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곰팡이나 미생물이 살아 있기 힘들어

특별기고

예전에는 탈취를 위해 신발에 10원짜리 동전을 넣어놓곤 했다. 지금은 재료가 바뀌었지만, 과거에는 구리가 많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구리에는 항균 기능이 있다. 물론 순수한 구리로 된 건 아니었고 구리와 아연의 합금이었다.

1966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행된 10원 동전에는 구리 88%가 함유됐다. 하지만 점차 함량이 줄어, 지금 사용하는 동전은 48%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항균 혹은 살균 효과를 기대한다면 옛날 동전을 사용해야 한다.

고대부터 주화를 만드는 데 구리를 사용했다. 구리가 제련이 쉽고 매장량도 풍부하기 때문이지만,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 물건이라, 살균 작용이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동전처럼 문손잡이나 난간, 엘리베이터 버튼 등 사람의 손을 많이 타는 곳에 구리로 된 물건이 많았다. 최근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항균 필름이 바로 구리 필름이다.

☞COPPER AGE

인류가 이용한 최초의 금속이다. 지구의 분포량으로 따지면 철이 훨씬 많지만, 철기시대는 동기와 청동기 시대 이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리광석은 비교적 큰 금속덩어리 형태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다른 금속은 광물에 섞여 있어서 존재를 몰랐고, 알더라도 별도의 복잡한 제련이 필요했다. 인류가 구리를 이용한 것은 최소 1만 년 이전으로 보고 있다.

☞BRONZE

동기 시대 이후, 주석과의 합금인 청동이 한 시대를 풍미했다. 청동기 시대는 지역과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현재 남은 유물로 보면 아랍에서 시작해 유럽과 중국 그리고 한반도로 확장했다. 구리는 무르다. 견고함을 필요로 하는 곳에 사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구리 합금인 청동은 단단하고, 표면의 녹이 산화로부터 내부를 보호한다.

☞THE STATUE OF LIBERTY

청동도 녹이 슨다. 실온의 건조한 공기중에서는 잘 산화되지 않지만, 공기가 습하면 습기와 이산화탄소가 작용해 녹이 슨다. 청동에 스는 녹은 염기성 탄산구리가 주성분으로, 녹청색을 띤다. 두껍지만 철과 달리 조직이 치밀해, 내부로는 스며들지 않는다. ‘자유의 여신상’의 특징적인 색이 바로 이 녹청색 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