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수 있는 서산의 ‘청년정책’이 수립되기를…

본지에서는 지역 청년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주소와 미래를 청년이 말한다는 기획특집으로 점검하고자 한다.

정치권을 들여다봐도 청년 문제에 대한 공감 능력이나 의지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청년들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청년들은 청년백수, 청년 주거 빈곤, 청년채무자등의 꼬리표가 징표처럼 따라다닌다며 할 말이 많단다.

20일 바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 대학원생 윤원욱 씨는 돌아올 수 있는 서산의 청년정책에 대해 입을 열었다.

윤원욱(중앙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윤원욱(중앙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 청년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데 필요한 평가는 정부 차원 기준과 청년 관점 평가가 먼저 수립돼야 한다.

청년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데 필요한 평가는 네 가지가 있다. 우선 정부 차원의 기준 두 가지를 살펴보면, 정부의 정책에 관한 관심 및 정부의 예산(자원) 투입 수준이. 다음으로 청년 관점에서 청년들의 정책참여 의향과 정책 중요도 인식이다. 이 네 가지 기준을 잣대로 청년정책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수립돼야 할 것이다.

서정욱(2021)의 연구를 살펴보면 대구지역의 청년보장정책을 위의 네 가지 기준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청년자립지원청년일자리지원에 대해서는 높은 정부의 정책 관, 청년들의 높은 수준의 정책참여의향 및 정책 중요도 인식이 나타났지만, 지역 활성화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 의지도 낮은 수준이었고, 청년들의 정책참여의향 및 정책 중요도 인식도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금껏 지방자치단체들은 청년정책을 앞세운 지역 활성화 방안으로 정책을 모색하였다.

# 서산의 원도심에 있는 청년활력공간LAB’ 바로 청년정책을 앞세운 지역 활성화 방안의 목적으로 마련됐다고 본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서산의 경우 원도심에 있는 청년활력공간LAB’가 그러한 정책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많은 예산을 들여 공간을 마련하였지만, 정작 청년 활력을 되살릴만한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고 지금은 연구실이 되어 버렸다.

청년은 지역을 활성화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청년은 지역 활성화에 원동력이 될 여지로 남겨둬야지 주체로 이용하고자 하면 안 된다. 지역 활성화는 경제정책 혹은 지역발전정책에 가깝다고 인식하고, 청년정책과의 연관성을 높지 않게 봐야 한다.

이러한 전제로 청년정책 수립의 발걸음을 뗀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의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선 네 가지 평가 기준에 모두 높은 관심을 보인 청년자립지원청년일자리지원정책은 이미 많은 논의가 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서산이라는 지역 특성상 많은 기업체가 있기도 하지만 청년의 자립을 지원해야 할 만큼 높은 임대료 및 집값이 형성되어있지 않기에 조금은 다른 주제에 집중하고 싶다.

# 앞서 설명한 지역 활성화를 전제로 두지 않고 새롭게 수립될 청년정책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지역 활성화가 따라 올 수 있는 청년 삶의 질 및 여가 지원 정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과 함께 소통하고 상상하는 청년문화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고, 더불어 창업에서 지원까지 청년이 주도하는 청년종합지원센터 운영 및 청년문화쇼핑몰, 청년문화와 청년유통 프리마켓조성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중요한 것은 지역 청년들로만 구성될 때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청년들은 양질의 교육과 더 많은 인프라를 누리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서울 및 수도권으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양질의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문제재정적 문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지방정부와 협업을 통해 길을 열어 주고, 지방 청년들에게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양질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네트워크 형성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양질의 교육을 받았지만, 실행 단계에 어려움을 겪은 이들의 고충을 해소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이유로 그러지 못한 이들의 아쉬움도 달랠 수 있는, 상부상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청년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지방에 필요한 여가 시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떻게 해소하는 것이 좋은지 도시의 성공사례를 서로 비교·연구하며 실정에 맞게 지자체와 정부가 협업하여 조성해야 한다. 이렇게 했을 때만이 여가생활까지 보장해 줄수 있는 창의적인 청년정책이 나온다고 본다.

# 서산의 청년들은 소비할 여유는 있지만 소비할 대상이 지역에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서산의 경우 다수 기업이 상주해 있기에 많은 청년이 공단에서 일하고 있. 물론 공업 위주라는 한계는 존재하지만 말이다. 재정적인 여건 또한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 여유롭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서울 및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근접하여 서산에서 이룰 수 없는 부족한 소비를 가까운 수도권에서 행하고 있다.

, 소비할 여유가 있지만 소비할 대상이 없다는 한계점이 내재되어 있다. 이것은 여건만 조성이 된다면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논리와 비슷한 개념이다.

서산에는 호수공원이라는 비교적 신생의 먹거리 골목이 있고, 레트로 감성의 원도심, 재생이 가능한 로데오거리도 존재한다. 지방정부와 서울 및 수도권의 대학 그리고 전문가가 협업하여 공모사업을 펼치거나 청년육성사업으로 보다 양질의 공연 및 전시지원을 제공한다면 서산에서도 충분히 청년들의 지갑이 열리리라 내다본다.

# 청년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 서산시 또한 창의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 내다본다.

그럼 어떻게 하면 양질의 콘텐츠가 만들어질까. 예를 든다면 이런 것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다양한 문화공연과 전시가 열리고 있다. 물론 젊은 예술가들 덕분이다. 하지만 젊은 예술가들이 지방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공연·전시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개최할 마땅한 장소는 물론 재정도와 모집할 대상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때 지자체가 나서서 여러 가지 여건을 마련해준다면 젊은 예술가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 모두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제공자나 수용자로서도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 청년창업을 이끌어 낼 때에도 단순히 인테리어 개념을 넘어 공간을 디자인하는 젊은 감각의 특색 있는 공간을 여럿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서산시에서 공간디자이너를 연결해줄 수 있는 공모사업을 내는 방법이 있다.

수도권 소재의 대학생과 전문가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만 준다면 서산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즉 트렌드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창의적인 도시가 된다는 말이다.

청년유출을 막을 수 없다면 이를 이용하는 방법 또한 또 다른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창업에서 지원까지 청년이 주도하는 청년종합지원센터 운영, 청년문화쇼핑몰, 청년문화와 청년유통 프리마켓 조성 등을 청년이 주도하며 진행한다면 필요에 의한 양질의 협업 또한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 방법은 지역 활성화의 결과로 이뤄질 수 있다.

# 스크린쿼터제를 빌려와 일정 비율을 청년들로 구성하되 중장년층은 다만 조력자가 되어달라.

청년정책이란 청년이 주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게 맞다. 만약 청년정책을 수립·이행하는 데 있어 청년이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정책에 대한 적응과 대응이 어렵다. 다만, 청년만으로도 구성된 주체는 부족한 경험과 정책을 이끌어갈 힘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중장년층의 조력이다.

지금은 어떤가. 청년정책을 수립하고자 모인 집단에 청년이 배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제안할 수 있는 대책으로는 영화관에 일정 비율을 정하여 자국의 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스크린쿼터처럼 일정 비율 이상의 청년세대를 보장하고 부족한 부분은 기성세대 및 다른 이해관계자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이 좋아진다면 착근 뿐만 아니라 출생률 증가는 당연한 결과로 이어진다.

정부에 대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청년들을 위한 삶의 질 및 청년들의 정책참여의향과 정책 중요도 인식은 높다고 보아진다. 하지만 청년정책에 대한 관심과 정부의 예산(자원) 투입 수준은 일자리 정책이나 청년자립정책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은 분명 전국적으로도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본다.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의 관심사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중앙정부 입장에서도 청년정책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예산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우리 서산시에서도 우리 시의 실정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고자 노력하고는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문제와 함께 다양한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 근본적으로 출생 인구감소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청년 문제만을 부각하는 것도 무리는 있을 수 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지방 청년들의 질적 삶을 높여 주고 정주 여건을 개선시켜 준다면 이를 통해 출생률 증가는 당연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청년이 우선되고 주체가 될 수 있는, 나중에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 서산이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한계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의 주장이 광역시도와 한정적인 지역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다는 점과, 서산시 청년들의 삶의 질 정도, 여가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조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부합하는 시민들이 많아져 어느 정도의 지지도가 생긴다면 필요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서 적절한 정책을 수립하고 전국에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서산에서 자라왔고 도시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이번 기회로 인해 아쉬웠던 점을 되새겨 보고 이를 기회로 더 발전적인 성장이 있다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부디 청년이 우선되고 주체가 될 수 있는, 나중에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 서산이 됐으면 한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