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의 소통솔루션-⑫

김대현 소통전문가/한국가정문화연구소 소장/방송인
김대현 소통전문가/한국가정문화연구소 소장/방송인

고대 로마의 희극작가 테렌티우스는 수많은 명구를 남겼다. 그가 남긴 말 중에는 나는 인간이다. 인간에 관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남의 일로는 여기지 않는다도 있고, ‘현인에게는 한마디면 족하다도 많이 회자된다.

그런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언은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싸움은 사랑의 갱신이다라는 것이다. 갱신이란 무엇인가. 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싸움은 사랑을 더 돈독하게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때문에 부부싸움은 전략과 전술이 중요하다.

우리 속담에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말이 있다. 칼로 물을 베듯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인 줄은 알겠는데, 조금 무섭다. 물을 베는 무를 베든 왜 칼 자체를 드냔 말이다. 제발 말로 하자.

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고 있자면 은유가 은유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런 부부 간 갈등은 일상생활에서도 문제지만 명절 시즌엔 더 문제가 된다. 부부에서 가족, 집안까지 문제가 확대되기 쉽기 때문이다.

왜 양가 부모님 용돈을 차별하냐, 왜 나만 일해야 하냐 등등 갈등이 증폭되고 다툴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이런 다툼을 부모님들이 눈치채게 되면, 그것이 또 형제와 동서들 간의 문제로 확대될 소지가 다분하다. 서로 상처를 내지 않고 속에 있는 말을 털어놓을 수 있다면 가끔 부부싸움도 유용하다.

그리고 치명적인 싸움이 아닌 갈등 해소의 싸움이 되려면 약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이럴 때 활용하기 좋은 것이 <나 대화법>이다. 부부가 대화하다 보면, 꼭 이런 말들을 하게 된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도대체 몇 번을 말했어?”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그럼 그런 말 안 나오게 잘하든지.” 일단 이런 식으로 대화가 진행되면 싸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 나를 앞세워서 말해보자.

나는 이상하게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아. 조금 조심해 주었으면 좋겠어.”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그런 의미로 들렸다면 미안해.” 이런 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싸울 일이 없다. 이렇게 말하는데도 싸우자고 덤벼드는 사람이 있다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부부싸움을 막는 가장 좋은 대화법은 바로 <> 라는 주어로 시작하는 나 대화법이다. “, 당신 말 들으니 슬프다.” “나는 당신이 그럴 때마다 위축되는 것 같고 의욕이 떨어져.” “나는 당신의 그 말에 상처 많이 받아.”

잘 음미해보시라. 배우자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대부분 미안한 마음과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나라는 주어가 앞에 배치됨으로써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비폭력 대화법 중의 하나인데 사실 이런 대화법을 조금만 활용해도, 갈등이 많이 줄어든다. 기억하시라. 나로 시작하는 대화법은 아예 싸움을 초기에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그렇다면 일단 부부싸움이 벌어졌다고 가정하자. 잘 싸우는 법을 찾아야 한다. 잘 싸운다는 것의 정의는 무엇인가? 말로 싸우다 금방 끝내고, 툭툭 털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부싸움의 333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333원칙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3가지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그리고 꼭 해야 할 3가지로 구성된다. 333원칙만 지키면 부부싸움이 두렵지 않다.

부부싸움에는 정답이 없다. 옳고 그른 것도 없다. 서로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부부가 싸우는 모습은 늘 비슷했다. 로마시대 사람들이 부부싸움 후에 신전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부부싸움의 본질을 잘 파악했기 때문이다. 칼로 물을 베는 것과 같이 싸움의 앙금이 남지 않게 해주는 나름의 완충장치였던 셈이다.

333원칙 마스터하기

1, 서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3가지

배우자의 집안 이야기, 과거 이야기, 배우자의 단점

2,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폭력, , 기물파손

3, 꼭 해야 할 3가지

멈추기, 잘 들어주기, 화해하고 끝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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