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약사의 「약」이야기-73

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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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1개월 남짓 남았다. 그동안 침착했던 시간이 깔대기 여울목에 빨려가듯 거세게 돌진하는 시점이다. 정신 차리고 가눈다. 남은 한 달 동안 무엇을 하고 어떻게 마무리할지를 정할 때이다.

필자는 해마다 이맘이면 지난 삶을 주마등처럼, 그러나 최대한 차분히 그려본다. 기억할 수 있는 건 모두 캔다. 가장 어린 시절부터 잠재의식에 투영된 매 순간들을 내 의식에 투영시킨다. 그러나 반성할 필요는 없다. 내가 실현하였던 생각과 행동들은 그 시절 자아라는 그릇 속 시야와 가치관 내에서 최적의 행위였을 것이니.

필자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시절은 5세인데 단편적 이미지 몇 조각만 남아 있다. 국민(초등)학교 이후부터는 정보량이 확연히 늘어난다. 학창 시절은 학교를 중심으로 한 해 한 해마다 어떠한 사건과 일들이 있었는지 되살릴 수 있다. 성인 이후 직장생활은 시기가 가까워서 기억하는 일들이 많지만, 순서를 제대로 가늠하기 어렵다. 아마도 삶의 변화가 적고 단순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간은 흘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이르렀다. 참 신기하지 않은가. 흔히들 시간은 바로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한다. 마치 빗길 속 밤길에 전조등과 와이퍼에 의지해 어딘가를 향하여 견디며 살아가는 것과 같다. 앞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 장애물을 인식했을 때 반응하기에 너무 늦었을지 모른다. 시간은 그러하다. 어떠한 일이 있을지 아무런 정보를 흘리지 않는다. 덥덥하고 무미한 규정자일 뿐이다. 그러나 냉혹하지만은 않다.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던가. 하여, 필자는 젊은 20, 30의 청춘들이 부럽지 않다. 이미 맛보고, 지내고, 겪어보았다. 누군가에게 빼앗기거나 팔리지 않은 시간들이다. 그 시간들은 필자가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무료로 경험하였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절대적 시간을 깨기 위해 부단히 애써왔다. 대가를 치르고 젊은 시간을 연장코자 하였다. 물론 불로초는 없다. 언젠가는 늙고 이 세상을 떠나게 마련이지만, 외모를 젊음으로 꾸준히 유지하고자 하였다.

피부를 젊게 유지하는 약물이 있을까? 몇 가지만 소개한다. 피부가 젊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피부가 깨끗한 상태이고 탄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기미나 주근깨가 적고 피부에 함수량이 높은 상태이다. 기미와 주근깨에 주목하면 결국 멜라닌 색소의 생성량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에 대한 약물로 과거에는 비타민C가 알려져 있었으나 이는 이론적일 뿐이었고 실제 임상에서는 그리 효과가 높지 않았다. 약국에서는 비타민C와 시스테인 복합제가 팔렸다.

이후 개발된 성분이 트라넥삼산이라는 성분이었다. 확실히 기존의 비타민 계열보다 효과가 좋은 것으로 검증되었다. 그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미의 혈관 계통에 작용하여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성분은 지혈제로 쓰이기 때문에 심장질환이나 고지혈증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사용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

히드로퀴논이라는 성분도 있다. 국내에서 유명한 도미나크림의 주성분인데 멜라닌 색소의 과다 침착을 억제한다. 보통 3개월 정도 사용하면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러나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가 자극받아 변색하는 경우가 있으니 취침 전에 사용하여야 한다.

비사보롤과 코직산 등도 멜라닌 생성을 억제한다. 국내에서는 동성제약에서 랑스크림으로 상품화하여 시판하고 있다.

어느 성분이든지 꾸준히 사용하다 보면 피부에서 기미, 잡티가 옅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사실은 멜라닌 색소 그 자체는 피부 보호 측면에서 필수 인자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지나친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용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장하영 세선약국 약사
장하영 세선약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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