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그런데 엄마, 장기는 팔지 마” 아들 말에 눈물 흘린 싱글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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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그런데 엄마, 장기는 팔지 마” 아들 말에 눈물 흘린 싱글맘
  • 최미향 기자
  • 승인 2021.03.06 0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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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업장 2개를 폐업해야 했다"는 싱글맘 박혜원 씨
지난해 사업장 2개를 말아 먹었다는 싱글맘 박혜원 씨
"지난해 사업장 2개를 폐업해야했다"는 싱글맘 박혜원 씨

“지난해 사업장 2개를 폐업했더니 우리 아들이 글쎄 엄마, 나 중학교는 갈 수 있어?”라는 아들에게 무엇을 팔아서라도 보내줄 거니까 걱정하지마. 나는 엄마니까 무엇이든 다 해줄 수 있어.” 엄마의 대답은 시원시원했지만 가슴에는 눈물이 흘렀다.

그런데 엄마, 장기는 팔지 마아들의 마지막 말 때문에 참고 참았던 눈물이 그만 울컥 터졌다는 싱글맘 박혜원 씨.

아이 키우기 위해 급하게 서두른 두 번째 식당

단체손님 위주의 식당, 코로나 직격탄 맞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심중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 나는 엄마니까. 엄마는 악착같이 살아야 하니까 이쯤에서 눈물 보이면 안 되지. 내가 주저앉으면 너 혼자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지는데. 아들아, 엄마도 우뚝 설 테니 너는 절대 고개 숙이지 마라. 너는 엄마의 꿈이란다.”

지난 42020년 코로나로 인해 한해 두 번씩이나 식당을 폐업했던 싱글맘 박혜원 씨는 현재 중학교 1학년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다. “1년에 두 개의 가게를 폐업하는 사람도 참 드물 거예요.

첫 번째 식당은 여러 가지 복잡한 관계가 있어 지난해 4월 정리를 하고, 한 달 보름 만에 두 번째 가게를 오픈했어요. 그때는 그래도 코로나가 잠시 잠잠해질 무렵이었어요. 불안하긴 했지만 마음이 급했죠. 혼자 아이를 키우는데 그냥 손 놓고 놀 수는 없잖아요.”

하루라도 지체하는 것은 사치였어요. 서산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 않을 때 차라리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던 게 실수였어요.”

45살 싱글맘에게 덮친 토네이도

애를 써도 안되는 것을 기를 쓰고 있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8명이나 있을 만큼 별 무리 없이 잘 헤쳐나갔던 박혜원 씨의 두 번째 가게 해원횟집’. 하지만 어느 순간 2차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면서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 되고 말았다.

횟집이다 보니 음식 단가도 높았을 뿐만 아니라 개업했던 식당이 1, 2층 대형 룸으로 단체손님 위주다 보니 더 큰 피해를 입었어요.

결국 단체손님이 오지 못하니 그때부터 지급할 인건비가 가장 큰 문제였죠. 여윳돈이 있었다면 가능했을지 모르겠어요. 여건이 되지 않으니 도저히 못 버티겠더라고요. 결국 휘청거리다가 곧바로 엄청난 타격을 맞았던 겁니다. 45살에 토네이도가 우리 모자에게 덮쳤는데 정말 그런 위력은 처음이었어요.”

누구에게 의논할 곳도 없이 모든 걸 혼자 감내해야 했다는 박혜원 씨. “제가 영업을 잘못했다면 다 내 탓이다고 하겠지만 바이러스 때문에 그렇다 보니 상실감이 더 컸어요. 홍보하고 때론 공허하게 매달리기도 해보고 별의별 짓을 다 했는데 소생의 기미가 안보이더라고요.

어느날 문득 저를 돌아볼 기회가 생겼어요. 애를 써도 안되는 것을 기를 쓰고 있는 게 보였어요. 어쩔 수 없는데, 내가 어떡해 할 수도 없는데 아등바등하더군요.”

싱글맘 혜원 씨는 그때의 현상을 그냥 올라가려고 애를 썼는데도 계속 바닥을 치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가게를 접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이 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는 박혜원 씨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이 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는 박혜원 씨

과감히 가게를 접고 마지막을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게 한 것도 아들이었다.

과감히 가게를 접은 혜원 씨는 아이랑 함께 죽을까도 생각했다. 특히나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해도 경력은 되는데 나이에서 잘리는 현실도 문제였다고 고백했다. 더구나 장사하던 사람이 안 하니 구설수도 만만찮았다. 이런 일련의 것들이 그녀를 지탱하기 힘들게 했다.

하지만 그녀를 다시 일어서게 한 것은 바로 아들의 따뜻한 숨결이었다고 했다. “아이가 없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을 거라는 싱글맘 혜원 씨.

숨만 쉬어도 구설수, 미소만 지어도 이상한 소문 등 여러 가지 것들이 저를 옴짝달싹 못 하게 구석으로 밀어 넣었죠. 어쩌면 그래서 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는지 모르겠어요라며 바람 같은 미소를 흘린 그녀가 어느새 아들 얘기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달 동안 집에서 나가지 못하고 겨우 숨만 쉬고 살았어요. 참 쓸모없는 엄마였죠 제가. 가장인 엄마가 힘이 없으니 꼬맹이 아들이 제 눈치를 보며 걱정을 하는 거예요. 정신이 번쩍 났어요. 내가 누구 때문에 사는데 지금 이러고 있나 싶대요. 고단해도 우리 꼬맹이 때문에 다시 헤쳐나갈 수밖에 없었는데. 제가 아니면 아무도 우리 꼬맹이 안 챙겨주잖아요.”

2건의 폐업으로 성장한 값진 삶

다시 새롭게, 더 눈부시게 살아갈 것을 약속해요

혜원 씨는 코로나로 인해 금전적인 손해가 무지 컸지만 대신 사람을 볼 수 있는 아주 값진 걸 배웠다고 했다.

안목이 높아졌어요. 그리고 인내심도 배웠고요. 철없던 엄마가 많이 성장한 거죠(웃음). 내려놓는 법도 그때야 배웠어요. 이제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참 많이 노력해요.

대나무가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 자랄 수 있는 것은 줄기의 중간중간을 끊어주는 시련이라는 마디가 있기 때문이라잖아요. 저도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두건의 폐업이 바로 대나무의 중간 마디였던 거죠.

요즘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우리 꼬맹이 있어서 으샤으샤해요. 그 애가 바로 저의 파워에너지거든요.”

싱글맘 혜원 씨의 마지막 소원은 아들과 둘이 아프지 않고 지금처럼 친구같이 행복하게 사는 거라고 했다.

우리 꼬맹이가 없었으면 인생 재미도 없었을 거예요. 지금부터 다시 건강하게, 다시 새롭게, 더 눈부시게 살아갈 것을 약속해요. 꼭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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