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窓

김경집(인문학자, 전 가톨릭대학교 교수)
김경집(인문학자, 전 가톨릭대학교 교수)

자신들의 욕망을 드러내며 온갖 이권을 탐하면서 언론운운하는 쓰레기신문들이 얼마나 많은가! 거짓말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들으면 사실로 받아들인다. 그걸 노린다. 그 악순환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이른바 중앙언론이라는 데에서 진짜와 가짜가 뒤섞인 책 여론 조작과 이익 고수에만 몰두한 채 사람 냄새는 전혀 없는데 비해 <서산시대>에는 허튼 욕망이나 이권의 탐닉은 전혀 없으면서 사람 사는 향기가 진하다.

지역신문이 감당할 한계는 생각보다 크다. 재정, 인력, 취재 대상 등 어느 하나라도 소홀하면 내용은 부실하고 쉽게 야합하거나 지역유지들의 나팔수 되기 십상이다. <서산시대>라고 어찌 어렵지 않을까. 그러나 <서산시대>가 그런 한계에 도전하며 늘 서로 각성시키고 발로 뛰며 진실과 정의를 전달하는 걸 보면 조선·동아·중앙 같은 수구언론보다 백배천배 낫다는 판단이 들어 다행스럽고 자랑스럽다.

분명한 주제의식의 탐구심층보도와 유익한 연재들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정도의 지역 언론을 갖고 있는 지역공동체가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 좋은 신문은 좋은 독자가 지키고 키우는 것이고 좋은 여론은 좋은 시민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서산시대>를 응원한다.

어찌 다 좋을 수만 있을까. 아쉬운 점도 있다. 일간이 아닌 주간이고 지면의 한계도 있겠지만 한 면쯤은 과감하게 지역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생생한 목소리와 삶의 지혜 등을 담은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으면 좋겠다.

그것들을 모아두면 그대로 서산 시민의 역사가 될 수 있을 만큼. 도농복합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각 직업과 직능에 따라 시기적으로 풍부하고 적절한 지식과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늘 다음 주 신문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완전히 만족할 수야 없겠지만 나는 <서산시대>가 짧은 시간에 이만큼 성장한 건 일단 성공적이라고 여긴다. 고맙고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제 발로 걷는 단계다. 더 힘차게 뛸 수 있으려면 <서산시대>가 고민하는 시대정신과 우리가 실천해야 할 미래의제를 발굴하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구독자 수에 급급하고 매달릴 게 아니라 최상의 기사로 자연스럽게 선순환의 계기를 만들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전국의 지방지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서산시대>가 되기를 늘 응원한다. 서산이 <서산시대>의 자부심인 것처럼, <서산시대>가 서산의 자랑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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