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릴레이 1인 시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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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릴레이 1인 시위, ‘왜?’】
  • 박두웅 기자
  • 승인 2020.11.29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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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올께”라는 아버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산업현장
산업재해로 한 해에 2,020명이나 사망...책임지는 기업주는 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연내 제정 촉구. 정의당 충남도당(위원장 신현웅)은 지난 19기자회견에 이어 26일 서산의료원 사거리를 시작으로 현대제철 당진공장(123), 태안화력발전소(1210), 천안지역(시간장소 미정) 등에서 중대재해법 제정 촉구 정당연설회를 연이어 개최 또는 계획하고 있다. 법안 연내 통과를 위한 정의당 전국집중행동의 일환이다.

민주당조차 중대재해법 발의를 하고, 야당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조차 초당적 협력 입장을 표명한 사안임에도 연내 처리를 기대했던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대재해법을 논의할 국회 법사위는 윤석열 검찰총장 출석 문제를 놓고 연일 공전 중인데다 과잉규제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경영계의 행동이 심상치 않다.

이에 본지에서는 정의당이 연일 1위 시위에 나서고 정당연설회를 개최하는 배경과 중대재해법 연내 제정 가능성에 대해 살펴본다. - 편집자 주

 

다녀올께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산업현장

한해에 산업재해로 2,020명 사망하는 대한민국

 

산업재해 사망률 OECD 1위 국가, 연간 10만 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국가, 매해 2천 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국가. 대한민국 산업재해의 실상을 나타내는 지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한 해에 109,242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2,020명이 사망했다.

산업재해 사망률 수치와 지표 너머엔 사람의 안전과 생명보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기업경영이 있다. “다녀올게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우리네 아버지가, 주택청약계약금 때문에 근로하던 우리네 어머니가, 등록금 마련을 위해 건설현장에 뛰어든 청년이, 산업재해 사망률이라는 단어 속에 숨어있다.

지난 26일 서산의료원사거리에서 개최된 정당연설회에서 신현웅 충남도당위원장은 여러분! 여러분이 일터로 나설 때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어떻게 인사를 하고 나오십니까. ‘다녀올께’, ‘이따 보자라고 인사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당연한 인사, 이 당연한 약속을 못 지키는 사람이 하루에 7명이나 됩니다. 작년 한해 중대재해로 인하여 사망한 노동자는 2020명에 이릅니다. 사람이 죽었으면, 막을 수 있는 죽음을 막지 못했다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지 않습니까. 사업장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시설물에 대한 보강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작년 2020명의 사망사고 중 대표이사가 책임을 진 사례가 몇 건인지 아십니까. 2건입니다. 사람은 2020명이 죽었는데, 책임을 진 대표이사는 고작 2건이라는 얘깁니다. 산업안전관리자만 세워 놓으면, 그에게 총대를 메어 놓으면 대표이사는 책임을 비껴갈 수 있는 현행법의 문제입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대재해를 유발한 기업들의 벌금액은 얼마인지 아십니까. 고작 448만 원입니다. 중대재해를 유발해서 노동자가 장애인이 되고, 죽어 나가도 기업은 벌금 448만 원이면 퉁칠 수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한 마디로 교통사고처리법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의 실상이다. 신현웅 위원장은 태안화력발전소의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 지 2년이 다가오고 있다. 여전히 하루 평균 7명의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을 보며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중대재해와 사회적 참사에 대해 기업에게 분명하게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법의 통과는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중대재해법이란?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된 중대재해법은 영국 법률을 모델로 한다. 영국은 지난 2007년부터 산업재해를 범죄로 특정한 이른바 기업살인법(Corporate Manslaughter and Corporate Homicide Act)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오늘날 대부분의 대형재해 사건이 특정한 노동자 개인의 위법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기업 내 위험관리시스템의 부재, 안전불감 조직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사업주의 책임과 이에 따른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대 국회에서 20174월 대표발의하여 20179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이후 논의되지도 못하고 심의 없이 폐기된 바 있다. 이어 21대 국회에서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611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벌률()’ 대표발의로 공론화됐다. 이날 강 원내대표는 “21대 국회는 죽음의 행렬을 막아달라는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에 바로 응답해야 한다면서 중대재해법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1111일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법안을 발의하면서 현재 2가지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법안은 산업재해 현실을 반영해 기업의 안전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는 게 목적이다.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으로는 발주처와 원청, 하청 등으로 이어지는 사업 여건에서 재해를 일으킨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하기 어려웠다. 또 형법상 재해를 일으킨 사업주에게 업무상과실치사를 적용하는 데도 현행법상 한계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경영책임자에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 원~10억 원 벌금 중대재해를 일으킨 법인·기관에 1억 원~20억 원 벌금 손해액의 3~10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등을 담고 있다.

사업 인허가 권한이 있는 공무원이 직무를 게을리해 중대재해에 이르게 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3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산업재해 발생 시 현장 관리감독자나 원청의 중간관리자만 처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발주처와 정부 기관의 책임자도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도 사업주처벌 징역 하한과 법인의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금 하한이 다를 뿐 대동소이하다. 다만, 박주민 의원 안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한해 중대재해법 적용을 4년 동안 유예한다.

 

 

거대 양당 추진의지 있나?...중대재해법 당론채택에도 주저주저

재계 기업에 대한 과잉처벌, 산재예방 효과 증대도 기대할 수 없다

 

 

중대재해법에 대한 재계의 입장은?

 

지난 20일 경총을 포함한 국내 30개 경제단체가 강은미 의원과 박주민 의원이 각각 발의한 중대재해법 제정안에 대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강한 제재규정들을 포함하고 있는 과잉규제 입법이라면서 산업안전보건문제 해결을 위한 예방적 대책보다는 사후처벌 위주로 접근하여 정책적 효과성도 낮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대재해법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적극적·능동적인 안전경영 추진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경총은 사업주 및 원청이 책임과 관리범위를 넘어서 안전·보건규정을 모두 준수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종합적 고려 없이 더욱 포괄적으로 사고의 책임을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의 사업주 처벌형량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며, 사업주 처벌을 강화한 개정 산안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사고 발생 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더 강하게 처벌하고자 처벌수위를 더 높이는 것은 기업에 대한 과잉처벌이며, 산재예방 효과 증대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률안이 제정될 경우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CEO 기피현상만 초래하는 등 기업의 경영활동만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법률안 제정에 반대하며, 처벌강화 입법은 개정산안법의 적용 상황을 평가한 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국민의힘, 중대재해법 당론채택에도 주저주저

정의당 거대 양당은 연내 입법에 적극 동참 촉구하라

 

신현웅 위원장은 정당연설회에서 민주당은 당론채택에 여전히 주저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둔감한 정치는 존재할 수 없다며 거대양당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신 위원장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국민의힘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당 차원의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9, 20대 국회에서 야당이라서, 의석수가 압도적이지 않아서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의 몽니를 물리칠 수 없다고 이야기했으면서 180석을 가진 지금은 왜 못 하는 겁니까. 왜 안 하는 겁니까. 사업주들의 눈치를 보면서 노동자들의 안전에 눈을 돌릴 꺼면 왜 정권을 잡으셨습니까. 왜 진보진영인 것처럼 했습니까라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촉구합니다. 당신들이 진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이 눈꼽만치라도 있다면 이제 사업주의 눈치는 그만 보고, 지금 당장 노동자들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을 하셔야 합니다. 지금 당장 중대재해법 제정에 힘을 보태셔야 합니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장철민 의원이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중대재해법 제정안 사이에서 당론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산업재해 예방에 초점을 맞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과 기업에 의한 대형 인명사고를 막기 위한 중대재해법 개정을 함께 하는 투 트랙전략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기업의 중대과실로 근로자가 사망하면 물어야 하는 벌금의 하한액을 500만 원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강은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산재 형량 분석 결과, 벌금형의 경우 자연인은 평균 420만 원, 법인은 448만 원으로 조사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산안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이다. 지난 2018년 말에도 기업의 안전관리 부실로 사망한 김용균 씨 사건을 계기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지만, 경영계 반대로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하한선(징역 1년 이상)을 두는 조항은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반영되지 못했다. 지난 1월 김용균재단은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김용균법이 필요하다는 성명서를 통해 발전소에서 개정 산안법이 적용되더라도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은 막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2018년 한국서부발전 사내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의 사망 사고를 계기로 산안법이 전부 개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해 산업재해 예방조치 등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어 경영진의 책임을 입증하기 어렵고, 처벌의 하한선이 없어 대형 산재에도 벌금 수백만원만 물고 넘어가는 관습도 그대로 남은데다, 보호할 수 있는 노동자의 범위도 좁아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중대재해법, 연내 처리 가능성은?

 

우선 새로운 법을 제정할 경우 반드시 공청회·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중대재해법을 논의할 국회 법사위는 요즈음 윤석열 검찰총장 출석 문제를 놓고 연일 공전 중이다.

이 문제에 대해 신현웅 위원장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서산 시민 여러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벌이는 권력투쟁에 여러분들의 일상이 있습니까. 아니면 매일같이 죽어 나가는 노동자들, ‘이따보자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에 여러분의 일상이 있습니까. 우리 국민들을 대표하는 국회가 윤석열과 추미애의 싸움에만 골몰해야 합니까. 아니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야 합니까라며 “2020년 마지막 정기국회가 129일이면 끝난다. 이제라도 국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회 본연의 임무로 복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문제는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중대재해법을 과잉규제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경영계의 벽이 가로막고 있다.

아직까지 거대양당이 공식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고 상임위에 맡기고 있는 점도 거대 양당의 입법과제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지난 25"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하지 않거나 연내 제정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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