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는 만큼 자신의 숨겨진 잠재력 일깨울 수 있어”

무궁화예술단 안종미(51) 단장은 ‘노력’이란 단어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예술인이다.

젊은 시절의 자신을 ‘억순이’라 부르는 그녀는 애당초 예술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한다. 20살을 갓 넘긴 새댁 때부터 농사지은 버섯을 팔기위해 새벽 댓바람에 시장을 향하던 억척스러운 시골 아낙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20대 후반 우연스럽게 민요교습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운명의 지침은 조금씩 방향을 틀었다.

“당시 50여명이 넘는 교습생 중 30대는 딱 저 하나였어요. 70~80대 어르신들 속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했는지 초보시절에도 자주 무대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요즘 걸그룹의 비주얼 담당과 같은 역할로 무대에 자주 오르며 국악의 참맛에 눈을 뜬 안 단장은 그 후로는 ‘노력’이란 단어와 떨어지지 않았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 황용주, 이춘희, 박선웅, 배수옥 선생 등 인간문화재와 지방문화재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실력가들을 찾은 안 단장은 문하생 신분으로 배우고 또 익혔다.

그 사이 시간과 열정, 금전 등 많은 것을 쏟아 부어야 했지만 아깝기 보다는 점점 높은 곳을 향하는 자신의 실력을 바라보며 만족할 수 있었다.

전공자가 아닌 순수 아마추어신분으로 시작한 터라 가야할 길이 멀고멀었지만 차근차근 실력을 쌓은 끝에 지난 2007년 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인천 시장상을 수상했고, 이 때부터 소리 좀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안 단장을 끊임없이 노력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목표. 이만하면 됐다고 만족할 만도 했지만 그녀는 각종 행사사회, 공연, 강의 등을 통해 얻은 것들을 재투자하면서 항상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매진해왔다.

안 단장은 지난 2012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 산타령 이수자가 돼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있다. 남들은 그녀를 프로라고 부르지만 정작 자신은 아직도 멀었다며 손사래를 친다.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마지막 목표는 대학 강단, 하지만 꼭 서야겠다는 욕심보다는 설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겠다는 뜻을 세우고 준비 중이다.

“자격이 안 돼서 못하는 거랑 자격을 갖추고 안하는 것하고는 엄연히 다르죠. 저는 제가 좋아하는 민요를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고 싶습니다”

대학 4년, 대학원 4년이면 60까지는 공부를 해야 한다며 환하게 웃는 안종미 단장은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결과에 대한 모범 답안을 보여주는 보기 드문 예술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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