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적 주인의식...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이끌어가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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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적 주인의식...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이끌어가는 힘
  • 서산시대
  • 승인 2020.10.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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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경의 재미있는 이슈메이커-㉒
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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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같은 교실 안. 똑같은 의자, 똑같은 책상에 앉아 그저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하지 않아야 칭찬받는다. 치마교복이 불편하기만 한 필자는 체육복 바지를 치마 안에 입고 헤벌쭉 앉아있다. 교복은 왜 입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면서도 어쩌면 교복이 있어서 다행이지 않은가. 브랜드를 앞세워 으스대는 꼴은 안 봐도 좋으니.

1교시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지금부터 8번은 울려야 하루 일과가 끝난다. 국어, 영어, 수학이 지나고 과학, 음악, 미술, 체육. 뷔페 집 반찬마냥 종류도 다양하다. 어느 과목은 흥미롭고, 어느 과목은 관심도 없다. 특히 미술시간은 필자에게 곤욕이었다. 동그라미 하나 간신이 그리는 실력으로 꽃이 그려질 리 만무하다. 도화지 속 참혹한 운명을 받아들인 꽃을 감상하며 이 수업은 분명 필자가 미술에 재능이 없음을 확인 사살하는 시간이리라. 무표정으로 필자를 스쳐 지나가는 미술 선생님은 오늘도 한결같이 노코멘트다. 무엇이든 분명 잘하는 과목이 있겠지.

필자는 꽤나 독특한 학생이었다. 고등학생이 되었어도 어린아이처럼 ?”라는 의문을 많이 가졌다. 교복은 왜 입어야 하지? 재능도 없는 미술수업은 왜 들어야 하지? 그러면 종내 의문의 종착지는 학교는 왜 다녀야 하지? 로 끝났다. 필자는 수시로 친구들을 불러 모아 필자의 망념(妄念)을 공유하곤 했지만, 명쾌한 답변을 내놓는 친구는 없었다. 그저 선생님이 하라고 하니까 또는 좋은 대학 가려고 정도가 답이었다. 필자는 잠시 길을 잃었다. 의문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명분 없는 교실에서 공장 인형 찍어내듯 찍어져 나오는 내가 싫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버금가는 고딩 인생 최대의 철학적 고민에 휩싸인 체 필자는 어머니의 애절한 권에 못 이겨 간신히 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몇 년 후 우연히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는 한 희극인의 말속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관심도 없고 재능도 없는 수많은 과목들을 공부하는 과정은 마치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고속도로를 닦는 것과 같다. 어느 길로 가게 될지 모르기에 어느 길이든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놓는 것이다. 여러 갈래 길을 만들어놓을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그의 말에서 필자는 활연히 깨달음에 이르렀다.

때늦은 깨달음을 뒤로하고 대한민국 청년 70%가 간다는 대학생활이 시작되었다. 대학생활만큼은 주도적으로 살리라 다짐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학과 동아리 회장을 맡으면서 의욕적인 삶은 절정을 향해 치달았고, 내가 이 동아리 주인이라는 의식은 필자를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만들었다. 열정적인 삶은 고단하기도 했지만 짜릿한 희열도 가져왔다.

그 열정이 어디 가겠는가. 교복은 싫어했으면서도 제복은 항상 정갈하게 차려입었다. 내가 선택한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조직의 주인이 라는 생각은 진정한 애사심과 충성심을 가져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을 찾아서 했고, 퇴근해서도 오로지 일 생각뿐이었다.

미국 경영학 교수 Crant에 의하면 진취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주도적으로 현재 환경을 개선하거나 창출하려는 의지를 가지며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경향이 높다고 하였다. 이는 상대적으로 상황에 대한 개인적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며,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상황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도적 성격은 주관적인 경력 성공과 자기효능감, 목표지향성 등과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내며, 수동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과업을 수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너무 단단하면 부러지지 않을까. 필자의 동료들은 열정과 애착이 과한 필자를 우려했다. 열심히 일하는 건 허용되었으나 주도적인 건 허용되지 않았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 주류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마주하고 또 길을 잃었다.

필자는 다시 어린아이처럼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주도적인 삶을 이끌어갈 자신이 있는가? 내 삶에 있어서만큼은 주인인가? 부러진 나무처럼 힘없이 고꾸라진 신념 앞에서 지금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휘청거릴지라도 언젠가 명쾌한 해답을 얻으리라.

 

참고문헌 1. 황애영, & 탁진국. (2011). 주도성이 주관적 경력성공에 미치는 영향: 프로틴 (protean) 경력지향을 매개변인으로. 한국심리학회지: 산업 및 조직, 24(2), 409-428.

2. 조영복, & 이나영. (2005). 심리적 주인의식이 변화지지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변화몰입을 매개로. 인적자원관리연구, 12(2), 71-94.

유은경 사회과학 박사과정 중
유은경 사회과학 박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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