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사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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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사랑이죠!
  • 최윤애 시민전문기자
  • 승인 2021.03.28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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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51
우리집 막내 다연이는 사랑입니다.
우리집 막내 다연이는 사랑입니다.

엄마의 얼굴을 닮아 동글동글한 얼굴의 소유자 다연이는 아빠의 두상을 닮아 뒤통수가 넓은 편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더니 다연이는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쪼르르 누워있는 신생아 중에서도 유독 머리가 큰 편이었다. 짐작은 했지만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는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선사했다. 3회 검진의 결과 머리둘레가 97, 98, 97백분위로 다연이는 100명 중에 두세 번째로 머리가 큰 아이라는 것이 3회에 걸쳐 판명된 것이다.

머리둘레가 97, 98, 97백분위로 100명 중에 두세 번째로 머리가 큰 아이였던 애교쟁이 다연이
머리둘레가 97, 98, 97백분위로 100명 중에 두세 번째로 머리가 큰 아이였던 애교쟁이 다연이

엄마의 속마음도 모른 채 다연이는 머리가 커도 마냥 당당하다. 다연이는 나는 밥도 먹고 시리얼도 먹어서 머리가 커라고 자랑하기를 좋아한다. 그제는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후 아픈 표정은커녕 나는 머리가 커서 여기 부딪치거든하고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였다.

다연이는 낯을 많이 가리고 때로는 왕고집을 부리지만 타고난 애교쟁이다. 말투며 몸짓이며 똑 부러진 의사 표현, 가끔씩 홱 토라지는 모습까지 사랑스럽다. 언니가 귀여워라는 말을 하면 반드시 누구 귀여워?”라고 확인을 하는 다연이는 언니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흘러나오면 특급 애교를 부린다. 가뜩이나 짧은 혀를 더욱 짧게 만들어 아기 소리를 내고, 작고 보드라운 손으로 언니의 전신을 쓰다듬으며, 커다란 머리통을 비벼댄다.

먹는 것 앞에서는 절대 양보는 NO
먹는 것 앞에서는 절대 양보는 NO

목이 길어서 슬픈 기린과 달리, 머리가 커도 슬프지 않은 4살 다연이는 포동포동한 볼과 엉덩이의 소유자답게 먹는 것에 특히 관심이 많다. 용돈을 받으면 오예이마트 가서 맛있는 거 사 먹어야지라고 말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 배고파요를 남발한다.

아빠가 마트 가서 간식사준다고 한 약속은 절대 잊지 않고 마트에 가면 3개를 사겠노라 선언한다. 어제는 새우와 고기를 얼마나 먹었는지 부른 배를 두드리며 배 터질 것 같다를 연신 반복했다. 그 말은 대체 누구한테 배웠니? ^^

다연이는 아빠가 매운 음식 먹는 것을 좋아한다. 아빠가 빨간 김치와 고추를 먹으면 앞에서 빤히 바라보며 아빠, 매워요? 하지만 맛있어요?”라고 묻는다. 아빠는 일부러 매운 척을 하며 매워요. 하지만 맛있어요라 화답한다.

다연이는 가끔 이런 말도 한다. “나도 어른 되면 좋겠다? “매운 김치랑 고추 먹고 싶어서”, “나도 빨리 아빠 돼서 매운 거 먹고 싶다”, “나 어른 되면 콜라(커피, ) 마실 거야”. 콜라는 마시면 혀가 따끔하다고 했더니 절대 입에 대지 않으면서도 못내 그 맛이 궁금한 것 같다. 커피, 술도 마찬가지.

음식이 아니라도 다연이는 이다음에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이 닦을 때 엄마 칫솔을 보며 빨리 다섯 살 돼서 긴 칫솔 하고 싶다”, 엄마 옷을 보며 여덟 살 되면 나 엄마랑 옷 나눠 입을 거야”, 엄마가 읽는 책들을 보며 나 엄마 되면 이 책 다 볼 거야”, 심지어 언니가 코피 흘리는 것을 보며 나 다섯 살 되면 코피 날 거야”.

다연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엄마 뱃속에 씨앗으로 있었다고 했더니 심지어 처음 가보는 장소임에도 나 예전에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여기 와봤어라고 말한다. 꼰대들이 자주 한다는 라떼는(나 때는) 말이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땅꼬마인 지금도 나 아기 때라는 말을 자주 하니 말이다.

무지의 상태에서 아등바등 육아하며 일희일비 하던 첫째 때와 달리 둘째를 키우면서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하며 때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큰다는 믿음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단짠 음식과 수면시간에 덜 민감해지니 둘째는 첫째보다 더 잘 먹고 신생아 때부터 더 수월하게 잠든다.

또래들보다 조금 느려도 때가 되면 하겠지 허허하고 넘기니 어느새 걷고 말하고 대소변을 가린다. 이쯤 되면 셋째는 발로 키운다는 말도 그닥 허풍이 아닐지 모른다. 여섯째인 나를 키울 때 울 엄마는 훨씬 더 수월했을까?

이유야 어쨌건 통상 첫째보다 훨씬 많다는 둘째의 애교와 스킨십. 밤에 잠들 때나 아침에 눈뜰 때 다연이는 가녀린 두 팔로 내 목을 꼭 끌어안고 쪽쪽 입을 맞춘다. 출근할 때 급히 나가는 엄마에게 엄마 뽀뽀해주고 가야죠를 외치고, 퇴근하여 아이를 맞이할 때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엄마에게 직진한다. 일말의 의심도 없이 엄마를 향하는 무한대의 애정과 신뢰, 작지만 따뜻한 아이의 품, 소록소록 풍기는 특유의 살내음, 이건 소중한 내 아이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엄마 특권이 아닐까?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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