법 농사꾼답게 키울 수 있게 됐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지난 6월 제3회 한국채소 소믈리에 SOMMELIER CHART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유 씨는 서산 유일의 전문 채소 소믈리에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준비 중이다.

“현재 아트채소란 장르를 이용해 유치원, 초등학교, 노인요양원 등에서 교육과 치료를 위한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확대하려고 합니다. 어린 아이들, 어르신 모두 새롭기도 하고, 친숙하기도 한 아트채소에 큰 관심을 보여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다고 생각해요”

‘오! 채소’라는 자신만의 6차산업 경영체를 통해 앞으로는 체험위주의 대지미술(텃밭미술)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유일순 씨의 모습에서 우리 농촌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