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窓

김한별 독자
김한별 독자

나는 신문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일단 제 나이가 이제 갓 스물이고, 저는 세상에 넘쳐나는 볼거리를 향유하기에도 바쁜 몸이기 때문입니다. 유튜브를 보고, 인스타를 하고, 트위터를 하지만 긴 글이 빼곡하게 들어있는 지면신문만은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칠 정도였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집으로 배달된 신문에 우리 학교 기사가 나오면 어쩌다 한 번씩 대제목만 읽어볼 뿐이었습니다. 어른들은 잉크냄새가 살짝 풍기는 지면을 좋아하신다는 분들이 계시던데 저는 학교 교내신문에 나오는 화려한 색체의 글과 포스팅도 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니 대부분 흑백 일색인 얇은 지면에 눈이 가기나 했겠습니까.

그러던 차, 어느날 부모님이 거실 탁자에서 신문을 펼쳐놓고 읽고 계셨습니다. “이거 봐봐 너무 재밌어저와 눈이 마주친 엄마께서 옆을 지나는 저를 불러 지면 한 면에 실린 기사를 손으로 가리켰지만, 여전히 저는 시큰둥하니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두 분이 자리를 뜬 후, 무심코 건넨 눈길에서 제 시선을 사로잡은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천수만에 날아온 새들이 무논에 내려앉아 모이를 먹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갑자기 지난번 가을 즈음, 천수만 투어를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 기억 때문인지 신문 1면에 실린 사진이 너무 신선했고, 특히 요즘 들어 여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발견한 포스팅이라 느낌이 더 좋았습니다. “우리 천수만으로 한번 더 가요라고 부모님께 부탁드릴 정도로 말입니다. 그날 신문에 실린 포스팅은 잠재워진 제 여행에 불을 지핀 계기가 되었습니다. 포스팅 한 지면은 정말 충분히,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평소 신문은 딱딱한 기사 글만 나오는 줄 알았던 저의 생각에 세장의 포스팅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서산시대 신문이 자연·문화·생태계를 아우르는 것들이 알차게 게재되어 출간되는 것이 너무 좋았다는 말씀을 이 지면을 빌어 꼭 전해드립니다.

앞으로도 제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살아있는 자연을 함께 실어주는 서산시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저 또한 계속 애독자로 남아 열심히 서산시대를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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