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순례길 스토리텔링을 담다
상태바
해미순례길 스토리텔링을 담다
  • 서산시대
  • 승인 2021.04.21 2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한티고개에 설치된 조형물
한티고개에 설치된 조형물

해미순교성지가 국제성지가 됐다는 소리에 비록 짧은 길이지만 순교자들을 생각하며 한번은 걸어보고 싶었던 해미순례길을 걸었다. 순교자들의 희생을 생각하면서 걷는 내내 마음이 이상하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가는 동안 손 볼 곳도, 앞으로 해야 할 일도 상당히 많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반드시 보존해야 할 공소가 방치된 것을 보면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순례자들이 많은 것을 느끼며 걸을 수 있도록 안내뿐만 아니라 체험이나 경험을 할 수 있는 시설물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가야산 줄기의 한티고개 정상부터 해미순교성지까지는 약 10km. 이 길은 많은 순례자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순교자를 생각하면서 걸어야 하는 길이다. 그러기에 순례자들이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순례길을 2km마다 구분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은 어떨까? 2km5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면 그곳에는 침묵의 길’, ‘고통의 길’, ‘체험의 길’, ‘기도의 길’, ‘부활의 길로 정함을 제안한다.

물론 이것이 꼭 정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민을 했던 5구간이다.

 침묵의 길

먼저 1구간인 '침묵의 길'은 간단한 안내 책자를 제공하여 모두 읽은 순례자만이 걸을 수 있도록 하자. 안내 책자에는 희생자들이 어떤 경로로 압송됐고, 어떤 복장을 했으며, 손과 발은 어떤 식으로 묶였는지 생각할 수 있는 책자다. 이것을 모두 숙지한 순례객은 그때부터 침묵의 길을 걷을 수 있도록 하자.

여기에는 숨은 의미 하나가 있다. 천주교 신자의 희생자가 2,000명이 넘으니 침묵의 길은 반드시 2,000걸음으로 하자. 희생자를 생각하면서 걸어야 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손과 발을 묶어서 체험하도록 하고, 2km 구간에 걸쳐 삼삼오오 손을 묶어서 순례길을 걷도록 조 편성을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체험이 끝난 후에는 손과 발에 묶었던 끈은 기념으로 가져가도록 무료로 제공해도 좋다. 참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체험 구간을 걷는 동안에는 휴대폰이나 각종 전자제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를 해야 한다.

만약 주민들의 경제적 창출이 필요하다면 전 구간에 걸쳐 짚신을 신고 체험을 하는 것이다. 짚신은 주민들이 만들어 제공할 것이다. 또 구간마다 사진을 찍어주는 분이 대기하고 있다가 끝나는 곳에서 순례자들에게 사진을 팔면 된다.

 고통의 길

2구간인 '고통의 길'은 일반 지압보다 조금 더 뾰족한 지압길로 조성하자. 물론 지압길 옆에는 일반길도 함께 조성하여 걷도록 배치해야 한다. 당시 천주교인들은 대부분 신부님 없이 순수한 신앙인들의 희생이 유난히 컸다. 지압길 체험 시 신발은 반드시 벗고 양말은 착용한 상태 또는 맨발로 걷도록 안내하자. 맨발에 덧신을 착용하게 함으로써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다.

체험이 끝나면 손과 발을 씻을 수 있도록 세면대를 비치하자. 500m씩 나눠서 황톳길과 지압길로 구분하면 체험하면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황톳길은 메마르지 않도록 산과 인접하여 설치하고 지역주민의 꾸준한 관리를 통하면 무난하리라 본다.

체험의 길

3구간인 '체험의 길'은 일반인 2,000명의 발 모양을 본떠서 1m 간격으로 배치하자. 신앙인, 일반인, 타 종교인 등도 상관없다. 희생된 순교자를 생각하면서 신청자 2,000명의 발 모양을 본떠서 만들고, 순례길 구간 1간격으로 배치하면 약 2km를 채울 수 있다. 만들 때는 반드시 2,000명의 발 모양을 디자인 변경 없이 순수하게 본을 떠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신청받아서 만들면 더 좋겠다. 특히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기도하는 손과 발 모양을 순례길 중간에 설치하면 뜻깊은 의미가 될 것이다.

순례자들은 배치된 발 모양을 보면서 당시 얼마나 힘들고 처참했는지를 알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교황의 기도하는 손을 맞잡고 간절한 기도를 올리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사진 촬영은 필수 코스다. 구간마다 사진을 찍어주는 분이 대기하고 있다가 끝나는 구간에서 사진을 사 가게 할 수 있도록 하여 경제 창출을 하자.

또 다른 방법은 기도하는 손 모양을 핸드프린팅기법을 적용하여 제작하거나, 발 모양을 풋프린팅기법으로 제작하여 배치한다면 기념도 되고 인기 있는 포토존도 될 것이다.

기도의 길

4구간인 '기도의 길'은 말 그대로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전용기도실을 제공하자. 침묵의 길부터 체험의 길까지 순례하면서 희생자를 생각하고, 그분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도록 배려하자. 그것은 2km의 구간에 100m마다 기도만 전담할 수 있도록 전용기도실을 제공하는 것이다.

전용기도실은 작은 컨테이너를 활용·제작하여 제공하고, 기도실 내부는 흰색에 십자가만 비치하자. 기도실은 약 20개가 된다. 기도실마다 방 이름을 정해주다. 넋을 기리는 방 위로의 방 할아버지의 방 할머니의 방 아버지의 방 어머니의 방 아들의 방 딸의 방 어린아이의 방 이름 없는 순교자의 방 등 의미를 부여하여 기도할 수 있도록 안내하면 좋을 것 같다.

여기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기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비치한다면 시너지효과는 더욱 뛰어날 듯하다.

부활의 길

5구간인 '부활의 길'은 예수님의 부활처럼 순교자 부활이란 의미를 부여하는 길을 만들자는 것이다. 1구간부터 4구간의 길이 순교자를 생각했다면 5구간은 희생자들이 부활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예수님의 부활, 순교자의 부활 의미를 되새기고 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부활의 길은 기쁨이 넘치고 행복을 느끼며 재미있어야 한다. 부활의 길에서는 주먹밥 먹기 삶은 달걀 먹기 은공예품 사기 여러 가지 체험과 기념품 등이 어우러져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하자. 체험의 경우를 예를 든다면 삶은 달걀은 부활절에 많이 쓰이는 재료다. 여기에 기념이 될 만한 색깔과 글씨를 직접 새겨 넣어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것도 있다. 은세공업자를 상주 배치하여 은팔찌와 은반지를 만들어 판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은을 활용한 기념품을 즉석에서 만들 수 있도록 장소 제공과 즉석에서 만들어 바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고, 기념품은 택배를 이용하여 보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밖에 몇 가지 더 써보자면 이런 것이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의미 있는 글을 써서 부칠 수 있는 우체통을 세우자. 엽서를 비치하고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 국내외 어디든 배송되도록 신청을 받으면 좋겠다.

추가 상품 개발로는 순례길 배지, 포승줄, 짚신, 체험용 흰옷, 순례길 전용 선크림, 순례길 전용 우비, 상투, 지팡이, 전용 모자, 손수건, 유명 성당을 찍어 만든 달력 등이다. 이것은 대부분 동네 주민들의 일거리 창출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부가적인 사업으로는 버스투어 제공, 전용 우체통에서 유언장 쓰기, 죽음의 체험을 위한 관에 들어가기등을 제공할 수 있다.

기고/김영철 '사회를 위한 디자인' 회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