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웅 편집국장
박두웅 편집국장

2020년은 코로나19 중심에 서 있다. ‘코로나19’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경제 악화가 코로나 블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 고용위기는 청년층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왔다.

청년층에서는 실업급여 타는 20, 그냥 쉬는 30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높다. 실업급여를 타는 20대는 1년 만에 2배로 급증했고, 취업준비 등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30대는 역대 최고치인 30만 명에 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쉬었다고 답한 20~29세 청년은 41만 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1000(20.9%) 증가했다. 이는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그냥 쉰’ 30대는 287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7000(24.7%) 증가했다. 그냥 쉰 20대와 30대 인구를 합치면 697000명으로, 무려 70만 명에 달한다.

실업급여 수급자 수를 보면 그 심각성이 고스란이 드러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실업급여 수급자 가운데 20대 이하 수급자는 11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000(99.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령대 수급자 증가율은 그 절반인 49%에 불과했다. 월별 증가율을 살펴보면 20대 이하 실업급여 수급자는 111.9% 223.1% 337.3% 448.3% 570.7% 690.2% 792.0%를 기록했다. 이는 다른 연령대의 수급자 증가율이 어느 달에도 50%를 넘지 못했다는 점과 대비된다.

보통 20대는 실업급여 수급과는 동떨어진 연령대라고 인식돼 왔다. 그러나 청년 취업난이 심해지고 20대 청년들이 다수 종사하는 음식숙박업·여행업·교육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위기가 덮치면서 현실과 인식이 어긋나기 시작한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일부 청년의 취업이 조금 늦어지는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이는 세대를 뛰어넘는 큰 사회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청년의 첫 취업이 1년 늦어질 때마다 경력 손실로 인해 10년 동안 임금의 최대 8%를 덜 받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또 불경기에 취업하더라도 첫 직장의 조건이 좋지 못하면 10년 후 임금과 고용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 청년 세대의 위기는 대한민국에 두고두고 나쁜 족적을 남긴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개입해 현 청년층의 취업기회 상실을 보전하고 일경험 축적과 인적자본 형성을 돕지 않는다면 고령화된 인구를 부양할 미래 세대의 역량이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 세대가 자칫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현 청년층으로 하여금 일경험을 축적하게 돕는 사회적 배려가 시급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의 현재 정부 정책에 고용지원금 등 청년들의 취업을 위한 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실업 상태에 있으니 복지 성격으로 현금 지원을 해주는 것이지, 이것이 일자리 대책은 아닌 것이라는 지적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특히 지자체는 청년 실업기간 동안 다양한 지원과 함께 4차 산업 등 새로 발달하고 있는 산업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교육지원 등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청년 지원정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들은 고령화 사회 대한민국을 짊어질고 갈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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