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교사상이 조선에 들어오면서 효도(孝道) 문화는 조선인의 정신 속에 중심 가치로 자리 잡으면서 모든 행동의 근본으로 삼았다. 이러한 조선사회에 각종 종교가 들어오면서 효의 정신에 맞지 않는 교리는 뿌리 내릴 수 없었기에 불교에서는 우선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중시했고 기독교 역시 성경 속에 나타나 있는 효 사상을 신앙과 연계 발전했으며, 유교는 삼강오륜(三綱五倫)과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기본 사상으로 효 문화를 진작시켰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효 문화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신문화를 지배하는 가치로 발전했다. 또한 효 문화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어른에 대한 공경심도 효도의 정신과 이를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본다.
재언하건데 그동안 한국사회의 질서를 안정되게 지탱하고 있던 사상은 아름다운 우리의 충효 사상이다.
지금도 중국 사람들이 한국의 효 문화를 부러워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은 공산혁명과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전통적 가족제도와 효 의식이 상당 부문 약화 되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효 문화가 일반 사회생활 저변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살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도 과거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인구의 도시집중으로 핵가족 제도로 인한 전통적 가족제도가 허물어지고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효 문화가 많이 약해진 실정으로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독거노인이 늘어나고 심지어 고독사의 불행이 우리 주변에 자주 나타나고 있음은 참으로 우려스럽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 현실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시책으로 각 마을마다 경로당이 설치되어 있고 또 경로당을 운영할 수 있는 시설과 예산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노인요양병원, 각종 요양원, 사회복지사양성, 요양보호사제도 등을 비롯한 다양한 시책을 펴고 있어 우리의 경로사상을 다른 선진국에서도 부러워하고 있다. 이 모든 시책들은 근본적으로 효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노인들은 외롭고 우울하다.
효도에 대한 인성교육은 어린이,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 세대에 이르기까지 가정교육에서부터 각종 교육제도를 통하여 효의 가치를 재인식하도록 하고, 효 문화를 우리 민족의 중심사상으로 확립해야 할 것이다. 조부모는 손주들을 최고의 가치로 보듬고 사랑하건만 손주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서글픈 현실 앞에 효도(孝道)사상 정립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