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우 원장의 치아건강꾸러미 ⑥

유덕우 원장 서산중앙허브치과
유덕우 원장 서산중앙허브치과

사랑니는 성인이 되었을 때쯤에 올라와 고통을 주기 때문에 이름이 그렇게 붙여진 거로 압니다만 사실은 정확한 용어는 3 대구치입니다. 또는 지치(wisdom tooth)’ 라 불립니다. 여기서는 편의상 사랑니라 하겠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치아 이름도 참 의미 있게 지을 수 있는 문화 국민이라 생각합니다. 사랑니 존재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이 있을 수 있으나 필자는 생활환경 변화에 따라 인류가 적응하는 단계에서 불필요해진 것이 유력하다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맹장이나 동·서양인의 장의 길이, 피부 색소의 양과 두께, 몽골인의 뛰어난 시력 등 말이죠.
사랑니 없다고 구강에 문제가 있지는 않습니다. 또 턱뼈에 사랑니가 위치할 충분한 공간이 없고 구강 위생이 많이 안 좋은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 또 사랑니입니다. 문제 된 사랑니 발치는 뿌리가 완성되기 전 만 20세 전에 발치하는 것이 발치도 쉽고 회복도 빠릅니다.
필자의 병원에서는 사랑니만큼은 대부분 발치 치료를 하는 편이었습니다. 발치 후 해방된 환자들의 표정을 보면 얼마나 속 시원함을 느끼는지 모릅니다. 그런 모습에 저도 덩달아 시원함을 느끼기도 하고요.
사랑니 외에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나 질환에 의한 턱뼈 골절 시에는 뼈와 인대 등을 보는 정형외과보다 구강외과에 많이 가는데 그것은 턱뼈가 치아 배열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치아 연관 골절 회복술을 하기 때문이라 보면 됩니다.
양성·악성 종양 발생이 있을 시에는 이에 대한 제거와 재건술도 구강외과에서 합니다. 이때는 이비인후과와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에 협진을 요청합니다. 아시다시피 종양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얼굴에서 눈과 코, 귀를 제외하면 뼈와 근육들은 거의 치아의 움직임에 관계된 것들입니다. 오죽했으면 얼굴을 만드는 것은 치아와 관계된 뼈와 근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아시지요? 요즘 미용을 위해 안면 윤곽술과 양악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 경우 얼굴에는 좁은 얼굴이라는 공간에 운동, 감각신경과 같은 중요한 것들이 많고 복잡하게 분포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의료진 협진으로 신중하게 수술이 행해져야 합니다. 성인이 되면 한번 손상된 인체 기관들은 잘 재생되거나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얼굴은 아주 중요하고 이 중요한 부위에 대한 수술이기 때문에 예뻐지려는 바램 때문에 혼자 결정하시지 말고 주변 가족분들과 같이 결정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대중 매체에 보이는 의료기관의 상업성 광고에서는 안타깝게도 잘 된 경우만 사진으로 나오는 것 같아 매우 걱정스럽긴 합니다.
약간 옆길로 샌 것 같습니다. 사랑니 발치에 대해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번쯤은 사랑니로 한 번쯤 고생해본 분들이 의외로 많을 것입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요즘은 사랑니가 조금 불편하면 즉시 발치 하시기 위해 내원하시는 경향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몇 분 안에 발치가 됩니다. 그중에 사랑니가 아주 제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휘어지거나, 또는 잇몸에 들어가 있거나, 주위 공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상급 병원 구강외과에서 수술·발치합니다. 이때는 수술 발치라고 부릅니다.
화농증상(붓고 열나고 고름 발생한 경우)이 생긴 사랑니는 입이 벌어지지 않을 정도로 심하며 특히 이런 경우 사랑니 주위 저작근(씹는 데 관여하는 근육)부위로 세균감염이 퍼진 경우입니다. 이렇게 치아 주변 근육까지 세균이 침투해 근육의 작동을 막아 입이 안 벌어지는 증상을 우리는 아관긴급이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는 무리하게 발치를 시도하지 않고 냉찜질 마사지와 소염진통제, 항생제를 투약함으로써 입이 벌어지게 한 후 수술 발치를 합니다.
증상이 완화되어 입이 벌어져도 사랑니가 순순히 나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때는 2~3조작으로 분리하면서 분리 발치를 합니다. 죄송하게도 이렇게 되면 오래도록 입을 벌려야 하고, 끔찍한 기계음을 참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대신 발치가 잘되면 오죽했으면 앓던 이를 뺀 듯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해방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만큼 고통스러웠던 화농성 치아를 빼면 해방감이 그 엄청나죠. 지옥에서 탈출한 듯한 느낌? 발치 후에는 충분한 약 투여와 냉찜질 마사지, 구강소독제 사용합니다.

이렇게 수술로 하는 발치 전과 후에는 적어도 일주일은 절대 덥거나 뜨거운 목욕이나 찜질방에 방문하시면 아주 위험합니다. 실제로 대학병원 근무 때도 40대 남자분이 잘못된 얘기를 듣곤 사랑니 염증을 빨리 낫게 하려고 사랑니 부위에 뜨거운 온찜질을 하고 운동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합병증이 심해져서 오는 패혈증(전신으로 세균이 감염된 경우)으로 안타깝게 돌아가신 적이 있었죠.

입안에는 덥고 습한 조건을 좋아하는 엄청난 양의 세균이 남아 있으므로 부분 감염이 확대된 경우에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위험합니다.

치의학은 우리나라에선 근대의학보다 늦게 도입됐습니다. 불과 해방 후인 1950년대쯤에 치과대학이 더 생겼고, 그 수도 부족해 이 시기에 계셨던 분들은 사랑니 때문에 엄청난 고생을 하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사랑니 턱부위가 퉁퉁 붓거나 그 통증으로 얼굴을 천으로 동여맨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통계가 없던 시절이라 수치는 기록된 바가 없었지만, 아마도 1950년대 이하 시절에서는 사랑니 주위염 합병증으로 돌아가신 분들도 꽤 있었을 것입니다.

봄이 되면 처녀, 총각들이 맘 설레는 사랑을 시작할 때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사랑과 연상된 단어인 사랑니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코로나가 확산 뉴스도 있고 백신 접종 뉴스도 있고 좀 어수선한 4월입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앞두고 어서 빨리 전 국민 코로나 집단 면역이 생기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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