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해와 달, 별빛을 닮아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비추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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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해와 달, 별빛을 닮아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비추었으면...”
  • 박두웅 기자
  • 승인 2020.12.22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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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가득 담아 나르는 행복 두루미”...서산시대옹달샘봉사단
맹정호 서산시장이 서산카리타스농수산물지원센터와 옹달샘봉사단을 방문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맹정호 서산시장이 서산카리타스농수산물지원센터와 옹달샘봉사단을 방문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늘 내 삶이 해와 달, 별빛을 닮아 세상에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위해 밝혀주었으면 한다.

독거노인생활관리사를 시작하고 12년 동안 관리한 어르신. 담당 지역이 바뀌면서 생이별하듯 눈물로 헤어졌던 어르신을 오늘 문득 생각이 나서 옹달샘 후원물품으로 나온 소뼈를 가지고 찾아갔다.

차 소리에 눈에 익은 개가 짖으며 달려 나왔다. 멀리서도 환하게 웃는 어르신의 모습이 예전보다 많이 수척해지신 것을 알 수 있었다.

외딴 집에서 말동무라도 하려고 개를 키우신다고 하신다. 이게 얼마 만이냐고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어르신 따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지나다 혹시 들리려나 기다리기도 하셨다고.......

내 나이 90이 넘었어...하루하루가 달라. 나두 얼마 안가서 요양원으로 가야 할 것 같어.......”

할 말을 잊고 어르신 두 손을 꼭 잡아드렸다. 요양원에서 마지막 삶을 보내야한다는...남은 마지막 생을 그렇게 받아들여야 하는 그 마음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마음 약한 생각 하지 마시고, 소뼈 끓여서 식사 잘 드세요. 어르신 아직 건강하셔요.”

밭에 심은 양파 몇 개를 봉지에 넣어 한사코 주시는 어르신의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르신 또 올께요. 건강하게 식사 잘하세요.” 차가 떠날 때까지 대문 앞에서 손을 흔들어 주시던 작고 힘없는 어르신의 모습이 이 밤 눈에 밟힌다.

서산시대 옹달샘봉사단 단원의 일기이다.

 

 

바깥보다 더 찌는 쪽방 독거노인들

쪽방촌 취재 후 옹달샘 봉사단 결성

 

옹달샘봉사단은 재작년 르포 도저히 안에 있을 수 없어요바깥보다 더 찌는 쪽방 독거노인들이라는 현장 취재 후에 결성됐다.

당시 복지사각지대의 심각성을 확인 한 서산시대 기자단과 독거노인생활관리사, 그리고 가족 등 25명이 주축이 되어 천주교 대전교구 사회복지회 산하 서산카리타스농수산물지원센터(기초푸드뱅크, 이하 카리타스)와 함께 설립됐다.

그리스어로 아가페(agapē))의 라틴어역이 카리타스. 카리타스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해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카리타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계시된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 및 그에 응답해서 인간이 신과 이웃에 보이는 사랑을 의미한다.

카리타스는 차별, 폭력, 인간성을 말살하는 가난과 빈곤이 더이상 없는 세상, 이 세상의 재화가 모든 이에게 공정하게 분배되어 남거나 모자라지 않는 세상, 모든 생명이 소중하게 여겨지고 미래 세대를 위한 공동선을 추구하는 세상,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이 희망을 찾고 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역량이 강화된 세상을 꿈꾼다.

 

 

옹달샘봉사단, ‘먹거리 기본권실천봉사단

누구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섭취할 수 있어야 한다

 

옹달샘봉사단은 나이, 성별, 경제·사회적 여건과 관계없이 시민 누구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섭취할 수 있어야 한다먹거리 기본권실천봉사단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과 경제불황으로 인해 취약계층의 후원이 줄어든 상황으로 옹달샘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독거어르신에게 매주 3회 이상의 후원 원칙을 준수하는 옹달샘에게 벅찬 일이었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었다. 적십자사회봉사회의 반찬나눔(취약계층 60여 가구/매주), 서산시자원봉사센터 사랑의 밥차(300여명/매주), 대산읍자원봉사협의회 반찬나눔(60여 가구/매주)에 식자재를 지원하고, 저소득층 아동청소년 지원(100여명/), 사랑의 꾸러미 등 지속적인 나눔문화를 실천했다. 동사무소와 면에 설치된 나눔냉장고에 대한 지원도 확대했다.

주요 후원처로는 신선농수축산물을 중심으로 대전, 천안 농수산물도매시장조합을 비롯하여 육류, 수산물 중견업체, 제일제당, 오뚜기, 롯데식품, 남양 등 100여 기업들과 천주교 산하 사회복지회, 충남도 광역푸드뱅크 및 한서대학교링크사업단 등 전국단위의 후원처와 지역내 후원자들이 동참했다.

 

 

기적은 상시 일어났다

150회 넘는 지원에 기부금액으로 4억 원대 넘어

 

기적은 상시 일어났다. 물품이 모자라면 어디선가 후원자가 나타나고, 창고는 단 한 번도 빈 적이 없이 매번 채워졌다. 이 모든 힘은 카리타스의 저력에서 나왔다. 대전, 천안 카리타스 조직의 제한 없는 지원은 쉼이 없이 서산으로 향했다. 유홍식 대전교구 주교님의 특별 배려다.

한서대에서도 발을 벗고 응원을 보냈다. 마스크 제작 지원에 행복 두루미 면바구니를 제작 지원했다. 올 한해 결산을 하면서 보니 150회가 넘는 지원에 기부금액으로 4억 원대가 넘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

베품과 사랑은 그렇게 유전이 된다

 

예쁜 빨간색, 노랑색 실로 정성껏 뜨개질한 목도리, 덧신, 손가방에 받침대까지...저를 생각하며 어두운 눈에도 뜨개질을 하셨다며 손에 쥐어 주시는 어르신...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옹달샘 선생님의 감동스토리다.

세상에 의붓아들 하나로 의지할 데 없으신 어르신이 자식보다 더 저를 자식처럼 생각해주시니....” 옹달샘봉사단 일을 하다보면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을 받는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울컥함. 옹달샘 선생님들은 만나 뵙는 그분들에게 오히려 우리가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사랑은 코로나19보다 더 전염이 강하고, 위대하다. 옹달샘 한 선생님이 주말에 피곤이 쌓인 탓인지 몸이 안좋은 상태에서 딸이 엄마 일을 대신하겠다고 나섰다. 어르신께 드릴 간장병마다 라벨을 부치고 독거어르신 댁 방문을 나선다.

아파트 위에서 내려다 본 딸이 씩씩하게 걸어가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여 사진 한 장 찍었다는 옹달샘 선생님은 우리들의 사랑스런 딸. 너희들이 어른이 되면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거야라며 대견해 했다. 베품과 사랑은 그렇게 유전이 된다.

 

 

올 한해 코로나19와 치열한 싸움을 마치며, 서산시대옹달샘봉사단은 2021년 신규사업으로 시내 중심가에 무료 푸드마켓(슈퍼) 설립 및 서산시가 지원한 냉장탑차로 시골지역 교통약자를 위해 방문하는 이동형푸드트럭도 계획하고 있다.

옹달샘봉사단은 가난하고 소외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세상. 사랑과 배려가 넘치는 우리 지역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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