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窓

오진채 독자
오진채 독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 또한 책을 읽더라도 마음이 순수해지는 글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그동안 밀쳐두었던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읽게 되었다. 예전에는 눈으로만 읽었던 내용들이 계절의 변화 때문일까 가슴으로 와 닿는 것을 알게됐다.

어쩌다 어른이, 그것도 내 나이 지천명을 지나 이순이 되면서 세계인의 마음속에 잊히지 않는 어린왕자를 다시금 접하고는 나이 듦의 어색함이 잠시나마 되돌려놓기에 충분했다. 읽는 내내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내 안의 숨어있던 진정성있는 나를 찾아가는 기분이랄까.

너한테 장미가 그토록 소중한 것은 네가 장미에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책의 내용보다 더 오래 남는 이 두 구절을 보면서 나는 문득 서산시대 신문이 떠올랐다. 새삼 신문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삶을 살아내느라 잃어버린 가치들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서산시대.

왜 뜬금없이 서산시대를 어린왕자에 비교하냐고 의아해할 독자들도 있을 줄 안다. 그것은 바로 기자들의 애씀과 발 빠른 취재, 그리고 문화 예술의 깊이가 내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때론 어려운 명작을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미하여 독자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순수함이 묻어나는 육아일기로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하는 서산시대. 하나를 더 꼽자면 지방지로서는 보기 드물게 미술사 수업을 지루하지 않게 가르쳐주는 서산시대를 어찌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미술은 몇 해 전 처음 배우기 시작한 그림 때문에 지나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페이퍼 신문, 기자들과 칼럼니스트 등 많은 분들이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여 한주 한주 지면을 채워나갈까. 어쩌면 우리는 이분들의 노고에 편안히 앉아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러기에 종이신문이라는 매체가 더 값지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이처럼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서산시대 예비독자들이 진정한 독자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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