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 실전-④

1. ()의 초반 속공

장기(將棋)를 처음 배우는 초심자나 고급자나 가장 좋아하고 애용하는 기물은 차()이다. 행마가 매우 유창하고 길이 직접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포진이 갖추어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물론 아마유단자 이상의 대국에서는 그런 경우가 흔하지 않다. 여하튼 초반부터 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그 재미는 쏠쏠할 것이다.

그렇다면 초반부터 차를 적극적으로 적진에 침투시킨다고 해서 상대 진영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을까? 결론부터 내리자면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상대 진영 내에는 차 뿐만 아니라 다른 기물들이 서로 연계하여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4선에 위치한 졸()의 수비선을 넘기가 어렵다. 장기 대국이 진행되면서 졸()의 수비선이 무너진다면 차가 충분히 침투할 수 있겠지만 초반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국 초반에 무작정 차로 상대 진영에 침투할 가능성이 높지도 않으며 그런 전술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2. ()의 활동과 위치

()는 직진성 기물이다. 그러나 차()만큼 직접적이지 않다. 행로는 전후좌우 방향으로만 가능하며 다른 기물을 넘어서 행마하기 때문에 간접적 기물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차()보다 파괴력은 약하나 수읽기에 따라 활용 가치는 변동 폭이 크다. 이러한 포의 행마 특성 때문에 대국 초, , 종반 가치와 위치에 차이를 두어야 하겠다.

대국 초반에는 포가 넘을 기물이 많지만, 기물의 밀집도가 높아 멱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포는 포끼리 서로 넘을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다. 따라서 대국 초반 포는 자기 진영에서 좌우를 넘나들며 상대 진영의 졸에 대한 둘잡이를 노리는 것이 좋다. 둘잡이에 실패하더라도 상대 진영을 교란했으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대국 중반에는 기물을 서로 교환하면서 포의 행마 범위가 자연적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경우 다른 기물과의 합세 작전을 노리려야 한다. 특히 차, 또는 마와 합세 작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때에 따라 졸을 전진시키며 뒤에서 호위할 수 있다.

대국 종반에는 궁성에서 수비하는 것이 좋다. 뛰어넘을 기물이 많지 않아 궁성 밖에서는 잡히기에 십상이다. 궁성 안에서 최대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상대 진영에 마가 있으면 마와 교환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비록 점수는 2점 손해를 보더라도 마의 기동력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하겠다.

3. ()의 전략적 위치

장기의 격언 중 차() 없는 장기는 마()가 왕 노릇 한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기물이 차()라는 것이다. 실제로 장기를 두다 보면 차 없는 장기는 기동력이 약해져 기물의 움직임이 둔해짐을 느낄 수 있다. 차는 공격이나 수비에서 거의 완벽한 역할을 한다. 둘째, 차 다음으로 중요한 기물이 마()라는 것이다. 그만큼 기동력이 뛰어나고 수비와 공격에서 빼어난 활약을 한다. 물론 마는 차보다 시야가 약해 움직임에 다소 제한이 따른다. 따라서 마는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마는 행마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차는 상대 기물에 의해 고립되더라도 웬만하면 스스로 탈출할 수 있고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지원군이 없더라도 자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마는 그렇지 않다. 다른 기물의 도움 없이 전장을 누비다가는 상대 덫에 갇혀 잡힐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마는 대국 초반에 상대 진영 깊숙한 곳에 침투하는 행마는 좋지 않고 궁성을 바로 요격할 수 있는 거리에서 관망하는 것이 좋다. 이 자리가 바로 전략적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장기 프로 初단 장하영
장기 프로 初단 장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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