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영 프로의 ‘장기(將棋)’ 비법-43

장하영 장기 프로
장하영 장기 프로

장기 대국 중반까지 계속되는 고민거리가 있다. 치고 빠질 것인가? 들어갈 것인가? 그냥 놓아둘 것인가? 무슨 말인고 하니 상대 기물을 잡은 후 다음 행마의 방향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기물을 잡고 상대 진영에 깊숙이 더 들어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원위치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없다. 기물과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답하기는 곤란하다.

성향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공격적 기풍을 지닌 대국자는 계속 들어가며 압박할 것이다. 그러나 소심한 성격을 지녔거나 수비를 지향하는 대국자는 치고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일반적 원칙을 제시해보겠다.

1) ()는 상대 기물을 잡았을 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좋은 경우가 많다.

2) ()는 본 진영으로 후퇴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상대 진영에서는 좌우로 넘나들기 어렵고 다른 기물 도움 없이는 공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수비하는 것이 좋겠다.

3) ()는 상대방 궁성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위치라면 그대로 있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후퇴하는 것은 좋지 않다.

4) ()은 반드시 후퇴하는 것이 좋다.

보통 이 정도의 원칙을 지키면 기물이 하릴없이 잡히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몇 가지 실전보를 살펴보도록 하자.

 

<장면도-1>을 보자. 중하급자 간의 대국에서 발췌하였다. 중반전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3b885ccf.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73pixel, 세로 574pixel

<장면도-1>

진영 간 졸과 병이 일정 부분 교환이 이루어졌을 때 자주 나타나는 모양이다. 34의 상을 보도록 하자. 한차()37로 상을 잡자고 하였다. 이때 한상()은 선택을 하여야 한다. 원래 위치였던 57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11로 가서 마()를 노리느냐. 정답은 57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기세 때문에 11로 계속 몰아붙이는 대국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장기 초보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43의 한마는 절대로 잡힐 수가 없다. 더군다나 초상이 11로 가면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스스로 덫에 갇힌 셈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상이라는 기물은 움직임이 둔하다. 따라서 후반전이 아니라면 움직임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겠다.

 

<장면도-2>를 보자. 중급자 대국에서 발췌하였고 중반전 상황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3b88000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10pixel, 세로 608pixel

<장면도-2>

22의 초포()에 집중해보자.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 본 진영으로 귀대할 것인가. 그 자리에서 82초차와의 합세작전을 계속하여 노릴 것인가. 귀대하여야 한다. 이유는 현재 그 자리에서는 어떠한 공격도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중급 수준의 대국자가 포를 상대 궁성의 옆구리 쪽으로 행마하여 기물을 노리는 경우가 있으나 무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포는 원래 있어야 할 자리, 즉 본진의 궁성으로 들어가 있어야 하겠다. 더군다나 <장면도-2>에서는 34 한병이 24로 가면 퇴로까지도 막히고 만다. 포의 행마가 시급하다.

 

<장면도-3>을 보자. 중반전 이후의 상황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3b88000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22pixel, 세로 622pixel

<장면도-3>

초 진영은 65의 마()가 자랑이다. 한마와 한상을 동시에 노리고 있으며 한의 궁성까지도 넘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마가 후퇴하는 행마는 있을 수가 없다. 마는 그 자리를 지키거나 23한포의 움직임에 따라 73으로 행마하여 적극적으로 궁성을 노릴 필요가 있겠다. 물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정리

기물마다 치고 빠지는 원칙이 다르다. 차는 상대 기물을 잡았을 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좋다. 포는 기물을 잡은 후 본 진영으로 후퇴하는 것이 좋다. 마는 상대방 궁성을 직접 공격할 수 있다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 좋겠다. 상은 기물을 잡은 후 일반적으로 후퇴하는 것이 좋다. 물론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깊은 수읽기가 필요하다.

본 기보는 한게임 장기판과 장기알을 활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