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키비움 서산’(서산문학관)의 역할과 비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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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키비움 서산’(서산문학관)의 역할과 비전에 대하여
  • 서산시대 편집부
  • 승인 2020.10.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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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석문화마을의 조성...메밀꽃 속에서 ‘신화’ 창조의 단초 마련
보여주기 식이 아닌 문학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대화가 전제되어야
이효석 문학관 정문

지방분권의 시대, 각 지방에서는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비교우위의 문화·예술의 구심점 찾기에 부심한다. 지역의 문화·예술이 중앙에 종속되어 있거나 중앙에 비해 작고 낮은 것이란 인식에서 벗어나 지역 문화야말로 민족문화의 보편성을 이루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시대 문화 인프라 중에 가장 특기할 만한 것이 들불처럼 세워지는 각 지역의 문학관 건립이다. 200423개에서 2019년 말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전국의 문학관은 84개나 된다. 충남 서산시도 민선7기 공약사업중 하나인 (가칭)‘라키비움 서산의 건립이 총 사업비 757000만 원으로 준공은 2023년 목표로 계획, 추진되고 있다.

본지는 이번 충남도 지역언론 지원사업을 통해 전국의 문학관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는 가운데 ()‘라키비움 서산이 갖춰야 할 기능이 무엇이고, 바람직한 운영과 그 활성화 방안에 대해 심층 취재를 통해 그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이효석과 그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의 위상

효석달빛언덕

강원도에서 자랑하는 문학관으로는 메밀꽃이 피던 그곳, ‘이효석 문학관’, 시인의 인생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박인환 문학관’, 그리고 김삿갓에 대한 모든 것, ‘김삿갓 문학관등이 있다. 그중 강원도를 대표하는 이효석 문학관을 중심으로 ()‘라키비움 서산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효석 문학관은 이효석 작가의 고향인 강원도 봉평에 위치한다. 전시실은 10여 개의 주제 구역으로 구분되어,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볼 수 있다. 이효석 문학관의 묘미는 바로 봉평 장터다. 문학관에는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1930년대의 봉평 장터를 재현해 놓은 곳이 있다. 이곳을 거닐다 보면 마치 작가의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효석 문학관 근처에는 이효석 작가의 문화적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문학의 길이 있다. 실제 배경지인 봉평효석문화마을, 메밀꽃밭, 이효석 생가마을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은 고랭지 농촌 지역으로 수려한 자연경관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자연환경이 아름답다. 하지만 문화유산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 봉평면의 경우 지정문화재는 한 곳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평이 문화관광지로 각광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인 이효석(1907-1942)의 출생과 그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이 작품 배경으로 자리하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이효석 문학 선양회의 노력 돋보여

언덕에서 바라 본 전경

봉평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관광지로 발돋움 하는 데에는 1972년 봉석회(사단법인 이효석 문학 선양회)의 기여가 가장 주요했다. 이효석의 문학 업적을 기리고 후학 양성을 위하여 선양사업을 시작한 이래, 봉평만의 문학 향기를 널리 홍보하고 알림으로써 많은 사람이 봉평을 찾을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 1999년 효석문화제를 개최하였고 이로써 봉평의 대외적 위상은 높아지게 되었다.

효석문화제는 문학, 자연, 전통을 주제로 처음부터 이효석의 문학적 요소와 봉평의 자연환경적 요소를 결합시키는 방향으로 축제를 기획했다. 매년 9월 초에 10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개최 시기는 메밀꽃 필 무렵, 다시 말해 이효석 소설을 근간으로 한다.

평창군 봉평면 일대에서 인연, 사랑, 그리고 추억을 주제로 지난 해 진행된 제21회 평창효석문화제는 관람객 수 약 35만 명으로 집계됐다. 당시 한반도 전역을 강타한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 때문에 관람객 숫자가 많이 줄었음에도 그 정도다.

 

효석문화마을의 조성, 문화관광지로 우뚝

메밀꽃 속에서 신화창조의 단초 마련

효석달빛언덕의 푸른집. 장편소설 화분의 배경이기도 하며 이효석이 평양에서 집필할 때 거주했던 벽돌집을 재현해 놓은 곳.

문학관광지로서 봉평의 신화는 효석문화마을의 조성에서도 기인한다. 이효석의 생가 터가 위치한 남안동에 조성된 효석문화마을은 1990613일 당시 문화부에 의해 전국 최초의 시범문화마을로 지정됐다. 이곳을 중심으로 이효석과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되는 이효석 생가, 푸른집, 물레방앗간, 충주집, 섶다리, 돌다리 등이 복원되었으며 이효석 문학관과 10만여 평 규모의 메밀밭이 조성되었다.

봉평의 핵심 문화시설로서 이효석 문학관이 봉평의 신화를 구축하는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효석 문학관은 1982년에 유족에 의해 건립이 추진되었지만 한 차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이효석 묘의 이장 문제를 계기로 1998년에 재추진되어 착공 3년 만인 20027월에 마침내 개관하였다. 20년이 걸린 셈이다.

어려움 속에서 봉평이 문학관광지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는 소설 속 메밀꽃 밭의 시각 이미지가 가장 주요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효석문화제보다는 봉평 메밀꽃 축제로 일반에 더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각 이미지를 확장하고자 평창군은 메밀꽃마을 이미지 만들기라는 장기계획 속에서 메밀재배지를 확대하고자 노력하였다.

물론 문학을 자원화하려는 봉평의 시도는 어떤 의미에서는 다소 문학의 본질과 동떨어진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메밀꽃 속에서 신화창조의 단초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이효석 문학관을 통해 본 라키비움 서산?

이효석 관련 사진 전시실

이효석 문학관이 봉평의 상징적 존재임에는 틀림없지만 현재까지는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경치와 효석문화제 프로그램 사업을 제외하고는 이효석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교과서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문학관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시 프로그램의 구축과 더불어 작가 관련 연구 자료를 축적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것이 요구된다. 보는 관광에서 학습과 연구까지 가능한 공간이 부족하다. 11개월 이상 메밀꽃이 피지 않는 시기에 봉평을 찾게 하는 동인을 찾기 어렵다.

실제 10일간 운영되는 단기 축제로 문학 이미지를 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속적인 문학 관련 행사가 연중 기획되어야 하며, 지역의 차별화된 전통문화와 문학을 연계시키는 프로그램의 확충이 필요하다.

문학관은 단순한 볼거리를 뛰어넘는 무언가, 예를 들면 문학적 영감이나 작품의 분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귀중한 자산으로 여겨져야 한다.

다시 말해, 문학유산은 보여주기 식이 아닌 문학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문학이 지역개발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자연유산 및 다른 문화유산과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봉평이 <메밀꽃 필 무렵>의 장돌뱅이가 걸었을 장터를 연결하는 가상의 길로 개척하였다는 점은 그런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문학관이 연중 계절적 요인에 구애받지 않는 탐방지로서 각광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철저하게 문학을 기반으로 이미지 구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상업성에 현혹되어 불필요하거나 무관한 요소가 개입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둘째, 문학관은 전시 위주의 공간에서 탈피하여 지역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문학을 체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중 제공해야 한다.

셋째, 문학축제는 문학이라는 주제에 보다 충실할 수 있도록 모든 프로그램이 구성되어야 한다.

넷째, 문학관광지를 개발할 때에는 각종 문학유산을 문학 체험과 체류 시간을 고려하여 배치함으로써 내실 있는 체험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문학자원을 자연환경과 다른 문화유산과 연계할 수 있도록 길과 같은 연계 프로그램의 적극적 개발과 홍보가 수반되어야 한다.

여섯째, 방문객들에게 적극적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재방문의 기회를 진작하고 그러한 공헌이 문학관광지의 발전 신화로 이어진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이 연구되어야 한다.

일곱째, 문학관광지는 끊임없이 창의성의 저수지로서 자신을 재구성해 나갈 때, 지역과 외지, 문학과 상업성, 현재와 과거, 개발과 보존, 정신과 육체의 갈등은 최소화되고 비로소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 이영준 문학과 관광의 만남: 영국의 스트랫포드 온 에이븐과 한국의 봉평The Encounter of Literature and Tourism: Stratford-on-Avon in Britain and Bongpyung in Korea.

<글 싣는 순서>

부산·경남지역 문학관 운영실태

전남북지역 문학관 운영실태

강원지역 문학관 운영실태

충남북지역 문학관 운영실태

이 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메밀꽃밭서'21회 이효석문학상' 시상식 열려

이효석 문학상 시상식

()이효석문학재단(이사장:이우현)이 마련한 '21회 이효석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926일 평창군 봉평면 이효석문학관에서 열렸다. 가산(可山) 이효석 선생(1907~1942)의 문학정신을 추념하고자 제정된 이효석문학상은 올해가 21회째로, 이효석문학재단과 매일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지 6년째다.

시상식에서는 소설 '소유의 문법'으로 올해 수상자에 선정된 최윤 소설가가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오정희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 결코 소유할 수 없는 대상을 소유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잘 들여다 봤다소유와 탐욕의 시스템에 길들어 '이 세상에 올바른 모습으로 거하는 법'을 잊어 가는 현대인에게 뜨거운 생의 진실을 깨우치는 수작이라고 말했다.

최윤 작가(67)반항의 사춘기, 가출할 생각으로 기차를 타고 당시 세상 끝인 동해안까지 갔습니다. 시집을 몇 권 사 들고 여관방에서 하룻밤을 지냈습니다. 이것이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가출이지만, 맘속으로 저는 늘 가출 중입니다. 제게 제공된 경계를 떠나고 있습니다. 넘어온 곳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그제야 왜 그랬는지가 보입니다. 더 잘 보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감히 문학을 위해서 그랬습니다라고 수상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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