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김병민 한림대 나노융합스쿨 겸임교수
김병민 한림대 나노융합스쿨 겸임교수

최근 기후변화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지속 가능한 sustainable’이다. ‘기후 위기가 현재 진행형인 시대에 지속 가능의 대상은 그동안 인류가 누린 모든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환경 파괴로 인해 지금까지 인류가 누렸던 모든 풍요로움이 멈추고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거꾸로 뒤집힐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속가능함을 위한 어떠한 행위도 구원의 행동이 된다.

특히 기업의 정책 변화는 개인의 노력보다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전 세계가 촘촘하게 얽힌 기업의 공급 사슬의 변화는 빠른 시간에 눈에 띄는 환경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2020년 초에 시작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가 보여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여러 방면에서 작용했다.

하지만 인류는 여전히 영리하고 지속 가능을 외치는 지점에서도 인류의 욕망을 숨겨 놓았다. 기업의 선한 영향력이 드러나면 결국 사람들에게는 정직한 기업이란 이미지가 새겨지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구원 행위에 의한 긍정적 결과라는 일차 함수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질을 중심으로 한 이해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존재한다. 그 그물 안에는 잘 알려져 있는 것도 있지만 알려지지 않는 것들도 존재한다.

각 가정 단위로 실행하는 재활용 분류의 대상에서 유일하게 다뤄지는 금속물질이 있다. 한 번 쯤 분리수거에 참여했다면 쉽게 알 수 있는 물질이다. 바로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의 용도는 플라스틱의 철학을 닮았다. 플라스틱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그 특수성 때문에 알루미늄은 일회용 금속으로 취급될 정도로 많이 사용한다. 잘 알려진 캔이나 포일은 모두 알루미늄이다. 그 만큼 알루미늄은 풍부하다. 산소와 규소에 이어, 지구 지각에 세 번째로 많은 원소다.

풍부하게 존재함에도 순수한 알루미늄을 얻으려면 에너지가 들어간다. 가령 1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하려면 2인 가구가 5년 넘게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필요하다. 알루미늄 생산은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3퍼센트를 차지한다. 알루미늄을 재활용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알루미늄을 재활용할 경우 보오크사이트에서 알루미늄을 추출해 생산할 때 필요한 에너지의 5%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커피 캡슐을 본 적이 없다. 특정 기업의 작은 커피 캡슐은 알루미늄이다. 수 많은 커피 제조업체 중 한 기업의 소모성 제품이 알루미늄이라고 해서 그 양이 얼마 되겠느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지만, 한 해 버려지는 캡슐 쓰레기만 최소 8천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재활용이 되지 않으면 결국 그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광석에서 제련해 금속을 얻어야한다. 결국 기업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세계 굴지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와 협력을 한다.

보오크사이트 광석을 채굴하려면 땅이 필요하다.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기니, 인도네시아의 거대한 열대림을 없애야 가능하다. 필요한 전기는 댐을 건설해 수력발전으로 얻는다. 알루미늄 1톤을 생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8톤을 배출해 대기로 뿜어 낸다. 생산과정에서 중금속이 지각으로 버려지고 토양과 물을 오염시킨다.

이 사실은 드러나지 않고 지속가능한 문구를 광고 카피 전면에 내세웠다. 열대 우림 커피 농장 전체와 협력해 친환경적으로 재배하며 공정 무역 거래로 농부의 행복한 웃음을 강조하는 커피 제품만 보인다.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은 커피 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담긴 모든 것이 포함됐으며 우리는 거기에 고가의 비용을 지불한다. 이 말은 우리가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물질 외로 들어가는 비용이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대상을 파괴하는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물질과 욕망이 자연을 삼키고 있다. 사라지는 아마존은 북극곰과 함께 기후변화의 대표적 아이콘이 됐다. 기후 변화를 줄이려고 달리는 자동차를 멈출 생각은 해도 버튼 하나로 쉽고 품위있게 마시는 커피를 끊지 못하고 지속한다.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전 지구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저항이 공감되며, 기업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있을 무렵 팬데믹이 찾아왔다. 안타깝게도 지구적 공감이 단절되고 국가별 생존으로 화두가 넘어갔다. 연일 배달과 택배로 쓰레기가 넘쳐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미처 알지 못한다고 생각되는 진실은 매우 단순하다. 소비를 줄이면 생태계에 미치는 폐해를 멈추진 못해도 많이 줄일 수는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바뀔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인식하면서도 외면한다. 당장 내가 버린 쓰레기가 날아와 내 심장을 파고 들거나 내 가족의 삶을 무너뜨리는 무기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적 미래를 호소하는 문구 아래에서는 덤덤한 얼굴만 보인다. 어쩌면 이 무심함이 이 전쟁 같은 팬데믹 시절을 버티는 데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적정선을 만들고 지켜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그 선들을 모아 지속이 정말 가능한선의 배열을 만들어야 하니까.

 

나는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커피 캡슐을 본 적이 없다. 특정 기업의 작은 커피 캡슐은 알루미늄이다. 수 많은 커피 제조업체 중 한 기업의 소모성 제품이 알루미늄이라고 해서 그 양이 얼마 되겠느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지만, 한 해 버려지는 캡슐 쓰레기만 최소 8천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재활용이 되지 않으면 결국 그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광석에서 제련해 금속을 얻어야한다. 결국 기업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세계 굴지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와 협력을 한다.

보오크사이트 광석을 채굴하려면 땅이 필요하다.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기니, 인도네시아의 거대한 열대림을 없애야 가능하다. 필요한 전기는 댐을 건설해 수력발전으로 얻는다. 알루미늄 1톤을 생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8톤을 배출해 대기로 뿜어 낸다. 생산과정에서 중금속이 지각으로 버려지고 토양과 물을 오염시킨다.

이 사실은 드러나지 않고 지속가능한 문구를 광고 카피 전면에 내세웠다. 열대 우림 커피 농장 전체와 협력해 친환경적으로 재배하며 공정 무역 거래로 농부의 행복한 웃음을 강조하는 커피 제품만 보인다.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은 커피 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담긴 모든 것이 포함됐으며 우리는 거기에 고가의 비용을 지불한다. 이 말은 우리가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물질 외로 들어가는 비용이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대상을 파괴하는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물질과 욕망이 자연을 삼키고 있다. 사라지는 아마존은 북극곰과 함께 기후변화의 대표적 아이콘이 됐다. 기후 변화를 줄이려고 달리는 자동차를 멈출 생각은 해도 버튼 하나로 쉽고 품위있게 마시는 커피를 끊지 못하고 지속한다.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전 지구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저항이 공감되며, 기업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있을 무렵 팬데믹이 찾아왔다. 안타깝게도 지구적 공감이 단절되고 국가별 생존으로 화두가 넘어갔다. 연일 배달과 택배로 쓰레기가 넘쳐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미처 알지 못한다고 생각되는 진실은 매우 단순하다. 소비를 줄이면 생태계에 미치는 폐해를 멈추진 못해도 많이 줄일 수는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바뀔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인식하면서도 외면한다. 당장 내가 버린 쓰레기가 날아와 내 심장을 파고 들거나 내 가족의 삶을 무너뜨리는 무기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적 미래를 호소하는 문구 아래에서는 덤덤한 얼굴만 보인다. 어쩌면 이 무심함이 이 전쟁 같은 팬데믹 시절을 버티는 데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적정선을 만들고 지켜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그 선들을 모아 지속이 정말 가능한선의 배열을 만들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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