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나의 ‘하! 나두’ 건축 - ⑬

사진설명 : 기본 조형요소는 공간을 형성하여 효과적인 원근감을 만들어낸다. 빛과 기하학적 패턴으로 터널의 원근감이 극대화 된다.
사진설명 : 기본 조형요소는 공간을 형성하여 효과적인 원근감을 만들어낸다. 빛과 기하학적 패턴으로 터널의 원근감이 극대화 된다.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 네모의 꿈’. 지구는 둥근데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것이 네모라는 노래가 있다. 사각형이라는 형태가 제작과 적재 및 활용 등의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동그란 책을 상상해 보면, 제작하며 자투리 종이가 많이 남을 뿐더러 책장에 꽂아두기도 포장하여 운송 하기에도 불편하다. 편리성을 특장점으로 갖춘 사각형은 인위적인 창조물 디자인에 우선 선택을 받는다.

조형과 기하학의 개념을 배우고자 칸딘스키의 미술선서를 구매했었다. 건축을 시작할 즈음의 추천도서였다. 어린 날의 내가 이 책을 얼만큼 받아들였나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열정으로 읽어 냈던 원론서를 여유로운 마음으로 꾹꾹 짚어가며 읽으며 건축의 시각에서 개념을 정리해본다.

칸딘스키는 건축을 학문 기초를 지니고 실용 목적에 밀접한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결국 모든 것은 점··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건축에서도 점··면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 건축에서 조형 요소 는 표현방법이자 구성의 성분이다.

_ 회화의 원천적 조형 요소 은 가장 간결한 형태이다. 개념상으로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 된다. 건축에서의 점은 빈 종이를 펼쳐두고 마음에 드는 펜을 잡아서 글이든 그림이든 시작하려 할때의 설레이는 점이다. 그리고 창조물의 마지막에 찍는 다양한 형태의 낙관이 마무리 점이 된다.

_ 건축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고 건축도학이라는 교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이수했다. 손으로 도면을 그리는 시대가 지났다지만, 제도는 여전히 건축의 기초 소양이라는 반증이다. 간단한 제도용품만 있으면 수만가지 도형과 형태를 그려낼 수 있는 선의 마법사가 된다. 아귀가 딱 맞아 떨어지는 도면의 선은 건축물 제작의 길라잡이가 된다.

_ 선을 모아 만든 면에 바닥··천장·창호 등의 기능을 부여한다. 칸딘스키가 말한 건축의 실용 목적이 가미되는 조형요소 이다.

덧붙여 보는 다음 개념.

공간_ 조형 요소와 공감각을 적절히 조합하여 만들어 낸 입체감은 건축과 원근감으로 귀결된다. 점으로 시작하여 선으로 창조한 면은 쌓이고 얽혀서 형태화(Gestaltung) 된다. 역으로 거슬러, 잘 뭉쳐진 공간의 덩어리는 낱개의 점이 원소이다.

한창 건축에 몸 담을 시기에는 크로키북과 두어가지의 필기구를 소지하고 다니며, 숱하게 스케치를 그렸다. 마음 먹고 나선 출사에서도, 흘러가는 일상의 광경도 남겨 두었다. 눈으로 보아 느낀 매력적인 부분은 그림에서도 힘이 들어갔다. 손이 창조한 기록은 직접 보는 것이나 사진과 달랐다. 자극이 다하면 사라져버리는 감정을 능동적인 ··의 그림일기로 남겼다.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전) 엄이건축/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전) SLK 건축사사무소/현) 건축 짝사랑 진행형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전) 엄이건축/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전) SLK 건축사사무소/현) 건축 짝사랑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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