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 실전-⑥

1. 차(車)와 졸(병)의 합세작전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합세 작전이라 할 수 없다. 차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졸이 전진하면서 상대 진영을 괴롭히는 일종의 교란 작전이다. 마치 차는 사령관 역할을 맡고 졸은 병사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졸 하나의 희생으로 다른 기물 하나를 잡을 수만 있다면 대만족이다.

여기엔 일반적인 원칙이 있다. 차 하나와 졸 하나의 합세보다는 졸 두세 개 이상을 합병하여 전진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어차피 졸과 차는 직진성 기물이라 작전 자체는 단순하다. 대단한 묘수를 기대하기는 요원하다. 그리고 깊은 수읽기를 하더라도 나올 수 있는 수순은 거의 정해져 있다. 따라서 차와 졸의 합세 작전은 졸을 차의 보호 아래 한 칸 한 칸 전진 시켜 상대 궁성을 노리겠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특히 상대 진영에 졸이 없을 땐 매우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졸 하나의 전진으로는 힘이 약하다. 졸 두세 개를 전진시켜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한편 대국 초반 양 진영 모두 다섯 졸이 살아 있다면 차와 졸의 합세 작전은 어렵다. 따라서 차와 졸의 합세 작전은 대국 후반에 노리는 것이 좋겠다. 대국 실전에서도 후반에 자주 이루어진다. 특히 침착한 기풍을 지닌 고수의 대국에서 자주 나오므로 고수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익혀두는 것이 좋겠다.

2. 양상(兩象) 합세 작전

필자는 기물 중 상(象)을 아낀다.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기물 가치는 차, 포, 마가 더 높으니 기꺼이 상을 희생하여 차, 포, 마를 잡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대부분의 대국자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상을 아낄까?

초반부터 쉽게 교환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뜻이다. 상은 고작 3점 기물에 불과하여 기본적으로 상대 졸 두 개를 잡고 희생하면 약간 이득이다. 그러나 위치와 작전 반경을 고려하면 고작 1점 정도의 기물일 수도 있고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단순히 3점으로 단정할 수는 없겠고 상황에 따라 1~7점 정도의 가치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특히 후반에 가면 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사람으로 치자면 아직 성장하기 전 아이라 할 수 있다. 초반에는 행마가 제한적이나 후반에는 마, 포 정도의 가치로 성장할 수 있다.

이렇게 가능성이 높은 상을 초반부터 쉽게 교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비록 초반이라도 과감히 상을 없애는 경우가 좋을 수 있다. 주로 어떠할 때가 그럴까?

상과 상의 합세 작전은 어떤가? 즉, 상끼리 협력하여 공격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대국 초반에 가능하기는 하나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최전선의 상대 졸(병)을 공략하는 데 쓰이며 상용적인 수법이 제한적이니 익혀두는 것도 좋겠다.

3. 포(包)와 다른 기물(차, 마, 졸)과의 합세 작전

포(包)는 직진성 기물이다. 그러나 차(車)만큼 직접적이지 않다. 행로는 전후좌우 방향으로만 가능하며 다른 기물을 넘어서 행마하기 때문에 간접적 기물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차(車)보다 파괴력은 약하나 수읽기에 따라 활용 가치는 변동 폭이 크다. 이러한 포의 행마 특성 때문에 대국 초, 중, 종반 가치와 위치에 차이를 두어야 하겠다.

대국 초반에는 포가 넘을 기물이 많지만, 기물의 밀집도가 높아 멱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포는 포끼리 서로 넘을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다. 따라서 대국 초반 포는 자기 진영에서 좌우를 넘나들며 상대 진영의 졸에 대한 둘잡이를 노리는 것이 좋겠다. 둘잡이에 실패하더라도 상대 진영을 교란했으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대국 중반에는 기물을 서로 교환하면서 포의 행마 범위가 자연적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경우 다른 기물과의 합세 작전을 노리는 것이 좋다. 특히 차, 또는 마와 합세 작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때에 따라 졸을 전진시키며 뒤에서 호위하는 것도 좋다.

장기 프로 初단 장하영
장기 프로 初단 장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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