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정치적 방패막이가 되어버렸다!

학생과 청년들을 위한 ‘공유의 장’이 펼쳐지기를

 

 

건양대학교 글로벌프론티어학과 4학년 김우영 학생
건양대학교 글로벌프론티어학과 4학년 김우영 학생

지난 22일 지역 청년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와 미래를 알아보고자 건양대학교 글로벌프론티어학과 4학년 김우영 학생을 만났다.

지난해 8월 청년기본법이 시행되면서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또 어떤 것일까.

김우영 학생은 “지금 현재 대한민국 사회 흐름을 보면 일본과 흡사한 것 같다”며 “취업이 어려우니 일본 청년들처럼 알바나 하면서 나 홀로 재밌게 살자는 생각들이 팽배하다”고 걱정을 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는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기를 바라면서 정작 구체적인 청년정책은 전혀 없는 상태”라며 “청년은 결코 방패막이 수단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Q 대한민국을 바라보면 청년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

지금 우리나라를 가만히 들여다보시면 어떤 현상이 보이지 않으세요? 마치 일본과 같은 추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즉 부동산 버블경제처럼 흘러가고 있지요. 부동산 가격은 점차 올라가고 내수시장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끝없는 추경을 불을 뿜듯 내뿜고….

대한민국 청년의 한사람으로서, 향후 사회로 나설 대학생으로서 걱정과 우려가 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집에서 떨어진 곳에 취업을 하면 사회초년생으로서 우선 여건에 따라 월세를 살아야 합니다. 그 다음에 돈을 모아 전세로 가고, 나아가 집을 사는 루트로 가야겠지요. 그런데 전세금과 매매가가 비슷하게 폭등하다 보니 초년생들은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결코 자력으로 집을 전세조차 얻을 수 없는 환경이 됐습니다. 이른바 N포세대까지 와버렸지요.

최저시급은 올라가도 취업은 오히려 어려워졌습니다. 청년들이 점차 꿈을 잃어버리고 일본의 많은 청년처럼 ‘알바나 하면서 나 혼자 재밌게 살지’하는 시대까지 찾아올까 걱정됩니다.

Q 서산이 고향이다. 혹시 졸업하면 서산에서 취업하기를 바라나? 바란다면 아쉬운 점은 어떤 부분인가?

여건만 허락된다면 얼마든지 고향에서 취업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이 또한 호락호락하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지역사회 분위기는 청년들이 정착하여 거주해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 취업을 위한 정보와 청년들에게 맞는 정보공유시스템이 상당히 부족하여 아쉽습니다.

저는 이참에 두 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먼저 지역 내 대학을 활용한 연계사업을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지역 내 재학생과 다른 지역 주소지 학생일지라도 지역 내의 학교에 재학한다면 ‘기업 내 1순위 취업 보장권’을 준다는 방식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될 것이며, 지역으로의 유입 인구 비율 또한 점차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은 지역 내 기업정보를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지역에 어떤 기업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청년들이 정착하기를 원한다는 건 이거야말로 어불성설입니다. 정보가 상당히 부족하니 적어도 기업·초·중·고가 함께 교육시간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이 중요합니다.

현재는 지역 내 어떤 기업이 있는지, 그 기업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업체들은 홍보가 되어 이미지 레벨이 올라가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구체적인 청년 정책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청년만 앞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청년은 방패막이 수단이 결코 아니므로 사회에 발을 디디려 할 때 눈앞에 보이는 정책안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충남청년네트워크 위원 발대식 장면
충남청년네트워크 위원 발대식 장면

Q 개인적으로 어떤 기업을 선호하는지?

윗사람 눈치 보지 않고 출퇴근하는 회사를 선호합니다. 이것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요즘 청년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워라벨족들이 바로 청년들이거든요.

이것은 직원에 대한 복지개념이라고 봐요. 중·소 기업이 이러한 복지정책을 기반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나서줬으면 합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우수 인력들이 대기업만 선호하지 않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 내 중소기업이라도 얼마든지 지원하리라 생각합니다.

Q 일과 삶의 균형이 조화로운 기업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젊은이들이 몰릴 것 같다. 올해가 졸업반인데 취업 준비는 잘 돼 가나?

취업 준비는 잘하고 있지만 어디에도 청년들이 갈 곳이 없습니다. 희망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삶의 회의마저 듭니다.

저는 ‘경영·마케팅·무역·외국어’를 융합형으로 배울 수 있는 ‘글로벌프론티어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대학혁신사업’으로 선정되어 혁신 교육 일환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현재 글로벌프론티어학과는 혁신 지원사업이 끝나버려 내년이면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습니다. 어이없지요.

우리는 실험대상이 아닙니다. ‘이러한 혁신을 했다’라는 내세우기식 교육정책안은 청년들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일입니다. 이런 식이 아닌 구체적이고 지속할 방법을 모색해 주었으면 합니다.

Q 말도 안 된다. 꿈과 희망이 꺾여버렸을 텐데

저를 비롯한 대부분 친구들은 허탈하다 못해 화가 나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같은 시대에 외국어를 배웠다 한들 인공지능 번역기 등장과 함께 여러 가지 사회적 여건으로 취업의 문은 굳게 잠겨져 버렸습니다.

저와 같은 대학졸업반 학생들은 사지로 내몰려있는 심정입니다. 취업하기 위해 학교에서 하라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매일 2~3시간 잠을 자면서 학교 공부와 과제를 해 왔습니다. 대학생이라 해도 아직 어린 학생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대학 교육도 혁신적으로 변화할 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놓여있는 건 왜일까요.

고등학생 때는 대학을 가기 위해 죽을 듯이 힘겹게 경쟁을 치러야 했고, 대학생 때는 취업을 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눈에 불을 켜야 했습니다. 그런데 남겨진 것은 무엇입니까. 도대체 대한민국이 바라는 청년은 무엇이며 어디까지, 언제까지 경쟁 사회로 내몰게 할 것인지 이제는 자괴감마저 듭니다.

나름 ‘대학 혁신을 중점으로 한다’는 과를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시대에 뒤처지고, 공부방식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 한들 기계가 통번역을 해줄 수 있는 시대가 왔고, 사람들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스마트한 대처능력을 기르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암기식 공부, 읽고, 외우는 등의 아날로그방식 인문계 교육은 문제점이 많습니다.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충남지부 정기총회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충남지부 정기총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사회 내에 취업 관련 청년들의 소리를 함께 듣고 고민하는 ‘시민·정치인’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 충남에서 운영되고 있는 ‘충남청년네트워크’ 방식은 ‘공무원·정치인’이 함께하는 청년 정책 공유의 장입니다. 이처럼 지역사회 내에서도 이런 방식의 지역별 네트워크를 결성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지역 정치인들도 참여하여 정책 반영에 힘쓰고, 청년은 청년 나름 아이디어를 내고 말입니다. 이때는 마치 공모전 형식으로 팀을 짜 운영하면서 청년과 우수팀에게는 취업에 유리한 혜택을 제공하는 겁니다.

이처럼 지역 내에 이런 ‘공유의 장’이 펼쳐진다면 취업을 앞둔 학생과 청년들은 자연스레 모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게 될 것입니다.

요즘 시대는 유학을 한다고 해도 스팩의 영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며, 외국어 능력뿐만 아니라 여러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입니다.

저는 기성세대들에게 꼭 말하고 싶습니다. 청년들도 어립니다. 놀고 싶지만 끝없는 경쟁에 경쟁을 거듭하여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경쟁이 목을 죄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부모가 잘살면 자식은 경쟁 없이 평탄하게 가고, 부모가 못살면 자식은 뼈 빠지게 일해도 자수성가를 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습니다.

부디 그들의 방패막이로 우리를 세우지 말아 주십시오. 부디 희망이 눈앞에 보이고,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주십시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