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의 소통솔루션

김대현 방송인/소통전문가/한국가정문화연구소 소장
김대현 방송인/소통전문가/한국가정문화연구소 소장

편애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전래동화인 콩쥐 팥쥐도 일종의 편애 스토리이며 성경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 또한 그러하다. 편애라는 것은 한쪽만 편향적으로 사랑과 관심을 준다는 말인데 이는 부모, 편애 대상, 편애의 피해자 모두에게 부정적이다.

사람들은 종종 편애 받는 아이들도 피해자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렇지만 편애로 자란 아이들은 사회부적응자로 자랄 확률이 높다. 물론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더 심각하다.

일반적으로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자녀는 자존감이 무너지고 열등감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한 자녀도 성장하면서 많은 문제를 나타낸다.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는데 익숙한 아이는 아무래도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좌절하기 쉽다. 선생님은 부모님처럼 일방적인 사랑을 퍼부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오는 좌절로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인성 발달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가장 심각한 것은 편애를 하는 부모가 자신이 편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편애의 피해자였던 아이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 부모에게 묻는다고 치자. “, 우리를 동등하게 대해주지 않으셨나요?” 대부분의 부모는 일단 부정한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니? 너희를 모두 사랑한다. 그리고 그건 너의 오해야.” 그건 오해가 아니라 거짓말이다. 그 말을 하는 부모도, 받아들이는 아이도 그것이 거짓인 줄 안다.

우리 솔직해져 보자. 좀 더 마음이 가는 아이, 혹은 좀 더 기대가 되는 아이가 있지 않은가? 나도 그렇다. 부정하지 않겠다. 그리고 내 주변 대부분의 부모도 그렇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더 가는 자식이 있다. 그 자식은 늘 스스로 자기 일을 알아서 하고, 그 아이 때문에 큰소리가 난 일이 없다.

실상 형제라 해도 저마다 개성이 있기 마련이고 부모는 성격이나 행동, 가치관 등에서 자신과 닮은 아이에게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 편애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인정하자.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아버지의 70%와 어머니의 65%가 한 자녀를 편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슬프게도 자녀들은 자신이 편애의 대상인지 아닌지를 눈치 채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고 한다.

입장에서는 일단 자신이 편애를 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자식에게 상처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 감추기다.

황희 정승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겠다. 소 두 마리를 끄는 농부에게 황희 정승이 물었다. “, 소들이 힘이 좋네. 그런데 어떤 소가 더 힘이 센가?” 농부는 갑자기 일손을 놓더니 황희 정승 가까이로 다가왔다. “대감님, 저쪽 놈이 조금 더 낫습니다요.” 그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조그맣게 말했다.

황희 정승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니, 그 말이 뭐 그리 중하다고 이렇게 귓속말을 하는가?” 그러자 농부가 공손히 대답했다. “힘이 약한 녀석이 듣고 기분이 상할까 그랬습니다.” 기가 막히지 않은가? 편애에 대한 조상들의 지혜를 현대에 사는 우리도 본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편애를 감추기 위한 방법 다섯가지를 소개하겠다. 

첫째, 몇 명의 아이가 있는 모두에게 같은 억양, 같은 높낮이로 이야기해야 한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도 어느 만큼의 애정이 담겨 있는지 아이들은 귀신같이 알아채기 때문이다.

둘째, 아이에게 장난을 치더라도 똑같이 해야 한다. 친근감의 표시인 가족 간의 장난과 어리광에도 공평한 애정이 담겨 있어야 한다. 애정은 공평하게 주어야 한다.

셋째, 아이들과 각각 11 데이트를 즐겨야 한다.

따로 있을 때 칭찬을 많이 하고 둘 만의 비밀을 만드는 것도 좋다.

넷째, 어떤 아이가 말을 꺼내든 공평하게 잘 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혹 반박을 하고 싶어도 참아라. 일단 수긍이 먼저다. 그런 자세는 혹 삐뚤어진 아이라도 변하게 한다.

다섯째, 이를 친척들에게 설득하고 공유해야 한다.

친척은 때에 따라서 가장 큰 버팀목이 될 수도 있지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장치를 만들고 실천해도 편애는 쉽게 감출 수 없다. 하지만 설사 감추다 들켰다 하더라도 무작정 편애라는 폭력을 견디는 것과 그것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들이 좋은 인성을 갖추고 좋은 성인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양육의 핵심이라면 부모는 그 어떤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힘이 든다. 그렇지만 그 힘겨움이 지금까지 인류가 존속하게 해준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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