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코로나 악재에 발버둥 치는 학원가

서산시학원협회 김영필 회장(하이엔드 어학원 원장)
서산시학원협회 김영필 회장

근래에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문제예요. 특히 저학년을 가진 학부모님들은 불안하니까 잠시 쉬겠다’ ‘한 달 쉬겠다라며 (학원)보내지 않습니다. ‘한 달 쉬겠다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학원을 그만둔다는 말씀이거든요.

·고등학생들은 그나마도 온라인수업으로 돌리거나 한두 주 쉬면서 주말에 나와 보강해주곤 해요. 그것도 미리 (온라인수업)준비가 잘 된 학원만이 이런 것들이 가능하고 준비가 안 된 학원은 어려움을 많이 겪습니다.”

지난 5일 서산시학원협회 김영필 회장은 지난해에 비하면 코로나 여파는 좀 가셨지만 여전히 힘들다여기저기 폐업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서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 회원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비단 이런 현상은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일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Q 가장 심한 타격을 입는 곳은 어떤 학원인 것 같나?

초등학생 상대로 수업하는 예체능학원이 가장 직격탄을 맞았죠. 음악, 무용, 미술학원 등은 한 달 쉰다고 해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게 없잖아요. 그에 비해 입시학원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시험이 줄줄이 있으니 그나마도 형편이 좀 나아요.

저도 학원을 하지만 그래요. “한 달 쉬겠다하면 거의 그만둔다고 봐야 해요. 진도도 진도지만 안 하다 보면 마음이 느슨해져서 다시 할 의욕이 떨어지는 건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죠.

Q 최근 우리 지역에 코로나 확진자 수가 많이 늘었다. 지금도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데 걱정이 많겠다.

우리 학원가는 요즘 안전안내문자만 울려도 가슴이 덜컥합니다. 지난달 20일부터 오늘까지 18만도 안되는 서산에 자그마치 55명이라는 확진자 수가 웬 말입니까. 지금쯤은 어느 정도 좀 수그러들어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봐도 700여 명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제는 백신이 관건이에요. 그래도 처음에는 지지부진하더니 요즘은 물량이 좀 도는 것 같아 안심됩니다. 정부는 9월까지 백신 접종을 한다고 했는데, 일단 접종이 끝나면 정신적인 위안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미국과 이스라엘의 예만 보더라도 접종률이 높다 보니 확실히 확진율이 확 떨어진 게 나오잖아요. 이제는 변이 바이러스인데 얼마만큼 (변이 바이러스)막아 줄지가 고민입니다.

온라인수업을 하고 있는 김영필 원장
온라인수업을 하고 있는 김영필 원장

Q 지난해에는 학원협회에서 소독약을 나눠주는 등 여러 가지 자구책을 마련했다. 경영적인 면은 어떤가?

요즘은 학원마다 손쉽게 소독약을 구하니 자체적으로 방역에 철저를 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여전히 코로나가 이 모양이니 학원가는 난간 위에 서 있다고 봐야지요.

경영적 측면이랄 것도 없어요. 지난해에는 모든 학원이 거의 페닉상태였어요. 그래도 다행인 건 올해 들어 약 70% 수준까지 회복률을 올려놓긴 했어요. 그래도 여전히 올 연말까지는 발버둥 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죠. 협회 회원 수가 점점 줄고 있어요. 그만큼 폐업하는 학원이 많다는 증거겠죠. 얼마 전에도 밸리댄스학원이 폐업을 했더라고요. 소독하러 갔더니 우리 폐업해요. 이제 안 오셔도 돼요라고 말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Q 학원가도 학생 수 감소로 많은 강사님이 일자리를 잃었다는데.

맘카페에 들어가 보면 그 현상을 읽을 수 있어요. 코로나로 학부모님들이 학원 보내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라는 걱정스러운 글이 올라 오더라고요. 1년째 학원 안 보낸다는 분들도 가끔 계시고요.

식당 같은 곳도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직원들 내보내고 사장님이 주방과 홀을 혼자서 다 맡아 하시잖아요.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강사들 두세 명 두던 학원들도 한 명을 쓴다든지 아니면 원장이 혼자서 수업한다든지 하죠.

이런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만 겪는 문제라면 힘들더라도 한두 주 쉬면서 선생님들과 함께 갈 텐데 이게 전 세계 현상이다 보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잖아요. 우리보다 더 어려운 상황들도 많으니까 우리만 어떻게 징징거릴 수도 없고. 이런 부분이 굉장히 답답하죠.

Q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다 보니 다른 직종에 비해 동선에 제약이 많이 따를 듯하다.

저나 우리 가족은 지금 7개월여 동안 외식 한번 못 해봤어요. 정말 인간 놀이도 못 하고 살아요. 제가 잘못되면 저와 관련된 모든 분이 선별진료소로 가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친구는 물론 선배가 연락 와도 죄송하다라며 거절하게 된 게 벌써 1년 반이에요.

어쨌든 식당 운영하는 분에게는 죄송합니다만 간혹 젊은 분들이 식당에서 먹고 나와서 마스크도 안 쓰고 길거리에 침 뱉고 하더군요. 이런 걸 보면 언제쯤 (코로나)사라질 건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최근 들어 경각심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문자 메시지 와도 별 감흥도 없잖아요.

그런 거 보면 확진된 우리 학생들 참 안됐어요. 걔네들이 유흥업소 갈 나이도 아니고. 가족 또는 지인이 확진되고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또 확진되고. 그런 상태로 학원에 올 건데 우리는 또... 너무 불안하네요. 이 모든 게 너무 순식간이잖아요.

나 혼자 조심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무엇보다도 우리 학생들인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맞으면서 학생들 간의 학력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은 자녀들의 학습 부족을 걱정하고 계시고, 학생들은 이제 이 생활들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버린 상태인 것 같습니다.

지난 2일 자 매일경제 기사에서 코로나발 학력 쇼크라는 제목을 접했어요.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중상위권 비율은 줄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늘었다는 기사였습니다.

이리저리 참 걱정입니다. 학원은 학원대로 걱정이고, 학생들은 또 학생들대로, 학부모님들도 그렇고 공교육도 문제고요. 부디 하루속히 안정되어 다시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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