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지난 9일 대선 출마 선언으로 여권의 대선 레이스가 사실상 시작됐다.

내년 3월 9일인 20대 대선이 꼭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작된 대선 경쟁은 6월말 예비경선을 거친 뒤 9월 초에 대선후보를 선출한다는 게 민주당의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 경선일정 연기론이 제기되고 있어 6월에나 경선 일정이 공식 확정될 전망이다.

현재 여권의 대권 주자는 ‘빅 3’로 불리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모두 10명 안팎이다.

이 가운데 이날 첫 테이프를 끊은 박 의원에 이어 양승조 충남지사가 12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이광재 의원도 이달 중 도전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최문순 강원지사 등도 출마 여부를 막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는 6월 중에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이재명 경기지사는 도정을 이유로 후보 등록 직전인 6월 중순께 출사표를 던지겠다는 구상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도정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출마 선언은 최대한 늦게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애초 이달 중·하순 출마 선언 가능성이 예견되었던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출마 선언 시기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경선 일정 연기론에 따라 대선후보 선출이 9월 초에서 11월로 순연될 경우 그에 맞춰서 대응하기 위한 차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확실한 계승자’, ‘화끈한 개혁 김두관’으로 출발선에 서려고 한다”고 출마의지를 표현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 출마선언일은 언급하지 않았다.

# 양승조 “지방 분권 대통령이 되겠다”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을 소중하게 받드는 나라, ‘제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더불어민주당)가 12일 오전 11시 세종시 지방자치회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할 것으로 확인됐다.

양 지사의 대선 출마는 과거 DJP연합이나 행정수도 이전과 같이 굵직한 이슈로 매 대선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의 광역단체장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양 지사가 12일 출마 선언을 하게 되면, 여권의 광역단체장으로서는 첫 공식 출마 선언이다.

양 지사 측에서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국토균형발전 정신이 깃든 세종시를 출마선언 장소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양 지사는 재선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10년 22일간 목숨을 건 단식을 통해 세종시 원안을 사수했던 것이 대선 출정의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는데 세종시만한 최적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출마선언에서는 “양극화, 저출산ㆍ고령화, 사회분열의 위기를 극복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양 지사의 평소 소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수도권 독식의 낡은 집중을 해체하고, 상생과 균형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지방 분권 대통령이 되겠다”는 출마이유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양 지사는 그동안 충남도정에서 일군 ‘조용한 혁명’의 성과를 설명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을 소중하게 받드는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고 봉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다는 계획이다.

양 지사 측은 “이번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은 양 지사의 평소 소신인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 개개인인 ‘나’를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지사는 4선 국회의원, 민주당 사무총장, 국회 상임위원장을 두루 역임하고, 친문·비문 지지층으로 갈린 당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균형감 있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양승조 지사 출마선언에 대해 충청지역 지지층에서는 “이제야 충청지역의 시대정신인 ‘충청대망론’에 걸맞는 후보가 나왔다”며 지지선언을 앞다투고 있다.

한편, 12일 행사에는 양 지사의 출마선언을 전후로, 대권 도전의 배경과 비전을 담은 영상 상영과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며, 정관계 핵심 인사 4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