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무조건 도체를 타고 흘러야 한다. 흐르지 않는 전하의 뭉치가 바로 정전기이다. 정전기가 도체에 닿아 갑자기 이동하면 높은 전위차를 가지게 된다. 이 전압으로 순간적인 고통을 겪은 경험은 누구나 있다. 하지만 정전기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하는 물건 하나가 정전기 때문에 탄생했다. 바로 복사기이다.

체이터 칼슨은 철로 만든 드럼에 정전기를 이용해 탄소 가루가 달라붙게 하고, 다시 정전기로 탄소를 떼어내 종이 위에 달라붙게 하는 원리로 복사기를 만들었다. 빛을 이용해 원본 종이의 흰 부분에서 반사된 빛이 드럼에 닿으면 음전하를 띠게 만든 것이다.

물론 글자가 있는 부분에 강한 음전하를 띤 탄소 가루가 드럼에 붙는다. 이제 빈 종이 뒤에서 강한 양전하를 주면 드럼에 있던 탄소 가루가 종이로 옮겨지고 180℃의 고열로 탄소를 종이에서 구워낸다. 드럼의 표면에는 물질이 발라져 있는데 평소에는 양전하를 띠지만 빛을 받으면 음전하를 띤다. 그 물질이 바로 셀레늄이다.

☞MOON

1817년 스웨덴 화학자 베르셀리우스와 간은 황산공장에서 일하던 중에 황산에 텔루륨이 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발견한 물질은 이미 35년 전에 발견한 텔루륨이 아니었다. 불로 태우면 텔루륨과 유사한 향이 나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한 것이다. 텔루륨은 지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두 원소의 관계가 지구와 달의 관계와 유사하다고 해서 그리스어로 달의 여신인 셀레네(selene)에서 이름을 따왔다.

☞NUTRIENT

과거에는 독성 물질로 알려졌으나, 1957년에 포유동물에게 필수적인 미량원소임이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1978년에 셀레늄을 필수 영양소로 인정하였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가지고 있는 등, 건강식품으로서 각광받고 있다. 암환자에게는 특히 셀레늄 복용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