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르신들에게 매년 연탄을 전해주는 가재휘 씨

대륙이동통신 가재휘 대표
대륙이동통신 가재휘 대표

늘 겨울이 되면 습관적으로 봉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서산시 고운로 73’에 터를 잡은 대륙이동통신을 운영하는 가재휘 씨다. 그에게 봉사는 무엇일까. ‘누군가를 위해서 사랑을 전달하는 전도사?’ 아니면 꽤 근사하고 행복한 삶을 선물하는 산타?’라는 대답을 들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가 씨의 입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습관적인 것이라는 단답형만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로 5일 동안 단 한 명의 손님도 찾아오지 않았다는 그에게서는 지친 기색보다 군고구마 같은 따뜻한 아저씨 미소만이 매장 안을 밝힐 뿐이었다.

- 올해도 여전히 연탄 기부를 했다고 들었다. 시민을 대신하여 감사드린다

습관적으로 하다 보니 또 하게 됐다. 하지 않으면 스스로 허전하고 그냥 내가 불편하다. 특히 때가 되면 SNS상에서 과거를 돌아보게 해주는 게 그것이 마치 (봉사)세뇌시키는 것 같다. 뭔가 해 줘야 할 것 같고, 안 하면 내가 편하지 않고.

이번에는 코로나로 꾸준히 매출이 떨어졌다. 5일 동안 손님이 단 한 사람도 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 잔고가 비어 찝찝했는데 마침 통장에 ()딱 꽂히니까 아무 생각하지 않고 얼른 연탄값부터 쏴 줬다. 순전히 이것은 남을 위한 것보다 내가 편하자고 하는 것이다.

- 연탄 봉사를 하게 된 계기라도 있나?

7년가량 시골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영정사진을 찍어줄 때가 있었다. 마을마다 찾아가 사진을 찍을 때면 태안 남면에 계시는 부모님 생각이나 더 부지런히 찍곤 했다.

어느 해, 한파가 제대로 몰아닥칠 때였는데 마침 쌀이 들어있는 꾸러미를 들고 허름한 집을 방문하게 됐다. 그때 본 어르신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냉골인 방안에서 두꺼운 이불에 의지한 채 앉아 계시는 모습이라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입김이 솔솔 올라오는 방안이었는데 얼마나 마음 아프던지.

마침 지인들이 또 연탄 봉사를 하길래 잘됐다 싶어 형편 되는대로 나눔을 하게 됐다. 올해는 코로나로 더 추운 겨울이 될 텐데 봄이 될 때까지 어르신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계셨으면 좋으련만 걱정이다.

- 코로나로 인해 점포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누구랄 것도 없이 다들 힘드니 힘들다고 말도 못 하겠다. 지금 오후 늦은 시간인데도 오늘 종일 손님 하나 없었다. 기본 지출은 또박또박 나가는데.

코로나 전에는 하루도 공치는 날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오면서 연초부터 하루 이틀 공치기 시작하더니 연말로 오면서 더 없다. 지난달에는 한 5일 동안 손님 한 분 없었다. 4주 중의 한주는 그냥 손님이 없다고 보면 된다.

사실 (손님)없어도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 소독해야 하고 또 언제 누가 오실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떡하냐.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다들 같은 상황인데. 장사가 아무리 안되더라도 어르신들 사지로 내몰 수는 없지 않냐. 차가운 곳에 주무신다고 생각하면 내 부모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 대륙이동통신을 운영하는 가재휘 씨는 서산시보건소 앞을 지나다 보면 고생한다라는 플래카드를 봤단다. 생각 같아서는 과일이나 음료수, 커피라도 좀 넣어주고 싶지만 지금 완전히 (통장)바닥나 할 수가 없다나중에 ()생기면 다른 지역은 못 해주더라도 같은 지역이니까 조금씩 도와줄 예정이라고 말은 했는데 실상 그때가 언제인지는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대형 유리창 너머 보이는 인도에는 사람의 그림자라곤 보이지도 않았고, 드문드문 차들만이 조심조심 지나고 있었다. “확진자 소리에 귀를 틀어막고 싶을 만큼 예민해져 있다는 가 씨는 배려하는 마음들이 모여 더는 퍼지지 않고, 하루빨리 코로나 종결선언이 울려 퍼지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건강 잘 챙기라는 덕담을 하면서도 연신 미소만은 잃지 않는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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