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은 청년들에게 기회의 땅

청년들의 연대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서산관광두레 김형태PD
서산관광두레 김형태PD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3년부터 시작된 관광두레 사업이 2018년에 서산에서도 시작됐다. PD가 선발되어야만 시작되는 사업이라 전에도 시도는 있었지만, 김형태PD에 의해서 2018년도에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됐다.

6일 관광두레PD이자, 청년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형태PD로부터 서산에서 청년으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관광두레사업을 모르는 분들도 많을 텐데, 관광두레 사업은 어떤 사업인가?

관광두레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공동체를 구성하고, 주민의 역량에 맞는 관광사업을 창업·경영할 수 있도록 육성·지원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정책 사업이에요. 한국관광공사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저는 서산지역 담당으로 서산의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들을 육성·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PD의 역할은 개인이긴 하지만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네요. 서산에는 ()해미읍성역사보존회, 서산오감체험협동조합, 상점195협동조합, 바늘꽃피우다, 네 개의 팀이 관광두레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Q. 관광두레PD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

현재의 관광두레PD를 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있지만, 다 말씀드리긴 너무 길 것 같아요. 간략히 말씀드리면, 농산물 온라인 판매 창업을 호기롭게 하고 나서 고전하고 있을 때, 한 공무원 분께서 동부시장의 수산물을 판매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조사해보니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 동부시장에 들어가 수산물을 배우고, 난전에서 장사도 했었어요. 그 때 동부시장 수산물시장상인회 총무이신 부남수산 염현미사장님도 알게 됐는데요, 자본도 없이 애쓰는 저를 좋게 보시고, 제가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함께 협동조합을 설립해보자고 제안해주셨었어요. 젊은 사람과 함께 동부시장의 판도를 바꿔 보고 싶어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고, 함께한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 결국 그 일은 무산 됐어요. 그 과정에서 잠시 멈춰 방향을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관심 있는 분야는 찾아다니는 성격이다보니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의 한 행사에 갔다가 관광두레PD에 지원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됐는데요, 관광을 전공한 저로서는 창업과 비즈니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고, 감사하게도 한 번에 합격해 이렇게 PD로 활동하고 있네요.

Q. 관광두레PD이기 전에 청년 김형태에게 서산은 어떤 곳인가?

서산은 기회의 땅이에요. 이렇게 말하면 무슨 서산이 기회의 땅이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많을 거란 생각은 들어요. 하지만 사실이에요. 30대가 되어 다시 면밀히 살펴본 서산은 다른 지역들과 비교해 없는 것, 불편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면 볼멘소리가 쉽게 나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청년들이 해야 할 일들이 많고,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곳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제가 만약 다른 지역에서 관광두레PD를 지원했다면, 쟁쟁한 지원자들에 밀려 떨어졌을지도 몰라요. 활동가가 많지 않은 서산이라서 제가 PD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관광두레PD를 처음 시작할 때, 지역의 사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사업을 도와드린다고 하면 사기꾼인줄 의심하시며 눈길도 안 주는 분들이 계셨어요. 그런 때는 제가 서산사람이고, 어느 고등학교를 나왔는지 말씀드리면 대화가 가능하더라고요. 심한 경우엔 자리에는 앉아 계시지만 등을 돌리고 다른 곳을 보시던 분도 계셨는데요, 서산이 고향이고, 큰아버지께서 이 동네 사신다. 저희 아버지 성함은 누구다라고 말씀드리니 그 집 아들이냐며 화색을 드러내시며 그제서야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경우도 있었어요.

제 고향 서산이지만, 아직은 이주민들에 대해 배타적인 시선이 많기 때문에 지역 출신 청년들이 서산의 발전에 더 많은 가교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가로림만, 천수만과 같은 천혜의 자원과 생강, 마늘, 달래 등 풍요로운 땅에서 나는 특산품들. 저는 이렇게 좋은 서산의 자원들이 아직도 빛을 못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외부에서 서산을 발전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서산은 분명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해요.

Q. 그 기회를 잡으려면 청년들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라도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30대 후반이기 때문에 청년이라는 단어를 쓰기가 스스로도 민망할 때가 많은데요, 저 같은 30대들이 움직여줘야 20대도 설 자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활동을 하다보면 다양한 회의에 참석할 기회가 많은데, 참석자 대부분은 50대도 젊은 편에 속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20대들을 초청하거나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건 무리인 것 같아요.

청년들이 먼저 움직여야 하고, 목소리를 내려면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산은 생각보다 많은 청년들이 살아가고 있어요. 서산의 인구가 약 18만 명인데, 20~30대 인구가 45천 명 정도 되거든요. 대부분의 청년들은 산업단지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집과 회사밖에 모르는 일상을 보내야 하죠. 흩어져 있는 청년들이 연대할 수만 있다면 엄청난 변화가 생길 거라 생각해요.

청년들과 회의하는 김형태PD
청년들과 회의하는 김형태PD

Q. 연대가 쉽지만은 않을 텐데, 따로 구상하는 바가 있나?

우선은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아 최근에는 뜻을 같이하는 청년들과 함께 충남공익활동지원센터의 달븜랩 사업을 지원했어요. 지역에는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없다보니 저희라도 만들어서 청년들을 집 밖으로 끌어내보자고 결심했죠.

치열한 경쟁이 있었지만 취지를 좋게 보셨는지 최종 선정이 됐어요. 그래서 7월부터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볼 계획이에요.

저희의 비전은 청년들 2,000명을 모으는 거예요. 모두가 함께 활동할 수는 없겠지만, 2,000명이 뜻을 모은다면, 지역사회 여러 분야에서 저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해요. 그러면 청년들이 정책도 만들어 제안하고, 각 분야에 관심가지면서 서산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산은 생각보다 살기 좋은 곳이며 기회의 땅이에요. 다른 도시들처럼 인구가 소멸되기는 커녕 조금씩 늘고 있고, 수도권과 거리도 가까워서 잠재력 또한 큰 도시죠. 서산은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는 넘쳐나지만 왜 그 유명한 생강을 활용한 컨셉카페나 진저쿠키 전문점은 없는 걸까요? , 동부시장의 수산물은 전국에서 알아주는데, 왜 수산물 팔아 대박난 청년상인 하나 없는 걸까요?

문제를 찾으라면 다양한 문제들을 짚을 수 있겠지만, 저는 지역의 청년들이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혼자서는 못 하겠지만, 함께 연대하고, 움직이다보면 분명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날 거예요.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서 적어도 우리가 기성세대가 됐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는 지금과는 다른 발전된 서산을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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