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 그녀의 파란 눈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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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 그녀의 파란 눈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건....
  • 서산시대
  • 승인 2020.11.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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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쌤의 미술읽기-⑳
아티스트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국적 이탈리아/출생-사망 1884년~1920년/제작연도1918년 ~ 1919년경/종류 유화기법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크기54 x 37.5 cm/소장처 개인
아티스트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국적 이탈리아/출생-사망 1884년~1920년/제작연도1918년 ~ 1919년경/종류 유화기법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크기54 x 37.5 cm/소장처 개인

슬픔에 가득찬 한 여인이 부모가 사는 5층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자신의 어린 딸을 남겨둔 채 뱃속에 8개월 된 아기를 품고 그녀는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녀가 떠난 그날은 1920126. 그녀는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어쩌면 그녀는 사랑하는 연인을 더 이상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 때문에, 혼자 죽게 내버려 두었다는 죄책감으로, 그가 없는 세상을 혼자 살아가기에 슬픔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을까.

그녀의 연인은 그녀가 죽기 이틀 전 결핵 수막염으로 36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화가 모딜리아니였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는 숨이 턱 막혀왔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만삭의 임산부에게 이 무슨 비극적인 일이란 말인가. 곧 태어날 아기를 보며 행복해야 할 시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니…….

임신과 출산을 해 본 여자들은 알 것이다. 임신 8개월이라면 이미 아이의 태동이 느껴질 시기이고, 조만간 아기와의 해후를 손꼽아 기다리며 행복해야 할 시간인데.

출산을 앞둔 여인은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비극적 죽음을 선택했을까? 소설 속 실화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한층 더 슬픈 것은 아마도 이것이 그림 속 인물이 남긴 사랑의 결말때문은 아니었을까.

화가 모딜리아니와 그의 아내 잔느의 비극적 죽음은 지금까지도 반고흐의 자살사건 만큼이나 비극적 이야기로 미술사에 남아있다.

파란 눈의 목이 긴 여자 초상화를 그린 것으로 유명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활동한 조각가이자 화가였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지적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예술에 대한 재능이 남달랐지만, 아쉽게도 어렸을 때부터 병약해 결핵, 늑막염, 장티푸스에 걸리는 불안을 맡는다.

그는 비록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지만, 당시 아방가르드의 중심지였던 파리로 가 1906년 몽마르트 지역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 가난한 화가의 삶을 살면서 마약, 압생트에 중독되어 서서히 피폐한 삶으로 빠져들어 갔다. 그의 초기작은 하폭에 그림을 그리다 브랑쿠시에 영향을 받아 조각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전쟁으로 재료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1917, 러시아 조각가 소개로 일본인 화가의 모델이었던 19살의 잔느 에뷰테른을 만나게 된다.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됐고 함께 살게 된다.

모딜리아니는 파리의 가난한 화가였다. 보수적인 부르주아적 배경을 가진 잔느의 부모님이 모딜리아니를 마음에 들어 할 턱이 없었다. 더구나 로마 가톨릭 집안이었던 잔느의 가족들은 유대인이었던 모딜리아니를 경멸하기까지 했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그들은 가족의 반대가 심해 결국 잔느는 자신의 가족과 인연을 끊게 된다. 비록 가족에겐 인정받지 못하는 삶이었지만 그들에게는 분명 행복한 미래만 펼쳐질 줄 알았다.

1917123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딜리아니는 전시회도 열었다, 비록 경찰의 제지로 몇 시간 만에 문을 닫아야 했지만 말이다. 이후 그는 니스로 건너가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작품도 팔게 됐고, 사랑하는 잔느 사이에 아이도 낳았다. 아이의 이름은 엄마와 같이 잔느라 지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19년 겨울부터 극도로 건강이 나빠진 모딜리아니는 이듬해인 1920124일 결핵 수막염으로 결국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 잔느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이틀 후 모딜리아니가 그랬던 것처럼 잔느역시 어린 딸 잔느를 남겨둔 채 5층에서 뛰어내리고 만다.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다시 보니 목이 긴 그녀의 모습은 눈동자조차 없이 무표정한, 마치 차가운 조각상 같은 모습이었다. 모딜리아니는 그녀가 자신을 따라 죽을 것을 이미 눈치챘을까? 그래서 그녀의 파란 눈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걸까?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강민지 커뮤니티 예술 교육가/국민대 회화전공 미술교육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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