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로 5천만 원을 들고 택시 이용한 시민, 지혜 발휘하여 수거책 검거

개인택시 운전사 정일화 씨
개인택시 운전사 정일화 씨

자녀를 납치했다고 속여 가며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질러온 일당 중 수거책이 25일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서산에 거주하는 60~70세가량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로, 전화를 이용 자녀가 사채를 갚지 못해 감금해 있다는 말로 협박해 현금을 갈취하려고 시도한 사건이다. 이 일로 일당 중 불법체류 중인 중국인() 수거책()을 검거했다.

이번 사건은 서울에 사는 아들이 사채를 갚지 않아 잡혀있으니 5,000만 원을 들고 택시를 이용하여 목적지(예산군)로 가져올 것등 납치를 빙자한 협박을 종용한 혐의다.

예산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납치 빙자 사건의 수거책은 우리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불법체류 중국인이었고,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시작한 사람이라며 수거책이 지닌 휴대전화에는 모든 내역이 삭제되어 복원할 수 있도록 맡길 예정이다. 현재 수거책은 본국으로 강제추방했다. 자세한 사항은 조사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용감한 시민 정일화 씨에게는 오는 30일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라며 최근 들어 서산지역에서 유난히 전화금융사기 범죄가 자주 일어난다. 특히 수법 또한 다양하게 진화되고 있느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30일 예산경찰서에서 감사패를 전달받은 정일화 씨
30일 예산경찰서에서 감사패를 전달받은 정일화 씨

 

인터뷰지혜 발휘하여 보이스피싱 검거에 일조한 용감한 시민 정일화 씨(41)

 

5천만 원 돈 가방을 들고 택시에 오른 시민을 지혜를 발휘하여 지켜낸 용감한 택시 운전사

 

Q 언제 어디서 손님을 모셨나?

2413시 정도 터미널에 60~7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택시에 타길래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고 하셨다. 수화기를 끊지 않고 계속 연결된 상태였는데 아주머니가 조카를 바꿔줄 테니 통화해보라라고 하셨다. 수화기 너머 조카분이라는 사람과 통화를 하며 목적지를 알았다.

 

Q 목적지로 이동 하면서의 이야기를 해달라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 찰나, 갑자기 아주머니가 나를 툭 치더라. 사실 조직원들이 아주머니에게 통화를 계속 연결한 상태로 오라고 했으니 말을 할 수가 없는 상황에서 내게 명함과 볼펜을 달라고 하셨다. 아주머니는 명함에 우리 아들이 사채업자한테 잡혀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며 적어주더라. 그때부터 도착할 때까지 필답으로 대화를 했다.

예산군 덕산 근처에 다다랐을 때 갓길에 차를 세우고 화장실 갔다 온다고 하며 휴대전화는 연결된 상태라 차에 두고 내리라며 할머니를 불러냈다.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아침 일찍 범인들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아들이 친구랑 같이 사채업자한테 돈을 빌렸다. 그 친구는 도망가고 아들은 붙잡고 있다. 아들을 살리고 싶으면 5천만 원을 준비해서 예산으로 오라고 했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때까지도 정말 사채업자한테 아들이 붙잡혀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니 그것도 불법감금 아닌가. 어떡하든 경찰에 신고하여 구해주려고 했다. 아들 명함을 달라고 아주머니에게 말했고 건네받아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휴대전화 대신 일반전화로 통화를 했는데 마침 아들이 직접 전화를 받았다.

문제는 아들 또한 나를 믿지 못하고 어머니 사진을 찍어 보내주면 믿겠다고 하더라. 그건 당연하다. 그리고 일사천리로 상황이 진행됐다. 먼저 경찰에 신고하며 시간이 많이 지체됐으니 빨리 목적지로 가 달라라고 부탁했다. 경찰은 먼저 목적지에서 대기하고 있고, 나랑 아주머니는 자연스럽게 출발하며 인근 주차장으로 가 있을 테니 누가 와서 돈 달라고 하면 줘라. 형사들 다 깔려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불안함을 달래드렸다.

 

Q 이번 사건을 당하면서 소감 한마디 해달라.

모든 것이 영화와도 같은 시간이었다. 아주머니는 경찰과 같이 가 은행에 재입금을 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너무 뿌듯했다. 비록 온종일 공치는 날이었음에도 행복한 것은 한 가정을 살려냈다는 것과, 특히 고생하면서 모았던 애정 있는 돈을 지켜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끝까지 달려가 함께 하겠다는 약속 꼭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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