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의 소통솔루션-⑬

김대현 소통전문가/한국가정문화연구소 소장/방송인
김대현 소통전문가/한국가정문화연구소 소장/방송인

플루타르크 영웅전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만물은 서로 끌고 미는 성질이 있는 까닭에 항상 그 사이에 마찰이 생기며, 이러한 마찰력은 가까운 것일수록 더욱 강하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싸울 공산이 커지는 셈이다. 여기서는 부부의 갈등 유형에 다른 솔루션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부부싸움의 기술을 익혀 100% 승리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김대현의 가족소통 노하우를 집대성한 부부싸움의 원칙 6가지를 제안하려고 한다. 의심은 접어두고 무조건 따라 하기 바란다.

1, 링 안에서만 싸운다.

링 밖으로 사람을 끄집어내고 링 밖의 집기를 던지는 것은 반칙이다. 여기서 말하는 링이란 지금 진행 중인 부부싸움의 주제를 말한다. 이 주제에서 벗어나 과거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거나 부부의 문제가 아닌 시댁이나 처가 이야기로 확산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2, ‘나 대화법이나 사감바 화법을 써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 대화법으로 전달한다. “당신이 문제야. 당신이 매일 늦게 들어오잖아.” 이렇게 너를 주어로 하는 대화는 몹시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난 당신이 늦게 들어오면 걱정이 돼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어. 그래서 힘들어. 이렇게 말하는데 화내는 남편은 없을 것이다.

사감바 화법은 사실과 감정과 바람을 활용하는 화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집에 오자마자 피곤하다고 바로 자버리잖아(사실), 하루 종일 아이들 돌보면서 당신만 기다렸는데 너무 섭섭했어(감정). 가끔은 아이들 동화책도 읽어주고, 나랑 맥주도 한잔하고 그랬으면 좋겠어(바램).”

어떤가?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그러나 이런 간지러운 말들이 부부관계의 윤활유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한마디 말도 안 하면서 내 마음을 그렇게 몰라 주냐고 불평하지 말자. 간지러운 말을 할 줄 아는 아내가 현명한 아내이고, 이런 대사에 넘어가 주는 남편이 훌륭한 남편이다.

3, 폭력적인 단어는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폭력적인 단어는 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언제나, 맨날, 절대로, 한 번도, 쥐꼬리, 주제에, 그만둬...’ 등이 상대방의 감정에 불을 지르고 국지전을 세계대전으로 확산시키는 폭력적 단어다.

맨날 그랬잖아라고 말하면 내가 언제 맨날 그랬어?”라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한 결과다. 주제는 간데없고, 말꼬리 잡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언제나, 절대로같은 말을 가끔, 가능한같은 단어로만 바꿔도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4, 싸움 후 밖에 나간다면 행선지를 알리는 것이다.

화가 나서, 혹은 자리를 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갈 때는 반드시 행선지를 알려야 한다. 만약 알리지 못했다면 그 즉시 배우자에게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30분만 있다가 들어갈게, 이발 좀 하려고 나왔어.’ 이렇게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소극적인 화해의 표시다.

그런데 아무 말 없이 문 쾅 닫고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심정을 생각해보자. 별별 상상의 나래를 펴다가 극단으로 치닫는 일도 생긴다. 행선지를 알리면 들어올 때도 덜 민망하다는 장점이 있다.

5, 밥 먹고 싸우자는 것이다.

싸움도 부부가 잘살아보자고 하는 행동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길게 싸워서도 안 되겠지만, 혹 길게 싸운다 해도 밥을 먹은 후에 2라운드를 시작하겠다는 여유가 필요하다. 밥을 먹다 보면 흥분이 가라앉아 2라운드가 아예 필요 없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6, 가급적 자기 전에 화해하라는 것이다.

부부싸움의 냉전 시간을 암묵적으로라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싸움을 다음날까지 연장하지 않는 것이 좋다. 누가 먼저 화해하느냐에 그 잘난 자존심을 걸지 말고 내가 먼저 문자를 보내보자.

일찍 들어와, 당신 좋아하는 갈치 구웠어.” “당신 힘들 텐데 오늘은 오랜만에 외식할까?” 이런 문자를 받으면 못 이기는 척 답장을 보내고 부부싸움을 끝내는 지혜를 발휘하면 된다. 싸움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다. 그래도 싸워야 한다면 잘 싸우자. 부부가 잘 싸우면 자녀들도 보고 배운다. 대물림되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6가지 원칙만 지키면 100% 부부싸움에서 이긴다. 남편도 이기고, 아내도 이기고! 이것이야말로 윈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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