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나의 ‘하! 나두 건축’ -①
序文

대부도 아일랜드 방주교회/(고)이타미 준의 유작이 된 교회/고품격 자연을 건축의 요소로 이용하여, 평화롭고 섬세하게 풍경속으로 녹아 든 건축물/밖으로 새어 나오는 조명은 고요하고도 경건하다.
대부도 아일랜드 방주교회/(고)이타미 준의 유작이 된 교회/고품격 자연을 건축의 요소로 이용하여, 평화롭고 섬세하게 풍경속으로 녹아 든 건축물/밖으로 새어 나오는 조명은 고요하고도 경건하다.

첫 문장을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는 문장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화두를 떠올렸는지 모른다. 수많은 메모를 뒤적이고, 미니홈피에 가서 20년 된 일기장을 들춰보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오래도록 스스로가 남겨 온 흔적들을 보면서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에 대하여 작은 결정 하나를 내렸다.

편안하게 여운이 흐를 수 있도록, 참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고백을 읽어 넘기기 쉽게 남겨야겠다. 격하게 개인적이고, 지극히 소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하게 폭닥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일주일쯤 전에 내 글을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나에게는 가볍지도 심각하지도 않은 30년 지기 짝사랑이 있다. 항상 곁에 있지만, 제대로 취하지 못했기에 갈구의 대상이 되어버린 나의 전공 건축.

참으로 열심히, 누구보다 재미있게 즐기던 매력적인 영역이었다. 아직도 언젠가 몸담을 의지가 있고, 한 자리씩 잡아가는 지인들과 둥기둥기 협업을 하고 싶은 마음도 완충 상태이다. 그러나 꽤 오랜 시간 필드에서 벗어나 있었기에, 커리어에 대한 거대한 갭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에 앞서서 우선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에 글을 쓰는 자리가 내 손끝에 하고 닿았다. 가끔은 건축인으로서, 대부분은 일반인으로서 살아가는 사고방식을 공유하려고 글쓰기를 도전하기로 한다.

요즘 여러 미디어에서 건축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방영 중이다. 그 방송을 시청하면, 높은 확률로 설레인다. 건축을 설계하던 싱그런 시절이 소환되고, 열정이 들썩거려서 눈에서 빛이 나곤 한다. 그리고 수년째 수정·보완 중인 워너비 주택의 조감도를 펼쳤다 접었다 한다.

사실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상상을 많이 해 보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 방법이 무엇이든 머릿속에만 남기지 않고 글과 그림으로, 혹은 사진으로 모아보는 것은 어떨까? 오래지 않아 갖게 될 나만의 건축물을 위해 스크랩북을 만들어 보기를 추천해본다. 얼기설기 모아 둔 자료라 할지라도 환영과 같던 생각이 내 집으로 태어날 때 기가 막힌 양념이 되어서, 간이 딱 맞는 내 입맛의 집이 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클라이언트가 취향을 여러 방법으로 드러낸다면, 건축가가 당신의 머릿속 조감도를 더욱 이해하기 쉬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주택 혹은 다른 건축물을 의뢰 하겠노라, 건축사를 만나러 가기 전에 내 마음속 이야기를 정리해 두기 바란다. 진행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며, 가미 된 취향은 환하게 빛을 발할 것이다.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전) 엄이건축/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전) SLK 건축사사무소/현) 건축 짝사랑 진행형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전) 엄이건축/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전) SLK 건축사사무소/현) 건축 짝사랑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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