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窓

진순화 독자
진순화 독자

미세먼지가 하늘을 뽀얗게 덮고 있었다. 퀴퀴한 흙냄새가 목젖에 닿는 듯 하여 자주 수분을 섭취해야했다. 이런 날에 운동을 하는 것은 결코 건강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라켓을 들고 테니스 코트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회원들이 날씨와는 무관하게 운동을 하고 있었고, 그날 나는 몇 시간씩 운동을 한 대가로 머리가 무거워짐을 느꼈다. 물론 그것은 생각이 뇌를 지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무거운 머리를 식히기 위해 탁자 위에 놓인 신문을 들었다. 제일 첫머리에 보인 해미성지가 국제성지가 됐다는 글귀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멀리서나마 늘 스쳐 지나치는 곳이 로마교황청으로부터 국제성지 선정에 통과되다니 가히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내가 우리 지역에서 나는 신문을 보지 않았다면 이 또한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국내 두 번째로 선정된 곳이지만 중앙지에도 그다지 크게 실리지 못한 것을 보면 지방에 사는 서러움은 사람이나 사물이나 매 한 가지 같아 그리 기분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런 연유로라도 나는 지역지에 대한 애착을 멈출 수가 없다. 우리가 우리지역에서 나는 신문을 보지 않는다면 누가 볼 것인가. 이 말을 하다 보니 신토불이가 생각난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자기가 사는 땅에서 산출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음을 이르는 말인데 가만 보면 우리 지역 언론인 서산시대가 바로 신토불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사는 곳의 이야기, 맞춤식 기사들이 가슴을 뜨겁게도 하기도 하고 강하게도 하니 말이다. 우리가 챙기고 나아가야 할 우리의 신토불이 서산시대. 그래서 오늘도 내 손에는 서산시대가 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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