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 하였다. 입술이 없으면 이빨이 시리다는 뜻이다. 초반에 이뤄지는 장기 포진은 치아라 할 수 있는 궁성에 입술과 옷을 입히는 과정과도 같다. 궁성이 엉성하니 이빨이 시리듯 왕도 춥다. 빨리 모양을 갖추어야 한다. 주로 궁성의 면과 귀, 그리고 4선인 중앙, 귀위 부분에 기물을 갖추어 이중으로 보호해야 한다. 이에 따라 포, 마, 상이 적절한 위치에 들어갈 것이다. 이중 서로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포진을 결정하는 전략적 기물은 마(馬)와 상(象)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마의 위치에 따라 상이 결정되고 그 반대로 상의 위치에 따라 마의 위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진의 종류도 결정된다. 포진의 종류로는 크게 귀마형, 양귀마형, 원앙마, 면상, 양귀상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더 복잡해진다. 따라서 그 하나하나마다 모두 외울 수는 없고 전반적으로 큰 틀에서 맥락적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지엽적인 수순들은 상황에 따라 수읽기를 통하여 해결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정답도 없고 나름대로 장, 단점이 있으므로 상대방이 포진을 갖추어 나갈 때 그 수(手)의 의미와 본인이 응수한 수(手)의 의미만 정확히 이해하면 족하다.

포진의 종류에서 기본적으로 판단할 기물은 마와 상의 위치이다. 마와 상이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절대적 좌표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마와 상의 상대적 관계 즉, 유기적인 연결성을 헤아려야 포진의 특성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전에 흔히 나오는 포진을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장면도-1>을 보자. 초는 전형적인 귀마형 포진을 차리고 있다.

<장면도-1>

초의 마(馬)와 상(象)의 위치 관계를 잘 보자. 마 하나는 귀마로 가 궁 안에 있고 다른 마(馬)는 궁 밖에서 다른 기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4선에 있는 귀위상(象), 중앙상은 상대 졸을 간간히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상 밑에서 마가 지원해주는 포진이 귀마형 포진이다. 기물 간의 자리 충돌이 적고 수비와 공격이 비교적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국자가 가장 많이 쓰는 포진이다.

<장면도-2>를 보자. 초는 전형적인 선수 원앙마 포진을 차리고 있다.

<장면도-2>

이 포진의 특징은 4선에 고등마가 있으며 3선의 마(馬)와 서로 호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모양에서는 상(象)은 중앙으로 진출할 수 없다. 따라서 상 하나는 변으로 진출하고 다른 상은 차후 진출할 기회를 노리며 지금 당장은 고등마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양마가 서로 호응하고 있는데 고등마의 힘이 상당히 강력함을 확인할 수 있다. 단 한 번의 행마로 한의 포나 졸 등 다른 기물을 쉽게 노릴만한 위치에 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앙마 포진의 특징은 고등마로 진출한 마에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 마(馬)의 활용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장면도-3>을 보자. 초는 전형적인 양귀마 포진을 차리고 있다.

<장면도-3>

이 포진의 특징은 양마(馬)가 모두 귀마로 갔다는 점이다. 이 포진에서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행마할 것은 5선으로의 중앙졸(卒) 진출이다. 진출한 졸이 없다면 이 포진은 그리 위협적이지 못하다. 이후 다른 졸도 한 칸씩 진출한다. 진출한 졸들을 귀마에 있는 양마가 지켜준다. 상대방은 활동 반경이 줄어들게 되며 공격을 시도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이 포진은 수읽기가 강한 고수들이 잘 쓰는 포진으로 여겨진다. 또 다른 특징은 양귀마 때문에 포 하나의 자리가 없어서 다른 포는 1, 2선에서 좌우로 넘나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끼리 교환하여 마의 멱을 풀어주는 것이 좋은 수법이니 참고하도록 하자.

★정리★

순망치한(脣亡齒寒)처럼 장기 포진은 치아라 할 수 있는 궁성에 입술과 옷을 입히는 과정과도 같다. 이러한 과정에서 마(馬)의 위치에 따라 상(象)이 결정되고 그 반대로 상(象)의 위치에 따라 마(馬)의 위치가 결정된다. 그 결과 포진의 종류는 귀마형, 양귀마형, 원앙마, 면상, 양귀상 등으로 나뉘게 된다. 포진마다 장단점이 있으니 부단한 연구할 필요가 있고 취향에 맞는 포진을 선택하기 바란다.

※ 본 기보는 한게임 장기판과 장기알을 활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