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많이 할수록 지원금은 줄고...총수입은 제자리

아이들을 위해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악순환의 반복

【깊은 산속 옹달샘】

한부모 가정
한부모 가정

 

# 40대에 아이 넷을 홀로 키우는 김명숙씨(가명 41)는 한부모(모자가정)이다.

남편과 이혼을 하고 오롯이 아이들은 엄마의 몫이 되었다. 중학생인 큰아이부터 이제 기저귀를 땐 막내까지, 4남매의 양육으로 하루 일과가 다 간다. 그러다보니 경제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형편이다.

수급비와 양육지원비로 어렵게 생활을 하는 그녀는 사회적 편견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극복하려 해도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렵다.

무엇보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아이들은 성장과정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을 접할 기회가 적다. 더구나 아빠의 부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정서에도 불안이 나타나고, 학교생활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행정복지센터의 지원과 관심은 있으나 동정심으로 비칠까, 아이가 상처 받지나 않을까 조심스러운 대면이 필요한 가정이다. 옹달샘에서 아이 기저귀 및 간식, 키다리아저씨 식품키트 등을 지원을 하고 있지만 항상 부족하다. 정서 문제, 양육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 혜수(가명 13)와 준이(가명 10)

혜수와 준이는 아흔이 넘은 할머니랑 아빠와 산다. 아빠는 돈을 벌기 위해 밖에서 생활하는 날이 많다.

어려서부터 할머니한테 의지하며 살아온 탓에 엄마의 부재는 겉으로는 아이들에게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정서적인 스트레스가 문제다. 할머니와는 다른 엄마의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

가끔씩 학교에서 특별한 준비물 등으로 할머니가 챙겨줄 수 없는 부분들이 생길 때 마다 아이들은 정서적인 불안과 사랑 결핍증상이 또 다른 문제로 나타나곤 한다.

혜수는 얼마 전 생리를 시작하면서 귀가 어두운 할머니에게 어렵게 설명을 해야 했고, 갑자기 일어난 일에 당황스러워 했다. 다행히 할머니를 보살피는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해결되었지만, 그날 혜수는 난생 처음 엄마의 부재를 정말 원망했다.

이혼·사별 등 제각각 다른 사유로 꾸준히 한부모가구가 늘고 있지만 이들은 일반가정과는 사뭇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한부모가구는 2016(147718가구) 이후 2017147815가구, 2018148178가구, 2019148182가구를 기록하며 해마다 늘고 있다.

문제는 육아를 병행하며 안정적인 직장에 얻기도 어려운데, 설사 취직을 했더라도 일정수입이 초과하면 그나마 받고 있는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지원금도 끊긴다.

이렇듯 정부지원 제한이 한부모가정이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부분 여건상 시간제, 계약직 등 최저수준에 해당하는 직장을 구하지만 일을 많이 할수록 지원금이 줄고, 결국 총수입에 변화는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한부모 가정. 그들을 위한 해결책이 아쉽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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