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약사의 ‘처방전 의약품’-⑪

장하영 서산 세선약국
장하영 서산 세선약국

변비는 설사와 정반대로 대변이 장 내에 오랫동안 비축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 기준은 배변 횟수로 판단하는데 성별에 따라 차이를 둔다. 배변 횟수가 여성은 1주에 3, 남성은 5회 미만인 경우를 변비의 기준으로 삼는다. 물론 절대적 기준은 아니니 배변 횟수가 적더라도 배변 활동이 규칙적이고 평소 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변비라고 할 수 없다.

변비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잘못된 식생활이다. 일상생활에서 적절한 식사량과 식이섬유를 섭취해야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이어트 등으로 식사량을 줄인다면 당연히 대변량과 배변 횟수도 줄어 변비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적정 수준의 식이섬유는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아침식사를 거른다거나 수분 섭취량이 적을 때에도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의도적으로 변의를 참거나 환경 변화 등 심인성 요인으로 습관이 되어 변비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변비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약물복용은 최후의 수단임을 명심하자. 왜 그럴까? 다른 치료 약물들은 습관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변비치료제는 습관성이 높아 한 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남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비 치료는 우선 그 원인을 파악하여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일 원인을 모르더라도 식이요법만으로도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 당장 수분과 식이섬유의 섭취량을 늘려보자. 금방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장 자체의 움직임이 둔하거나 심각할 때에는 약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변비 치료제는 주로 3가지 계열이 임상적으로 쓰인다. 염료하제인 마그네슘(Mg)은 장에서 수분을 끌어 모아 변을 부드럽게 하여 배출을 돕는다. 이를 삼투성 하제라고도 한다. 비슷한 원리로 팽윤성 하제가 있다. 이는 수분을 흡수하여 변을 크게 하여 변의 배출을 돕는다. 한편 자극성 하제는 장을 자극하여 강제적으로 변을 배출하도록 돕는다.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장이 자극 받아 설사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러한 약물들은 장기간 복용 시 의존성이 나타날 수 있고 장근신경총이 손상되어 장이 움직이지 않고 정체될 것으로 우려되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경의 손상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한 성분으로 알로에, 센나엽, 카스카라, 비사코딜 등이 있다.

임상에서는 어떻게 처방될까? 변비치료제는 습관성 때문에 변비 초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염료하제와 팽윤성 하제를 처방받는다. 이후 약효가 충분치 않을 때 자극성 하제를 처방받게 된다.

변비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변비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수분과 식이섬유의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며 약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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