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부(서산시 남부순환로 767)
최병부(서산시 남부순환로 767)

모든 열매를 영글어 가게 하는 가을날 서산시 부석면 도비산에 올랐다. 도비산이란 이름은 바다 가운데 날아가는(), () 같다 해서 도비산(島飛山)이라는 설이 있고, 매년 봄이면 산 전체에 복숭아꽃이 만발해 복숭아 도(), 살찔 비()자를 써서 도비산(挑肥山)이라는 설도 있다.

도비산에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95호인 부석사(浮石寺)와 동사(東寺) 그리고 석천암(石泉庵)이 있다. 가까이는 서산 시가지가 있으며 멀리 남쪽으로는 서산 AB 지구 간척지 등 서해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을 가졌다. 특히 도비산은 산세도 수려하지만 미묘한 바위들이 많아 신비롭기까지 하다.

어릴 적 태안군 남면 양잠리 고향에서 저 멀리 바라보이는 도비산을 보며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여름철 쾌청한 날이면 양털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던 아름다운 도비산,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정상을 밝았다.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문득 멀리 고향 마을을 바라다보니 홀로 계신 어머니가 생각난다. 언제나 생활에 충실하신 어머니, 숭고한 진실 속에 누구 하나 고통주지 않으시는 나의 어머니. 정의와 사랑이 충만하시고, 항상 밝고 맑은 마음으로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셨던 내 어머니. 오늘따라 유난히 그런 어머니가 그립다.

이제 머지않아 온 산하는 주홍빛 단풍으로 물들겠지. 많은 사람들은 저물어가는 한해를 바라보며 인생무상을 맛볼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가을의 풍요로움에 감사할 줄 알고, 나 이외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무언가를 나누어 주는 배려깊은 사람이 되어야지.

도비산 어느 자락에서 먼 훗날 누가 내게 어떻게 살아왔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현실에 적응하며 열심히 살았노라라고.

그러기위해 오늘 하루도 나는 인생이라는 기회를 잊지않고 하루하루 충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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